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리뷰] '끝장수사' 만족도는 보장, 선택만 남았다

'끝장수사'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관객을 만난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

한때 잘 나가던 광역수사대 에이스였지만 사건 말아먹고 인생도 꼬인 형사 재혁(배성우 분)에게 명석한 두뇌, 돈과 패기로 무장한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 분)가 파트너로 낙점된다.

어느 것 하나 맞지 않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시골 교회 헌금함에서 4만8,700원을 훔친 절도범을 검거하고 그가 서울 강남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임을 밝혀낸다. 그러나 이미 범인이 체포되고 사건은 종결된 상황.

진범을 잡기 위해 서울로 출장을 떠난 이들은 담당 검사 미주(이솜 분)의 재수사 지원을 약속받고 강남 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하지만 팀워크인지 팀킬인지 모를 이들의 태도에 사건은 난관에 봉착한다.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수사극 영화 '끝장수사'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이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신입 형사 중호와 서울로 끝장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수사극이다.

디즈니+ ‘그리드’ ‘지배종’ 등의 박철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배성우·정가람·이솜·조한철·윤경호 등이 출연한다.

7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영화 '끝장수사'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19년 촬영을 마친 뒤 여러 부침 끝에 7년 만에 빛을 보게 됐지만, 큰 걸림돌로 느껴지지 않는다.

레트로한 감성이 묻어나긴 하지만, 과거 사건이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이질감보다는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시간의 간극이 남긴 결이 오히려 이 작품만의 정서를 만든다.

익숙한 문법에 안주하지 않는 영화 '끝장수사'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도 분명하다. 좌천된 형사, 두 용의자가 얽힌 사건, 진범을 좇는 수사극의 구조 등 뻔한 이야기와 전개를 예상하게 하지만 ‘끝장수사’는 이 익숙한 문법 위에 안주하지 않는다.

예상 가능한 전개로 흘러가는 듯 보이다가도 결정적 순간마다 궤도를 틀며 관객의 예측을 비껴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물들도 고정된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전복된다.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흔들리며 캐릭터와 서사는 점점 입체성을 얻고, 평면적인 전개를 벗어나 이 영화만의 분명한 색깔을 드러낸다. 예상을 뒤집는 인물 설계와 사건 구성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자 매력이다.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끝장수사'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야기의 힘은 실화 기반 설정에서 한층 설득력을 얻는다. 일본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지만, 특정 국가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아니 지금도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범죄, 현실과 맞닿아 있는 설정으로 개연성을 높이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사건을 다루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극적 재미를 위해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장르적 쾌감과 카타르시스를 확보하면서도, 그 이면에 남겨진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영화가 날리는 ‘한 방’이 더 통쾌하고 짜릿한 이유다.

코미디와 수사극, 장르적 균형감을 보여주는 영회 '끝장수사'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코미디와 수사극, 장르적 균형감도 좋다. 수사극의 긴장감 위에 코믹한 리듬을 더했는데, 너무 가볍지도 마냥 무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로 장르적 호흡을 유연하게 만든다.

이러한 균형감은 이야기의 밀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끝까지 흐름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한다.

배성우를 중심으로 정가람·이솜·조한철·윤경호까지 배우들 역시 밀도 있는 연기로 극을 단단하게 채운다. 대부분의 인물이 다층적인 면모를 지녔는데, 이를 유연하게 풀어내며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그중에서도 조한철과 윤경호는 각기 다른 결의 에너지로 극의 밀도를 끌어올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재혁 역을 맡은 배성우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무엇보다 인생도 수사도 꼬일 대로 꼬여버린 베테랑 형사 재혁을 연기한 배성우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자유자재로 뛰어논다.

특유의 리듬감과 유쾌하고 인간적인 매력, 실제 그 인물인 듯한 자연스러움과 생활감 넘치는 연기, 강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는 유연함까지 자신이 가진 강점을 모두 발휘한다. 흠잡을 데 없는 결과물이다.

다만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과거 음주운전 논란 이후 스크린에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그의 연기와 배우 개인을 어디까지 분리해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관객 각자의 판단으로 남는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만족스러워할 가능성이 높으나, 영화를 선택하기까지의 문턱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이 ‘끝장수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벽이다.

박철환 감독은 “유쾌함 속에서도 사건의 미스터리를 끝까지 놓지 않는 범죄 수사극을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97분, 오는 4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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