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특집] 단풍, 아는 '만큼' 보인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선은 정확하게 어딜까? 기온의 변화로 대충 알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단풍잎 색깔이 변하는 시기로 여름과 가을을 구분한다. 그들에 따르면 초록으로 무성한 숲이 울긋불긋해지는 때가 가을이다. 이 변화는 우리 눈에 신기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나무는 그저 여름과 가을의 경계를 뚜렷이 나누기 위해 잎을 물들이는 걸까? 단풍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조사해 봤다.
Q 초록색 잎이 울긋불긋 변하는 이유는?
A 단풍은 초록색 잎이 붉은색이나 노란색, 갈색 등으로 물드는 것을 말한다. 가을이 되면 나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릴 준비를 한다. 나뭇잎이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떨켜층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줄기에서 잎으로 가는 물이 끊기면서 초록빛을 내던 엽록체가 없어진다. 이때 엽록체의 녹색에 가려 보이지 않던 다른 색소들이 자기주장을 펼치며 색깔이 변하는 것이다.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것은 결국 나무가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Q 이건 노란색, 저건 빨간색! 왜 다르지?
A 식물도 배설을 한다. 자신의 몸에 필요 없는 찌꺼기를 세포 안에 있는 액포라는 작은 주머니에 보관하다가 나뭇잎을 떨굴 때 실어 보낸다. 이 주머니에 광합성을 돕는 여러 색소도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 카로티노이드, 크산토필, 타닌 등이다. 단풍잎의 노랗고 빨간 정도는 이 색소의 함유량에 따라 결정된다. 안토시아닌이 많으면 빨간색, 카로티노이드가 많으면 주황색으로 변하고, 크산토필이 많으면 노란색으로, 타닌이 많을 경우 갈색 잎이 된다.
대표적인 붉은 단풍인 단풍나무와 신나무, 화살나무 잎에는 안토시아닌이 많고, 은행나무와 생강나무 잎에는 카로티노이드가 많다. 갈참나무와 신갈나무 등 참나무과의 잎에는 타닌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 갈색으로 변한다.
Q 단풍잎에 들어 있는 색소는 먹어도 될까?
A 먹어도 된다. 국내에선 단풍잎을 먹는 일이 거의 없지만 일본 오사카에선 단풍잎을 튀겨서 먹는다. 일본에서는 이것을 '모미지 텐뿌라(단풍 튀김)'라고 한다. 1300년 전 일본 간사이 지역에 살던 수도자가 단풍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것을 재료로 튀김으로 만들었고, 여행자들에게 나눠준 것이 시초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단풍나무에서 부드러운 잎을 채취한 다음 1년 동안 소금에 절인다. 이 과정에서 잎이 더 부드러워진다. 절인 단풍잎에 튀김옷을 입히고 저온의 기름에서 20분 정도 튀긴다. 도심에서 채취한 단풍잎에는 중금속이 스며들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
Q 소나무 잎은 왜 색이 변하지 않을까?
A 소나무 잎은 가늘고 뾰족하다. 침엽수다. 이 잎은 활엽수만큼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적은 빛으로도 광합성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소나무는 자신의 잎을 일부러 자르지 않아도 된다. 햇빛이 약한 겨울에도 솔잎으로 물이 공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솔잎의 엽록체는 사계절 내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Q 단풍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병이 치유된다?
A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이것은 색깔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붉은색 단풍 터널 아래에서 사람의 마음은 대체로 따뜻해진다. 이것은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렇게 되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노란 단풍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긴장을 완화하고 무기력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라임병 조심!
라임병은 야외에서 진드기에 물린 다음 나타나는 병이다. 진드기는 봄뿐만 아니라 가을에도 왕성하게 활동한다. 라임병의 증상은 두통, 발열, 오한, 피로, 관절통 등 독감에 걸렸을 때와 비슷하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선 먼저 바닥에 단풍잎을 주워 공중에 뿌리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잎 속에 진드기가 숨어 있을 수 있다. 길이 없는 산길로 들어가지 말자. 산행할 땐 긴 소매,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고, 진드기가 쉽게 발견될 수 있도록 밝은 색 옷을 입자.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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