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화석연료 투자에 SW 사용료 먹튀 논란까지…상생금융 뒷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은 국내 5대 은행 중 화석연료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국회의원 양이원영의원실이 발간한 2022 화석연료 금융 백서에 따르면 22년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석탄금융 잔액은 56조 5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1년 대비 5900억 원이 줄었지만 전체 비중으로 치면 단 1%만 감소한 수치로 글로벌 ESG 흐름과 동조하지 못한 결과인데요.

5대 은행 중 석탄금융 투자 ‘최대’

특히 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은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1조 6301억 원(전체 비중 0.42%)을 석탄금융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위인 하나은행(1조 345억 원, 전체비중 0.23%)과 비교해도 약 1.6배 수준의 많은 금액을 석탄금융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 신한은행 7825억 원(전체 비중 0.17%), KB국민은행 6140억 원(전체 비중 0.13%), 우리은행 4338억 원(전체 비중 0.1%)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불어 NH농협은행은 석탄금융 상위 10개 금융기관 내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포함됐습니다. 산업은행, 국민연금, 수출입은행 등에 이은 7위로 금융기관 통틀어도 많은 금액을 석탄금융에 투자하고 있음이 입증됐습니다.

NH농협은행의 이와 같은 행보는 농업생산력 증진과 농민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이란 설립 목적에 어긋나는 상황입니다. 실제 석탄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급증이 기후변화를 야기해 농업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가 농민들의 수입 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10일 전북 진안군, 경북 의성군 등에서 우박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 많은 농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 기상청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NH농협은행은 정부의 탈석탄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9월 녹색금융사업단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2025년까지 약 8조 원을 그린뉴딜 사업에 지원하는 등 기후 환경변화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언급해 왔기에 석탄금융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행보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석탄금융과 관련해서는 전체 투자비중에 0.42% 밖에 차지하지 않고 있어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줄여갈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중소기업 SW 8년간 무료 사용… 사용료 약 210억 원에 달해

NH농협은행의 논란은 ESG만이 아닙니다. 8년간 중소기업의 SW(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오고 있음에도 SW관련 사용료를 지금까지 단 1원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된 상태입니다.

IT솔루션 회사 캡소프트는 지난 4월 법무법인 베스트로를 통해 전자약정 소프트웨어인 ‘RX-다이렉트(DIRECT)’ 서비스에 대해서 NH농협은행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사용한 약 8년치에 대한 사용료에 대한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NH농협은행은 이에 대해 2016년 RX-다이렉트(DIRECT)’ 서비스 구축 시 비용을 지불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캡소프트가 NH농협은행에 제공한 ‘전자약정 SW’는 고객이 인터넷, 모바일 등 전자매체를 통해 본인 인증 및 실명확인을 거쳐 온라인 거래를 할 때 꼭 필요한 기술로 알려졌습니다.

캡소프트가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농협은행의 전자약정 SW 이용 건수는 약 700만 건 이상으로 저축은행업계 사용 기준 건당 사용료는 평균 3000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언급됐습니다. 이를 농협은행 이용건수에 적용할 경우 미지불한 사용료는 약 210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22년 논의 당시 전자약정 SW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NH농협은행측에 전달한 견적서. 사진 : 캡소프트

이와 관련해 캡소프트 관계자는 “농협은행 측에서 추후에 사용료를 지급할테니 ‘RX-DIRECT’ 서비스를 제공해달라고 요청이 와서 제공해줬지만 초기 구축비용을 제외하고 2016년 이후 단 한푼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전자약정 SW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잠시 논의하다 올해 초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며 다른 곳과의 경쟁입찰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는데 이제까지 잘 쓰고 있고 현재에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타 업체와의 경쟁입찰에 참여하라고 하니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농협은행은 사용료 미지급 논란에 대해 지난 8년간 4억 원 정도의 비용을 자회사인 농협정보시스템에서 지급한 내역이 있고 SW견적을 낼 당시에 라이센스 비용까지 이미 지불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전자약정 SW관련 소유권이나 사용권이 언급된 계약서에 대해서는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NH농협은행 내부에서도 전자약정 SW 사용료 미지급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던 것으로 리얼캐스트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올해 3월 농협은행 전자약정 관련 회의에서 농협은행 한 담당자가 “전자약정 솔루션이 좋아서 썼는 줄 아느냐 공짜로 썼다라는 발언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을 들었다”라며 “캡소프트 측에서는 공짜로 제공한 적이 없는데 NH농협은행측에서 공짜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신 것 같다”라는 것이 당시 회의 참석자의 증언입니다.

이와 관련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캡소프트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지금은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을 해줄 수 없다”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현재 캡소프트 측은 전자약정 SW 사용료 미지급건과 관련해 현재 NH농협은행(은행장 이석용)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70억 원의 SW 사용료를 지급해달라 민사조정을 신청해둔 상황입니다. 또한 캡소프트 측은 민사조정으로 해결되지 않을 시 민사·형사소송을 제기해 사용료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NH농협은행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측에 담주까지 이번 문제와 관련한 답변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H농협은행이 조속한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사법리스크에 휩싸이고 비용적, 신뢰적인 측면에서도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