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이탈리아·일본이 함께 만드는 6세대 전투기 GCAP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일본이 요구한 사거리 조건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이 영국·이탈리아와 함께 참여한 글로벌 전투기 프로그램(GCAP)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크고 비싼 기체로 향하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워치는 2일(현지시간) “일본의 새로운 GCAP 전투기는 사거리 요건 때문에 크기가 매우 크고 비싸다”고 보도했다. GCAP는 일본 항공자위대의 F-2와 영국·이탈리아가 운용하는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후속 기종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으로,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다. 사업에는 영국 BAE 시스템즈,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참여한다.

"서태평양이라는 조건이 기체를 키웠다"
매체는 일본이 단순히 F-2의 개량형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태평양의 광활한 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으면서도 다수의 장거리 무기를 탑재하고, 치열한 공역에서 필요한 센서 및 전자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투기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일본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보다 훨씬 더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투기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럽 국가들이 애초 상정했던 기체보다 체급이 한 단계 올라간 셈이다.

"길이 20m, 유로파이터보다 30% 크다"
영국 왕립항공학회 추산에 따르면 GCAP를 통해 개발되는 차세대 전투기는 기체 길이 약 20m, 날개폭 약 16.5m, 날개 면적 약 1200제곱피트에 이른다. 현재 유럽이 운용하는 유로파이터보다 30%가량 크다. 기체가 커지면 연료와 무장 탑재량이 늘어 사거리와 지속 작전 능력이 좋아지지만, 재료비와 엔진 추력 요구, 정비 소요가 함께 늘어난다. 대당 가격이 뛰는 구조다.

"KF-21과의 거리"
보도에서 비교 대상으로 등장한 것이 한국의 KF-21이다. GCAP의 예상 단가가 KF-21의 4.5배 수준으로 거론되면서 두 기체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KF-21은 조기 전력화와 단가 통제에 무게를 뒀고, GCAP는 6세대 스텔스라는 목표를 위해 비용을 감수하는 쪽이다. 일본은 GCAP 참여를 통해 자국 전투기 제조 기술을 고도화하고 미국 중심의 전투기 장비·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과 가격은 늘 함께 움직인다. GCAP가 2035년 목표를 지키면서 비용을 통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답에 따라 KF-21이 노리는 수출 시장의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사진 출처=GCAP 제공·서울신문 나우뉴스/다음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