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회담 결과물이, “2부속실 설치”만은 아니길 [10월21일 뉴스뷰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0.21) 모든 아침신문 1면에는 기사와 사진으로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6곳) 기사가 가장 주요하게 실렸습니다. 이어 △오늘 윤-한 회동(4곳) △행정안전부 공무직, 첫 65살 정년(2곳) 등의 기사도 1면 기사였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윤-한 회동
② 시선, 클릭!
- 의료대란 여파 현상
- 단풍과 첫눈
- 가을전어는 옛말
- 잠재성장률, 미국보다 낮아
③ Now and Then : 그대와 함께(더 블루, 1994)
① 차이의 발견
# 윤-한 회동
- 오늘 오후 4:30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만납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는 게 이렇게 한 달 이상 논란을 빚는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닙니다만, ‘김건희 사태’ 여파로 궁지에 몰리자 대통령실이 돌파구의 하나로 ‘독대 요청’을 ‘비서실장 배석’ 형태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윤-한 회동’은 종착지가 아닌, 출발지입니다. 오늘 회동 뒤, 어떤 말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 그런데 한달 전,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할 때는 그 이유가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이에 ‘김건희 사태’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면서 그 이슈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오늘 회동에서 다시 의료대란 등 국정 전반에 걸친 이야기도 같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합의에까지 이를지는 의문입니다. 아울러 국정을 제대로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김건희 이슈’는 먼저 해결을 하고 가야합니다. ‘국정’을 핑계로 내세워 ‘김건희 이슈’는 넘어가자는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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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동훈 3대 요구사항
- 한 대표는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라인’ 등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한 적극적 협조 등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안’을 내놓았습니다.
- 이번 회동에서도 이를 윤 대통령에게 직접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 대표는 측근들과의 비공개 전략회의에서 “할 말은 다 하고 돌아오겠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 그런데 한 대표가 이 3대 요구안을 내놓은 직후인, 17일 오전 10시에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검찰의 불기소 방침은 이미 이틀 전부터 알려진 일입니다.
- 그러니 한 대표 요구사항 중 ‘의혹 해소를 위한 적극적 협조’에서 이미 불기소 방침이 드러난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다 빠지고, ‘명태균 의혹’만 남은 셈이 됩니다.
2.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
- “김 여사의 거취를 포함해 윤 대통령이 입장 표명은 해야 한다”(한 영남권 의원, 한겨레)
- “대통령실이나 김 여사 관련 문제가 자꾸 불거져 나오니까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대표가 이를 견제해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다”(한 초선 의원, 한겨레)
1) 친한계
- “김 여사 부분과 의·정 갈등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이번(10·16 재보궐 선거)에 국민들이 지지해줬으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실이 진짜로 달라졌다면 인적쇄신부터 보여줘야 된다”(경향신문)
-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독대를 요구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포함된 걸 보면 그렇게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공은 대통령실로 넘어갔다. 이제 와서 (성과를) 구걸하는 건 맞지도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친한계 핵심관계자, 경향신문)
- “국민이 원하는 답은 뻔한 상황인데, 대통령실에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 김 여사 사과로는 사람들 마음을 흔들 수 없다. 이제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지도부 핵심 관계자, 동아일보)
- “갑자기 ‘똘똘 뭉치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다 죽는다. 문제를 해결한 뒤 똘똘 뭉쳐야 한다. 3대 요구는 김 여사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인데도 대통령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심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핵심 관계자, 동아일보)
-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면 국민이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친한계 인사, 중앙일보)
2) 친윤계
- “(김 여사 문제 등) 그런 이야기는 한 대표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 대표가 (김 여사 얘기를) 안 해도 대통령실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충분히 여론 동향 등으로 다 파악하고 있을 것”(의원, 경향신문)
- “대통령실도 한 대표의 문제의식에 일정 정도 공감한다. 다만 한 대표가 국민여론을 앞세워 대통령에게 자기식 해법을 전적으로 수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여권 관계자, 조선일보)
3. 대통령실 분위기
1) 불쾌
- “김 여사와 관련한 가십성 의혹도 많은데 한 대표가 여기에 올인하고 있다”(대통령실 한 참모, 한겨레)
- 인적쇄신에 대해서도 “김건희 라인은 없다”며 일축하고 있습니다.
- “김 여사와 관련된 어떤 조치가 이뤄진다 해도 면담 결과물용보다는 국민 설득용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대통령실 관계자, 동아일보)
- “21일 회동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모든 걸 회동 자리에서 바로 결정 내릴 일은 아니고 추가적으로 한 대표 측과 상의하게 될 것”(대통령실 관계자, 조선일보)
2) 제2부속실 설치
- 현재 대통령실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제2부속실 설치 정도로 보입니다. 그외에는 이런저런 수식어를 동원해 포장하는 데 치중할 것입니다.
- 제2부속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선 기간에 불거진 김건희 리스크로 인해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 있습니다.
- 그러나 당선 이후 상황은 오히려 조금 과장을 하면, ‘부속실’의 ‘제2부속실화’였습니다. 예산도 인력도 구분이 안 되고, 관리도 안 됐습니다.
- 여사 리스크가 계속 번져, 제2부속실 설치 의견이 나올 때도,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말에는 “용산에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했습니다.
- 그러다 이제는 ‘여사 대외활동 중단’이 아니라, ‘10월 말~11월 초 제2부속실 설치’를 이야기합니다.
- 2부속실 폐지 -> 2부속실 설치 의견 묵살 -> 다시 `2부속실 설치 및 활동은 계속' 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 대통령실의 정책결정을 누가 했을까요. 김 여사가 결정 또는 최종 승인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큽니다.
- 그런데 지금 김건희 여사 관련 온갖 의혹에 대한 해결책이 ‘제2부속실 설치’가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 지금 국민들은 제2부속실을 설치하든 말든 별 관심이 없습니다.
- 기대를 뛰어넘을 때 감동이 오고, 기대에 훨씬 못 미칠 때 분노가 이는 법입니다.
4. 특검 외엔 길이 없다
1) 특별감찰관은 한계
- 친한동훈계에선 특별감찰관 임명을 거론합니다.
- 하지만 특별감찰관은 ‘협조·지원 요청’ ‘자료 제출 요구’ 등만 할 수 있을 뿐, 강제조사 권한이 없습니다. 견제 기능만 가능한 것입니다.
- 또 범죄 혐의가 있어도 검찰총장에게 고발·수사의뢰를 해야 합니다. 이미 검찰은 ‘김건희 불기소’ 방침을 밝힌 상황이라 무의미한 고발이 됩니다.
2) 특검을 한사코 피하는 이유
-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 다음날인 18일 김건희 특검법을 3번째 발의했습니다.
- 이에 대해 한동훈 대표는 “저런 행태에 국민들이 비판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기자들이 ‘검찰 수사가 끝났으니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되묻자, “제가 국민의 불만, 걱정,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말씀드리고 있지 않나”라고 답했습니다.
- 그러나 지난 15~17일 조사해 18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3%가 김 여사 의혹에 대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필요 없다’는 응답은 26%였습니다. 특히 보수층에서도 47%가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 한 대표의 반응은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마치 ‘내가 뭔가 하고 있쟎아’라며 신경질을 부리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 이번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에는 ‘명태균 의혹’이 추가됐습니다. ‘주가조작’은 김 여사 본인, ‘명품백 수수’는 기껏해야 대통령실 정도가 특검 대상이 되지만, 여론조사 조작 및 총선 공천 개입 의혹과 연관된 ‘명태균 의혹’은 곧바로 국민의힘이 수사대상이 됩니다.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대표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명태균 의혹’ 특검을 받는 순간, 자칫하면 당이 쑥대밭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 ‘3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 그렇다면, ‘명태균 의혹’과 ‘명품백, 주가조작’을 분리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명품백과 주가조작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기에 특검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고, ‘명태균 의혹’은 검찰이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명태균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더라도, 제대로 수사하려면 국민의힘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합니다. 특검은 수사를 제대로 하고, 검찰은 살살하거나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수사할 것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3) 8표 지킬 수 있을까?
- 지난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왔습니다. ‘명태균 파동’은 그 이후 터졌습니다. 3번재 ‘김건희 특검법’은 또 국회 가결→거부권→재표결 수순을 밟게 될 것입니다. 그때 재표결 때는 이탈표가 몇 표가 될까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표결 통과’는 큰 소용돌이이기에 이탈표가 갑자기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 그러나 문제는 여론의 향배입니다. 이미 국민들의 ‘특검 여론’이 60%를 넘어섰고, 보수층에서도 절반 가까이가 특검을 하자고 합니다. 이는 보수층 일각에서 ‘김건희 이슈’를 정리해서라도 보수정부를 지키자는 절실함이기도 합니다. 이 여론의 크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대통령실의 대응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대통령실은 늘 예상보다 한참 늦게, 그리고 마지못해 합니다.
- “이번 면담 자체가 빈손으로 끝나버리고 여론이 악화되면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까 봐 걱정된다. 앞으로 2년 반을 이대로 갈 수 없지 않느냐. 어떻게 해서든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생각”(김종혁 최고위원)
4) 정공법 외엔 길이 없다
- 김건희 여사 이슈로 온나라가 혼란에 빠진 게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의료대란은 점점 만성화가 되고 있고,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고, 더욱이 한반도 위기는 무인기 논란에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 등 점점 악화일로를 치닫습니다. ‘김건희 여사’ 뒤처리에 급급한 대통령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는지 의문입니다.
- 유승민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문재인 정권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고 45년 징역형을 구형한 주역들이다. 김 여사 사건들을 연달아 불기소한 것이 얼마나 낯 뜨거운 내로남불인지 평생 검사였던 두 사람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보수층을 포함해 많은 국민이 디올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 불기소를 비판하고 ‘김건희 특검법’을 찬성한다. 이 무서운 민심을 거역한다면 정권의 정당성이 무너질 것이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쉽지 않겠지만,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 사즉생만이 답이다”
-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부장검사의 말입니다. “이 사건은 사실 특검을 하지 않는 이상 검사가 기소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이렇게 증거가 부족하고 일부의 간접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상부의 결단이 중요했을 것이다. 이번 결과로 김 여사 특검론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을 것”(경향신문)
5. 사설
한겨레 = 윤-한 회담 ‘김건희 여사 해법’, 특검 외엔 길이 없다
한국 = 오늘 尹·韓 면담, 대통령 결단 없이 민심수습 어렵다
동아 = ‘2+1-밥=?’ 용산 회동, 민심 직시 않고 잘못 풀면 더 꼬인다
중앙 = 윤-한 회동, 김 여사 해법만들 마지막 기회다
경향 = 명태균의 ‘공천 장사·산단 유치’, 이 정도면 국정농단 아닌가
“아무리 고민한들 ‘특검법’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한겨레)
“‘윤-한 면담’이 빈손으로 끝난다면 그 실망감은 국민적 분노로 옮겨갈 것이다”(한국일보)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민심을 달랠 수 없고 그 어떤 국정 추진 동력도 생겨나기 힘들다”(동아일보)
“윤 대통령은 대의멸친(大義滅親)의 각오로 여론의 반전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중앙일보)
“명씨 의혹 하나만으로도 특검을 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경향신문)
② 시선, 클릭!
# 의료대란 여파 현상
## 단풍과 첫눈
### 가을전어는 옛말
#### 잠재성장률, 미국보다 낮아
③ Now and Then
잊고 있었습니다만, 오늘(21일)이 성수대교 붕괴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이 시기에 동부경찰서를 출입하면서 이 사고를 취재했습니다. 취재보도준칙이나 참사 취재 기준도 명확치 않던 시절이라 엄벙덤벙 마구잡이로 취재를 했습니다. 노란줄 하나만 매달아놓은 끊어진 다리 난간 바로 앞까지 다가가 한길 낭떠러지 아래를 고개 내밀고 내려다보다, 1/3만 남은 다리 한쪽이 흔들흔들 거리는 듯하자, 예민한 누군가가 “다리가 무너진다”고 외쳐 수십명이 전력질주를 하던 웃픈 일들 속에 있었습니다.
당시 무학여고 학생들이 8명이나 숨져, 기자들이 무학여고로 몰려갔습니다. 그때 65살로 정년퇴직을 앞둔 여교장 선생님이 신출내기 기자들을 교장실로 불러놓고 “아이들이 너무 충격을 받고 있다”며 취재 자제를 호소했는데, 그때는 미안한 줄도 잘 몰랐습니다. 선생님들도 충격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을 그때, 상황수습만으로도 정신없었을 그때, 기자들에게 일장훈시를 하게 만든 그 교장선생님께 한참 뒤에야 한없이 죄송함을 느꼈습니다.
그 교장선생님은 10년 쯤 뒤에 한 인터뷰에서 “비 내리는 강 위로 꽃잎처럼 떨어져버린 아이들을 가슴에 묻고 한편으로는 공포에 질린 아이들을 다독거리느라 허둥대던 경험이야말로 다시는 되살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고로 자식을 잃고 가슴에 한이 맺힌 부모님들, 친구를 잃고 매년 위령탑을 찾아 울었다는 그때 무학여고 학생 등 가족·친구의 이야기들을 이런 주기 때마다 가끔 접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잠시잠깐 안타까워하고 잊어버렸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를 계속 살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 무너져내린 상판 위에 아직 수습되지 않은 학생들의 가방에서 흘러나온 형형색색 볼펜들과 예쁜 공책들이 주인을 잃은 채 비를 맞고 있는 풍경이 기억 속에 사진처럼 박제돼 있습니다.
오늘 노래는 당시 유행했던 ‘더 블루’의 ‘그대와 함께’(1994)입니다. 그때 그 또래 여학생들이 많이 좋아했던 ‘오빠들’이 한꺼번에 나왔던 드라마 ‘느낌’의 주제곡이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ehGgNjC-KA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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