
벤처캐피탈(VC) 업계는 혁신 기업을 발굴하는 최전선에 서 있지만 정작 내부 업무는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있다.
DSC인베스트먼트 자회사 '똑똑'은 AI·데이터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VC 업계 정보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똑똑은 향후 조기경보 알고리즘을 더하고, 연내 기관출자자(LP) 전용 엘피웍스(LPworks)를 출시할 계획이다.
똑똑을 도입한 미래 VC 업계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가상 체험 형식으로 똑똑이 향후 제공할 주요 기능이 주목된다. 윤건수 DSC인베 대표가 밝힌 똑똑 개발 배경도 들어봤다.
심사역 A : AI 조기경보로 선제 대응
VC 심사역의 역할은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넘어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을 관리해 펀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사후관리에서 완성된다. 다만 포트폴리오 자산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20여 개의 피투자사를 관리하는 심사역 A씨. 그는 포트폴리오사의 우발 리스크에 늘 불안감을 느꼈다. 각 스타트업이 보내온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하다 보면 미세한 위험 신호를 놓치기 쉬웠다. 특히 인력 변동 같은 비재무적 데이터의 추세를 매번 포착하기란 어려웠다.
그는 똑똑이 개발한 ‘AI 기반 조기경보 알고리즘’을 사용한 이후 부실자산 징후를 조기 포착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부실 징후 데이터를 학습해 심사역이 놓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경고한다. '3개 분기 매출 연속 감소', '부채비율 임계치 근접', '자본 잠식' 등 재무적 위험뿐 아니라 '급격한 인력 이탈' 같은 비재무적 데이터도 복합적으로 포착한다.
AI가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파악해 경고 알람을 보내면 A씨는 대응에 나설 수 있다. 과거에는 기업회생 등 실제 부실이 발생한 후 별다른 방안 없이 투자금을 상각 처리했지만 이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펀드 전체 수익률도 높아졌다.
LP관계자 B : 원천 데이터 실시간 확인

벤처캐피탈(GP)과 LP 사이에는 정보 격차가 존재해왔다. LP는 GP가 분기마다 제공하는 단편적인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원천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GP와 LP 간 신뢰를 저해하고 VC 업계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
LP 관계자 B씨는 똑똑의 기관투자자용 'LPworks'를 사용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B씨는 분기 말마다 GP로부터 받던 비연속적 데이터 대신, 원하는 시점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공하고 통계를 처리할 수 있다.
B씨는 AI 관련 기업 C사에 대한 자사의 지분율을 확인하기 위해 LPworks에 접속했다. 기존에는 엑셀로 각 VC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수작업으로 집계해야 했지만, LPworks 도입으로 이 과정을 자동화했다. B씨는 자사가 출자한 모든 VC의 C사 보유 지분과 LP 출자 비중을 반영해, C사에 대한 최종 지분 노출도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
B씨는 새로운 출자사업 구상을 위해 자사에서 출자한 모든 VC의 투자∙회수 내역을 비교하기로 했다. 각 VC의 투자·회수 내역을 통계적으로 한눈에 비교하기 위해 LPworks에서 제공하는 통계 시각화 도구(BI)에 접속했다.
벤처캐피탈 D사와 F사의 투자 회수 성과가 한 눈에 보였다. 초기 단계 투자 비중이 높았던 D사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게 나타났고, 이를 바탕으로 B씨는 향후 출자 전략에서 초기 투자 비중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똑똑 관계자는 “LPworks의 통합 데이터를 바탕으로 LP가 보다 체계적인 출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투자회수 현황 파악이 어려워 섹터·단계별 출자 계획 수립에 한계가 있지만, LPworks를 활용하면 데이터 기반 출자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고 답했다. 이어 “VC 시장 전체 출자 규모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건수 대표가 똑똑을 개발한 진짜 이유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모험자본 시장 규모가 연간 10조원 단위로 급성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검증 체계는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윤 대표는 "국민참여펀드 등 국민 세금이 VC 업계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만큼, 향후 성과에 대한 검증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표는 "과거처럼 단순히 '고용이 창출됐다' 식의 막연한 데이터 추산으로는 국회를 설득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모험자본 시장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가 '똑똑' 개발에 뛰어든 것은 VC 업계 생존을 위해서였다. 윤 대표는 "만약 국회가 VC 업계를 감사할 때 우리(VC업계)가 수십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운용했는지 데이터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회는 VC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최악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대표에게 똑똑은 단순한 업무 도구가 아니라 VC업계 전반의 투명성을 마련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생존 수단인 셈이다. 윤 대표는 "불투명한 정보 전달 체계는 VC 업계 전체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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