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8년 임대기간 동안 살게만 해 주세요”

조회 2972024. 9. 22.
익산 송학동 크레지움캐슬 아파트 입주민들 거리로 내몰릴 위
임대사업자는 부도 직전, 전세보증금 대출 기관은 연장 불가 통보기
익산 송학크레지움캐슬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익산시청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음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송승욱 기자
“전세사기나 다름없는 상황인데 대출 기관이나 HUG, 익산시, 지역 국회의원 모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만 합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8년 임대기간 동안만이라도 살게 해 달라는 겁니다.”

임대사업자 경영난으로 인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익산 송학동 크레지움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가 절절하다.

사실상 부도 상태인 임대사업자는 조기 분양은커녕 하자 보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황이고 전세보증금 대출 기관인 새마을금고는 갱신을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다음달부터 속속 계약이 만료되는 세대들이 사실상 쫓겨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시와 지역 정치권, HUG, 새마을금고 등 수차례에 걸쳐 관련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자 직장생활 등 일상을 뒤로하고 직접 타 지역을 오가는 등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타 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장이 이뤄진 사례를 다수 찾아냈지만, 정작 익산의 새마을금고는 여전히 대출 연장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해법은 요원한 상태다.

294세대 8년 민간 임대아파트인 송학 크레지움 임대사업자인 호림주택(주)은 입주 후 1년 만인 지난해 10월 회사 재정 악화를 이유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보험료 중 임대인 부담분 75%을 지급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전세보증금을 지켜야 하는 입주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를 떠안았다.

그런 와중에 절반이 넘는 150여 세대의 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익산지역 새마을금고 2곳이 지난 6월 전세대출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호림주택(주)의 경영 악화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부실 채권과 다름이 없어 큰 리스크를 안고 대출 연장을 할 수는 없다는 게 해당 새마을금고의 입장이다.

결국 8년 후 내 집 마련을 꿈꾸고 들어온 입주민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금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상황이다.

내몰리기 전에 이사를 가려고 해도 익산시가 각 중개업소에 보낸 거래 주의 공문으로 인해 사실상 계약기간 만료 전 이사가 불가능한 상황인데다, HUG의 전세금 반환이 계약만료일 기준이 아니라 이행청구 심사가 끝나야 이뤄지기 때문에 이사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고 자금 마련을 위해 새 대출을 받아야 하는 세대는 이중으로 이자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해법이 보이지 않는 세대들은 불안에 휩싸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입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차 사용과 조퇴를 반복하면서 백방으로 돌아다니며 방법을 찾았고 결국 같은 상황에서 대출이 연장된 사례를 다수 찾아냈는데, 유독 익산지역의 새마을금고만 연장이 안 된다고 한다”면서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직면해 있는 입주민들이 어떻게 이를 납득할 수 있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익산지역 새마을금고 2곳은 “비대위 측에서 제시한 타 지역 사례를 확인해 보니 채권보전 조치가 온전하게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규정에 어긋나게 연장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면서 “입주민들은 HUG에 보증이 돼 있으니 연장을 해 달라는 주장이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HUG에 직접 보증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만약 입주민이 HUG 보증보험을 해지하거나 대항력을 갖추지 못해 이행청구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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