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고향에서 나를 만나다 "리시케시 아쉬람 체험기"_마음을찾는사람들_ 김소라

나를 찾아 떠나는 인도 아쉬람 여행
북인도 갠지스 강이 흐르는 ‘리시케시’에서 만난 단순함의 기적

“요가의 고향에서 나를 만나다 – 리시케시 아쉬람 체험기”

요가니케탄 아쉬람의 요가 홀 . 명상홀

인도에서의 여행은 늘 예기치 못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인도 여행의 시그니처같은 타지마할 무덤이나 아그라 성 혹은 분주한 시장,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나는 오히려 더 단순한 삶을 꿈꾸게 되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북인도 리시케시의 ‘요가 니케탄 아쉬람’이었다.

‘아쉬람’은 요가와 명상, 기도와 공부가 이루어지는 일종의 공동체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마음을 쉬게 하고, 오직 ‘나’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한국의 ‘템플스테이’와도 비슷하지만, 한층 더 자유롭고 개방적이다. 누구든 필요하다면 며칠, 혹은 몇 달 머물 수 있고, 요가와 명상, 채식 식사, 숙소가 함께 제공된다. 하루 비용은 3~4만 원가량. 그 안에 식사와 수업, 숙박까지 모두 포함된다니, 오히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리시케시는 도시 자체가 금주 및 비건의 도시이기 때문에 비움과 절제를 훈련할 수 있는 곳이다.

요가니케탄 아쉬람는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요가와 명상을 이어나간다


아쉬람의 하루는 새벽 5시, 명상으로 시작된다. 아직 해가 뜨기 전, 명상 선생님의 목소리를 따라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온갖 번뇌가 떠오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끝없이 밀려드는 생각들을 억누르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연습. 그것이 명상이다. 이어지는 요가 수업은 요가복도, 매트도 필요 없다. 선생님은 평범한 일상복 차림으로, 카펫 위에서 수련을 이끈다. 동작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숨을 고르고, 내 몸의 리듬을 다시 기억하는 일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아침 요가의 순간은 ‘수리야 나마스카라(태양경배자세)’를 경건한 마음으로 동작을 할 때였다. 동작마다 울려 퍼지는 산스크리트어 만트라는 내 몸과 마음을 동시에 흔들어 놓았다.

새벽 요가를 안내한 Vimal 선생님의 수리야 나마스카라 만트라로 연결되는 반복적인 동작은 흡사 기도와 같았다.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루틴이 아니라 태양에게 바치는 의식이었다.

아침 저녁 명상과 요가, 단순한 삶이 행복으로 이끈다


옴 미트라야 나마하 : 모든 이에게 친절한 태양에 경배합니다
옴 나아바에 나마하 : 건강을 안내해주는 태양에 경배합니다.
옴 슈르아야 나마하 : 행동과 힘의 원천은 태양을 경배합니다.
옴 바하나베 나마하 : 빛을 발하는 자에게 경배합니다
옴 캬야갸야 나마하 : 세상에 온 감각을 자극시켜 주어 에너지를 돌게하는 태양을 경배합니다.
옴 푸우시네 나마하 : 세상을 양육시켜주는 태양에게 경배합니다
옴 히란야 가르바야 나마하 : 모든 존재의 황금빛 자궁이신 태양에게 경배합니다
옴 마리차에 나마하 : 새벽을 지배하여 동이 트는 태양에게 경배합니다
옴 아디타야 나마하 : 영감을 주어 우주적 지혜를 주는 태양을 경배합니다.
옴 사비트레 나마하 : 세상을 정화시켜주는 태양을 경배합니다.
옴 아르카야 나마하 : 기쁨과 행복의 에너지인 태양을 경배합니다.
옴 바하스카라야 나마하 : 깨닫게 해주는 태양에게 경배합니다.

이 만트라들은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내 몸이 움직이는 동안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하는 주문 같았다. 태양을 향한 경배는 곧 내 안의 빛을 깨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쉬람의 소박한 채식 위주의 식사


새벽 명상과 요가 후 이어지는 아쉬람의 식사는 소박하다. 인도식 쌀밥, 채소 카레, 렌틸콩 수프, 차파티(빵)가 기본이다. 매번 비슷한 메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음식에 대한 욕심이 줄고, 내 몸과 마음은 점차 가벼워졌다. 땀에 젖은 옷을 손으로 빨래를 하고, 천천히 말리는 사소한 일상조차도 하나의 수행처럼 느껴졌다. 불편함 속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발견하는 경험. 아쉬람은 그렇게 단순함의 가치를 가르쳐 준다.

리시케시라는 지역이 지닌 정신적이고 영적인 힘은 이곳 사람들에게 신앙 그 자체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흘러내려오는 맑은 갠지스 강이 바로 이곳을 가로지른다. 강가에 앉아 있으면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하나의 성스러운 합창처럼 들린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요가를 하며 몸을 정렬하고, 명상에 잠기며, 저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간다. 그래서일까. 리시케시는 오래전부터 ‘세계 요가의 수도’라 불려왔다.

인도인에게 가장 성스러운 곳, 갠지스강줄기가 있는 곳이다.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린 물이 강으로 모인 곳이 갠지스강이다


리시케시는 또 다른 이유로 유명하다. 1968년 비틀즈가 마하리시 마헤시 요가원의 아쉬람에 두 달간 머물며 요가와 명상을 경험했던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비틀즈는 수십 곡의 노래를 써내려갔고, 이후 음악적 색채는 한층 깊어졌다. 리시케시의 공기와 갠지스 강, 아쉬람의 고요가 그들의 예술에까지 스며든 셈이다. 예술가에게 영감의 땅이자, 구도자에게는 깨달음의 땅, 여행자에게는 쉼의 땅. 리시케시는 그렇게 다층적인 의미를 품은 도시다.

단촐함 짐을 메고, 소박한 아쉬람에서 머무는 동안 삶은 한없이 경건해진다

아쉬람에서 보낸 시간은 내게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도시의 삶에서는 늘 새로운 자극과 계획, 성취를 좇았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나를 채워주었다.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명상 중에 딴생각이 떠올라도 괜찮았다. 요가 동작을 완벽히 하지 못해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리시케시에서 배운 것은 그 단순한 진리였다.

걱정도, 욕심도 내려놓고, 강가에 앉아 흘러가는 물처럼 나를 흘려보내는 일.
그때 비로소 들려온 속삭임.

“지금 이 순간, 당신 그대로 충분하다.”

요가니케탄아쉬람은 100명 이상의 순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가 있고, 요가홀, 명상홀 등이 있다. 1970년대 지어져서 오래되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하고 숲이 우거져 쾌적하다.


* 아쉬람 여행 팁 *

혹시 이 글을 읽고 ‘나도 언젠가 아쉬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아래 정보를 참고해 보자.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삶을 다시 정렬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1. 아쉬람 예약 방법

대부분의 아쉬람은 홈페이지나 이메일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리시케시의 유명 아쉬람: 요가니케탄(Yoga Niketan), 시반난다 아쉬람(Sivananda Ashram), 파라마스 니케탄 Parmarth Niketan 등이 있다. 성수기(10월~3월)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2. 비용
하루 3~4만 원 수준 (30달러 안팎).
숙소 + 하루 세 끼 채식 식사 + 요가와 명상 수업 포함. 장기 체류자에게는 할인되기도 한다. 한 달 정도 머무르면서 요가 TTC(Teach training course)과정에 참가할 수도 있다.

3. 머무르기 좋은 시기

10월~3월: 우기가 끝난 후라 날씨가 선선하고, 요가 축제도 많이 열린다.
여름(4~6월)은 더위가 강하고, 7~9월은 몬순(비가 많은 시기)이니 피하는 게 좋다.

4. 준비물

가벼운 옷, 긴팔/긴바지 (명상실, 요가홀에서 단정한 복장 필요, 한국처럼 몸에 붙는 요가복을 입지 않는다)

개인 요가 매트 (아쉬람에서 제공하기도 하지만 직접 가져가는 것이 위생적)
슬리퍼, 손빨래용 세제, 빨랫줄 집게
개인 컵, 작은 수건, 헤드랜턴(새벽에 유용)

중학생 수준의 영어 회화 (요가와 명상수업은 반복되는 문장이기 때문에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5. 교통편

인도 입국: 델리(Delhi) 국제공항 도착 → 리시케시 이동.
델리에서 리시케시까지는 약 240km, 이동 방법은:

1) 국내선 비행기: 델리 → 데라둔(Dehradun) 공항 → 택시로 40분.
2) 기차: 델리 → 하리드와르(Haridwar) → 버스·택시로 1시간.
3) 버스/택시: 델리에서 직접 리시케시 이동(약 6~7시간).

장거리 이동이 부담된다면 국내선 + 택시 조합이 가장 편하다. 택시는 한화로 편도 8만원 선

6. 비자

인도는 무비자 입국이 불가하다.
한국인은 전자 비자(e-Visa)를 신청해야 한다.
관광 비자(30일, 90일 등)로도 아쉬람 체류 가능.
반드시 출국 항공권이 있어야 하며, 신청은 출발 최소 1~2주 전 마무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7. 환전

인도 통화는 루피(INR).
공항보다는 델리나 리시케시 시내 환전소가 환율이 유리하다.
한국에서 달러로 환전해 가서 현지에서 루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카드 결제가 되는 곳도 있으나, 아쉬람 내에서는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8. 현지 SIM카드 & 인터넷

인도는 와이파이가 약하거나 느린 경우가 많다.
델리 공항에서 Airtel, Jio 같은 통신사 SIM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편리하다.
여권 사본과 비자 서류가 필요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
장기 체류 시에는 SIM카드가 훨씬 경제적이고 안정적이다.

9. 마음가짐

아쉬람은 호텔이 아니다. 방이 소박하고, 식사가 단조로울 수 있으며, 와이파이도 불안정하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 속에서 오히려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된다. 비교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그저 경험해 본다는 태도가 가장 큰 선물이다. 리시케시의 갠지스 강가에서 맞이한 아침 햇살은 내게 말했다.

하루 세 끼의 단순한 밥과, 호흡을 바라보는 요가, 그리고 스스로와 마주하는 명상 속에서 “삶은 단순할수록 더 깊어진다.”를 깨닫는다.

만약 당신이 지금 삶의 소음과 무게에 지쳐 있다면, 언젠가 리시케시 아쉬람을 찾아가길 권한다.

최근 출간작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글쓴이 : 김소라 작가

책이 있는 명상공간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e수원뉴스 기자로 15년째 활동중이다. 좋아서 시작한 인터뷰로 인해 '사람'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10여년 전 타로상담을 공부한 이유 역시 누군가의 삶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때문이다.

현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마음챙김 명상을 안내한다.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타로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오후의 시선』 『좋아하는 일을 해도 괜찮을까』 『여자의글쓰기』 『바람의끝에서마주보다』 『사이판한달살기』 『맛있는독서토론레시피』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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