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 없이 열무김치 담그는 법

열무김치에서 풋내가 날 때가 있다. 채소 자체의 아린 맛, 그리고 절이는 과정에서 제대로 잡히지 않은 냄새 때문이다. 열무김치는 쉽게 담글 수 있지만, 제대로 담그지 않으면 풋내가 남는다. 이 냄새는 한번 생기면 숙성시켜도 없어지지 않는다.
풋내 없이 열무김치를 담그려면 절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열무는 오래 절이지 않는다. 줄기가 너무 무르면 식감이 떨어진다. 뿌리와 억센 줄기를 먼저 다듬고, 물 5컵에 소금 반 컵을 풀어 절임물을 만든다. 여기에 열무를 1시간 정도 담근다. 시간이 지나면 바로 건져낸다. 오래 두면 줄기가 퍽퍽해진다.
절인 열무는 반드시 깨끗하게 씻는다. 소금기가 남으면 전체 간이 짜진다. 물기를 털고 최대한 말려둔다. 수분이 많으면 국물이 탁해지고 쉽게 시어진다.
감자를 넣으면 김치가 달라진다

열무김치가 너무 빨리 익는 게 싫다면, 다른 방식으로 담그는 게 낫다. 강원도에서 전해지는 감자열무물김치는 풋내도 적고 맛도 시원하다. 밀가루 풀이나 밥풀 대신 감자를 쓴다. 감자전분 덕에 김치국물은 맑고 부드럽다.
감자 두 개를 삶는다. 완전히 익힌 후 껍질을 벗기고 체에 곱게 내린다. 여기에 멸치 액젓 반 컵, 물 2컵 반을 넣고 잘 섞는다. 고춧가루 반 컵, 다진 마늘 3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소금과 설탕을 약간씩 더한다. 감자와 양념이 완전히 섞이면 감자국물이 완성된다.
쪽파는 4cm 길이로 자르고, 홍고추는 씨를 빼고 송송 썬다. 국물에 쪽파와 고추를 넣는다. 열무는 한 줄기씩 돌돌 말아 유리 밀폐 용기에 차곡차곡 넣는다. 위에 김치국물을 붓고 하루 정도 상온에 둔다. 다음날부터 냉장 보관한다. 바로 먹을 수도 있지만, 하루 이틀 숙성시키면 새콤함이 더해진다.
맛도 향도 완성도 높은 열무김치 비결

풋내 없는 열무김치는 절이는 시간, 세척, 수분 제거, 숙성까지 모든 과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완성된다. 절이는 시간은 정확하게 1시간, 이보다 짧으면 덜 절여지고 길면 질긴 줄기만 남는다. 씻은 후에는 최대한 물기를 턴다. 젖은 채 담으면 김치가 금세 시어진다.
열무는 익으면 군내가 돌 수 있다. 그래서 오래 두지 않는다. 담근 지 1~2일 사이에 가장 맛있다. 냉장고에 넣을 때도 용기의 공기를 최대한 빼고 보관한다. 물김치라서 국물이 많고, 밀폐가 안 되면 공기와 접촉해 발효가 빨라진다.
국수와 비빔밥 모두 잘 어울린다

감자열무물김치는 국수 말아 먹기 좋다. 열무가 새콤하게 익으면 국물은 냉국수 육수처럼 쓰인다. 건더기만 건져내 고추장 한 숟갈 넣고 밥 비벼도 좋다. 시원하고 맵지도 않아 아이들도 잘 먹는다. 감자전분 덕에 국물이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
홍고추는 풋내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씨를 빼고 잘게 썰어 국물에 넣으면 향이 올라온다. 고춧가루는 빻은 입자가 고운 걸 쓰는 게 좋다. 국물이 맑고 예쁘게 나온다. 액젓은 멸치 액젓을 기본으로 하되, 단맛을 원하면 조금 더 넣는다. 감자 자체가 달기 때문에 설탕은 아주 조금만 넣어도 된다.
이렇게 담근 열무김치는 봄철 입맛 돋우기에 충분하다. 풋내도 없고, 국물도 시원하며, 무엇보다 익히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 시간도 절약된다. 익히는 과정 없이도 완성도가 높다.
열무김치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열무 1단, 감자 2개, 멸치 액젓 반 컵, 고춧가루 반 컵, 양파 1개, 소금 반 컵+약간, 다진 마늘 3큰술, 쪽파 700g, 다진 생강 1작은술, 홍고추 3개, 설탕 약간, 물 7컵
■ 만드는 순서
1. 열무는 뿌리와 질긴 줄기를 제거한 후 깨끗이 씻는다
2. 물 5컵에 소금 반 컵을 넣고 열무를 1시간 절인다
3. 감자는 푹 삶아 껍질을 벗기고 체에 곱게 내린다
4. 양파는 강판에 갈아 즙으로 만든다
5. 물 2컵에 감자, 양파즙, 멸치 액젓,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소금 약간, 설탕을 넣고 잘 섞는다
6. 홍고추는 씨를 제거한 후 송송 썰어 국물에 넣는다
7. 쪽파는 4cm 길이로 썰어 국물에 넣고 섞는다
8. 절인 열무는 물에 헹군 후 수분을 제거한다
9. 열무를 한 가닥씩 돌돌 말아 밀폐용기에 차곡차곡 담는다
10. 국물을 열무 위에 붓고 하루 숙성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물 양은 총 7컵이며, 절임용과 국물용으로 나눠 쓴다. 감자는 체에 곱게 내려야 국물에 잘 풀린다. 양파는 생으로 갈아야 단맛이 은은하게 배어난다. 하루 숙성하면 바로 먹을 수 있고, 이틀 지나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