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당산성, 역사와 시민이 함께 걷는 공간

이승준 충북도역사문화연구원 조사연구2팀 연구원 2025. 7. 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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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문화유산이야기

청주시 동쪽, 도심과 멀지 않은 상당산 능선을 따라 오래된 성벽이 있다. 바로 '상당산성'이다. 지금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관광객의 발길이 머무는 공간이지만, 그 성벽은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생생한 역사를 품고 있다.

상당산성은 해발 491m 상당산 능선을 따라 축조된 포곡식 산성으로, 청주 도심과 청주평야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 남아 있는 성벽은 대부분 조선 영조대에 완성된 것이지만, 통일신라 시대의 기와와 대형 건물지, 그리고 『上堂山城古今事蹟記』의 궁예·왕건 관련 기록 등을 통해 초축 시기를 7세기 후반까지 소급하려는 해석도 제기된다.

문헌에 따르면, 당시 성곽은 성문·우물·관청·화약고 등 다양한 군사·행정시설을 갖추었고, 성벽 축조 방식 또한 시대별로 다양한 건축기술이 적용되어 여러 차례 개보수와 구조적 진화를 거친 유산임이 확인된다. 이러한 점에서 상당산성은 단순한 조선 시대 산성이 아니라, 통일신라~조선을 아우르는 중부 내륙 방어체계의 핵심 거점이라 할 수 있다.

상당산성이 오늘날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뛰어난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다. 잘 정비된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청주 도심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특히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 속 성벽 풍경은 SNS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접근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쉼터와 안내 시설은 상당산성을 충청권 대표 역사문화체험지로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 경관 조명과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복합형 관광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청주시는 상당산성의 역사적·관광적 가치를 인식하고,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지속적인 보존과 활용에 힘쓰고 있다. 성벽과 유적지의 구조적 보강, 유적 보호, 탐방로 정비, 안내판 개선은 물론, 디지털 안내시스템과 문화해설 연계 등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상당산성 도시생태휴식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산성을 단순한 유적으로 보는 데서 나아가, 시민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생태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적 노력은 상당산성을 단지 '남은 유산'이 아닌 살아 있는 문화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단순한 보존을 넘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상당산성은 청주의 대표적 역사문화유산으로서, 학술적 가치와 관광 자원으로서의 잠재력 모두를 갖춘 복합유산이다. 청주시의 계획적인 정비와 생태 공간 조성을 통해, 이 성곽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시민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활용을 통해 청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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