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V-E10 후속이 아니라 상위 모델인가, SONY ZV-E10 II

DSLR 카메라가 대중화되던 시기 4:3 화면 비율을 가진 TV와 PC 모니터 표준에 맞춰 카메라 이미지 센서 규격도 변해야 한다면서 모인 포서드(FourThirds) 진영이 있었다.

경쟁사보다 작은 센서 크기로 풀프레임 DSLR 카메라와 경쟁하기 힘들어진 그들은 DSLR에 들어가는 미러 시스템을 제거하고 컴팩트 디카 수준으로 크기를 줄인 마이크로포서드(MicroFourThirds) 규격을 발표하면서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의 개념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작은 센서 크기와 당시에는 전자식 뷰파인더 및 컨트라스트 AF의 낮은 성능으로 DSLR 유저에게 렌즈 교환식 똑딱이 카메라로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포서드 진영도 아니면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뛰어든 업체가 바로 소니였다. 코니카 미놀타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소니는 이미 완벽한 DSLR 생태계를 구축한 캐논/니콘에게 반투명 미러를 사용한 DSLT 카메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술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아예 미러가 빠지고 소니의 강점 이미지 센서와 전자 기술, 컴팩트 디자인으로 승부할 수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소니의 도박은 성공을 거둬 DSLR 강자였던 캐논, 니콘이 미러리스 시장을 정말 렌즈 교환식 똑딱이로 취급하는 동안 E 마운트 플랫폼으로 APS-C 크롭부터 35mm 풀프레임까지 먼저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제는 전문가용 시네마 라인까지 시장 특성에 맞춰 기능이나 디자인이 최적화된 모델을 세분화시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보드나라에서 오늘 살펴볼 제품은 소니의 브이로그 전용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 VLOGCAM을 컴팩트 디카에서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중심으로 바꾼 초인기 모델 ZV-E10의 후속 기종에 해당하는 ZV-E10 II다.

하나의 센서로 3가지 타입을 만드는 소니 미러리스 라인업

소니 VLOGCAM ZV-E10 II 이하 ZV-E10 II)는 단순한 ZV-E10 후속기가 아니라 하나의 센서로 다양한 파생 제품을 만든 소니 풀프레임 알파7 S III (A7S3)의 성공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제품이다.

2020년 7월 발표한 소니 A7S3는 4K 동영상 미러리스 카메라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모델로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적은 1,200만 화소를 35mm 풀프레임 포맷에 넣으면서 픽셀 하나당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량을 극대화하여 고화질 저노이즈 영상 촬영이 가능해졌으며, 이후 이 센서를 활용해 시네마 라인 카메라 FX3와 브이로그 시장을 위한 ZV-E1을 선보였다.

그러나 APS-C 크롭 포맷에서는 FX3의 디자인과 기능을 따르면서 2,600만 화소로 6K 오버샘플링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FX30을 가장 먼저 출시하고, 이를 전자식 뷰파인더가 달린 사진/영상 겸용 주력 모델 A6700으로, 그리고 ZV-E1처럼 마지막 순서로 내놓은 것이 ZV-E10 II가 되겠다.

A6700, FX30과 동일한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ZV-E10 II 하드웨어 스펙을 비교해보면 많은 부분에서 상위 기종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4K 60p 동영상 촬영 및 10bit 컬러 지원,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룩이나 S-Cinetone, 사용자 LUT과 같은 컬러 표현 요소들을 상위 기종과 공유하기 때문에 8bit 컬러에 4K 30p 동영상 촬영만 가능한 ZV-E10과 달리 상위 기종과 함께 멀티 캠을 구축하거나 B캠으로 쓸 수 있게 워크플로를 통합할 수 있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 역시 상위 기종과 함께 쓸 수 있는 NP-FZ100 배터리팩과 UHS-II SD 카드 슬롯으로 바뀌었다. 물론 기존 ZV-E10에서도 브이로그 촬영을 위한 3캡슐 내장 스테레오 마이크를 업그레이드해서 가져왔다.

다만 동영상 스펙이 다음 세대 규격으로 맞춰 완전히 바뀐 상태라 ZV-E10 후속으로 놓기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버렸다. 그래서 소니도 ZV-E10을 단종시키지 않고 ZV 시리즈로 계속 판매하면서 ZV-E10 II를 상위 모델로 구성한다.

ZV-E10과 ZV-E1이 섞인 ZV-E10 II 디자인

ZV-E10 II의 외혐을 살펴보면 기존 ZV-E10과 풀프레임 모델 ZV-E1의 디자인이 조합된 모습을 하고 있다. ZV-E10에서 사용자들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던 부분이 ZV-E1 디자인을 바탕으로 개선되었기 때문에 ZV-E1을 써본 사람이라면 바로 ZV-E10 II 조작에 익숙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FX3 - FX30처럼 상위 기종 디자인을 똑같이 가져온건 또 아니고 풀프레임 ZV-E1과의 등급 차이는 존재한다.

전면 디자인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ZV-E10 II의 배터리가 NP-FZ100으로 바뀌면서 그립부가 ZV-E1처럼 좀더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가 되어 있다. 필자도 ZV-E10을 사용할 때는 부족한 그립감을 보완하기 위해 그립이 달려있는 카메라 케이지를 장착했었는데 ZV-E10 II는 그럴 필요가 없다.

셀프 타이머 또는 동영상 촬영시 빨간 불이 들어오는 램프 위치도 ZV-E10은 소니 로고 아래에 있었으나 ZV-E10 II는 ZV-E1처럼 전면과 상단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알파 로고 위에 ㄱ자 형태로 들어간다.

상단 모습을 보면 용량이 2배 이상 늘어난 NP-FZ100 배터리팩을 사용하면서 그립부가 두꺼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렌즈 마운트링 테두리도 신형 16-50mm 번들 렌즈 실버 컬러가 무광으로 바뀐 것에 맞춰 유광에서 무광 실버로 변경됐다.

조작부를 비교해보면 ZV-E10은 전원 ON/OFF가 스위치로, 사진-동영상-S&Q(Slow and Quick Motion) 촬영 모드는 버튼을 눌러 순차적으로 바꿨는데, ZV-E10 II은 ZV-E1과 동일하게 전원 ON/OFF를 셔터 옆에 레버로, 모드 전환을 스위치로 조작하게 바꿨다. 그 밖에 카메라 셔터의 줌 레버와 동영상 촬영 버튼, 조작 다이얼, C1(사용자 정의)/배경 흐림 전환 버튼은 동일하다.

다만 ZV-E1은 상단 마이크 캡슐용 윈드 스크린 어댑터 외에 별도의 액세서리 슈 캡이 제공되는데, ZV-E10 II는 기존 모델처럼 윈드 스크린 어댑터만 들어있다. 따라서 윈드 스크린을 쓰지 않지만 Mi 슈 단자를 보호하고 싶은 사람은 따로 핫 슈 커버 등을 구입해서 끼워주는 것이 좋다.

윈드 스크린 어댑터 재질은 ZV-E10 II에서 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ZV-E10용 윈드 스크린은 털(Fur)이 짧고 가늘어 안쪽 커버의 구멍이 보이는 등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에는 뭔가 불안한 모습이었는데, ZV-E10 II에 들어간 윈드 스크린 어댑터는 훨씬 길고 부드러운 형태로 안정감이 느껴진다.

후면 액정 모니터는 동일한 7.5cm(3.0형) TFT LCD 유형이나 ZV-E10은 약 92만 화소, ZV-E10 II는 ZV-E1 및 A6700과 같은 약 103만 화소 패널을 사용한다. 사이드 앵글 방식의 LCD 움직임은 개각도 약 176도, 회전 각도 약 270도로 기존 제품들과 동일하다.

ZV-E10은 이전 소니 카메라들처럼 초점 위치만 터치 스크린 입력이 가능하고 LCD 메뉴는 물리 버튼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었는데, ZV-E10 II는 ZV-E1처럼 초점은 물론 화면에 보이는 카메라 메뉴도 터치스크린 조작이 가능하고 하단 스와이프로 Fn 메뉴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좌우 스와이프로 카메라 터치 메뉴를 표시하는 것은 ZV-E10 II에만 추가된 새로운 기능이다.

그러나 ZV-E1이 메뉴 버튼을 위로 올리고 C2(사용자 정의2) 버튼을 추가로 제공한 것과 달리 ZV-E10 II는 기존 ZV-E10과 동일한 버튼 구성을 하고 있다. 대신 화이트 컬러 모델의 조작 휠 버튼 색상을 블랙 모델처럼 본체 색상과 통일시켰다.

ZV-E10 II 하단 배터리 커버도 NP-FZ100 크기에 맞춰 ZV-E1과 같은 형태로 바뀌었으며, 더미 배터리로 외부 전원을 사용할 때 케이블을 빼내는 연결 판 커버의 위치도 앞쪽으로 배치했다. 1/4-20 삼각대 소켓 구멍은 카메라마다 위치가 약간씩 다르지만 렌즈 마운트 중앙을 기준으로 되어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배터리 커버 잠금 레버 방식은 개인적으로 기존 ZV-E10 쪽이 사용하기 편한데, 실수로 커버가 열릴 수 있으므로 잠금 레버라는 본연의 기능을 고려하면 ZV-E10 II에 들어가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된다.

ZV-E10에 들어가는 NP-FW50 배터리(1,080mAh)는 소니가 미러리스 카메라 초창기부터 사용했던 규격으로 CIPA 기준 약 440매로 사진을 찍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동영상 촬영시에는 최대 80분으로 아쉬움이 컸는데, ZV-E10 II에는 풀프레임 및 크롭 상위 기종에 탑재되는 NP-FZ100 배터리(2,280mAh) 배터리를 탑재해 동영상 촬영 시간이 130분으로 증가했다.

기존 ZV-E10은 크기가 작은 NP-FW50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SD 메모리 카드 슬롯을 배터리 수납부 옆에 나란히 만들 수 있었는데, ZV-E10 II는 덩치가 커진 NP-FZ100 배터리팩을 수납하기 위해 그립부가 두꺼워지면서 메모리 카드 슬롯도 좌측으로 옮겼다. 같은 배터리를 쓰는 ZV-E1이나 A6700과 동일한 위치다.

카메라 좌측에 있는 입출력 단자 구성을 살펴보면 ZV-E10은 3.5mm Mic 입력 단자만 별도 커버로 빼놓고 USB-C 포트, micro-HDMI 출력 포트, 3.5mm 헤드폰 출력 단자를 수직으로 배치했다.

이에 비해 ZV-E10 II는 가운데 메모리 카드 슬롯이 있는 ZV-E1과 똑같이 메모리 슬롯 위로는 3.5mm Mic 입력 단자와 USB-C 포트, 아래로는 micro-HDMI 출력 포트와 3.5mm 헤드폰 출력 단자를 배치시켰다. 다만 ZV-E10 II의 상/하단 커버는 ZV-E10 마이크 커버처럼 고정이 되지 않는데, ZV-E1은 메모리 슬롯 커버처럼 열린 고정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신형 16-50mm 파워줌 번들 렌즈도 함께 출시

소니는 ZV-E10 II 출시에 맞춰 오랫동안 APS-C 크롭 미러리스 번들 렌즈로 사용되어 왔던 E PZ 16-50mm F3.5-5.6 OSS 렌즈(SELP1650)의 업그레이드 모델 E PZ 16-50mm F3.5-5.6 OSS II 렌즈(SELP16502)를 선보였다.

35mm 풀프레임 환산 24-75mm의 표준 줌 영역을 커버하는 이 렌즈는 카메라 및 렌즈에 달려있는 줌 레버를 이용해 줌 이동을 흔들림이 적은 상태로 부드럽게 할 수 있는 파워 줌(Power Zoom, PZ) 기능을 지원한다.

소니의 제품 정보에 따르면 렌즈 설계 및 광학 구성 요소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4개의 비구면 렌즈와 1개의 ED 렌즈가 들어간 8군 9매 구성에 7매의 원형 조리개 블레이드, 0.25~0.3m 최소 초점 거리, 0.215X 최대 배율, 40.5mm 필터 직경, 렌즈 광학 손떨림 보정(OSS) 등 스펙상으로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외형에서는 많은 변화가 느껴지는데 유광이었던 겉면이 무광으로 바뀌면서 ZV-E10 II의 화이트/블랙 모델과 톤 매치가 잘 될 뿐만 아니라 조리개 링 디자인으로 손으로 돌리기 쉽게 개선됐다. 렌즈 마운트와 케이스 부분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바뀌면서 무게도 더 가벼워졌다.

E PZ 16-50mm F3.5-5.3 OSS II 렌즈의 광학 설계는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성능은 개선됐다. 고급 리니어 모터와 고속 제어를 갖춰 고속 120fps 추적 성능을 지원하므로 고성능 a9 III (A9M3)의 연속 촬영 기능과 4K 120p, FHD 240p의 높은 프레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APS-C 크롭 바디 중에서도 A6700이나 FX30처럼 4K 120p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모델이 있다.

신형 렌즈는 파워 줌 기능을 사용하는 중에도 AF를 사용할 수 있으며, 초점을 맞추는 동안 화면이 울렁거리는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포커스 브리딩 보정이 지원된다.

또한 구형 16-50 번들 렌즈는 카메라 전원을 켜면 광학 16mm 상태로 초기화됐는데, 신형 렌즈는 카메라의 마지막 렌즈 화각을 기억했다가 전원을 켜면 직전 화각으로 돌아간다. 이 기능은 ZV-E10 II 뿐만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ZV-E10, A6400, FX30, 심지어 필자의 가장 오래된 E 마운트 카메라 NEX-6에서도 쓸 수 있는 렌즈 자체 기능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작 ZV-E10 II은 다른 카메라에서 전원을 켜면 16mm로 초기화되던 구형 번들 렌즈로도 이 기능이 동작한다는 점이다. 카메라와 렌즈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파워줌 렌즈의 직전 화각을 저장하면 불러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ZV-E10 II는 카메라 본체와 신형 번들 렌즈에서 무게를 약 18g 가량 줄이는 경량화에 성공했지만, 새로운 NP-FZ100 배터리의 무게가 40g 이상 늘어나면서 전체 무게는 이전보다 22g 가량 더 무거워졌다. 그러나 NP-FZ100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카메라 사용 시간이 늘어나 추가 배터리 필요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휴대성이나 사용성은 더 좋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터치 조작과 세로 포맷 지원하는 카메라 메뉴

ZV-E10 II의 카메라 유저 인터페이스(UI)는 ZV-E10의 기본 디자인을 따라가면서도 a6700에 탑재했던 터치스크린 조작 기능을 더해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기존 ZV-E10은 터치 입력을 초점 설정에만 사용했으나 ZV-E10 II는 화면에 표시된 항목의 옵션을 변경하거나 스와이프로 추가 메뉴를 나오게 할 수 있다.

터치로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기본 화면 조작 방식은 ZV-E10과 같지만 a6700처럼 촬영 모드에 따라 하단에 테두리로 표시되는 셔터 속도, 조리개, 노출, ISO 감도를 터치 조작으로 직접 바꿀 수 있으며, 왼쪽 또는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스와이프하면 촬영 모드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는 터치 아이콘을 표시하거나 끌 수 있다. 화면 하단에서 위로 스와이프하면 기능(Fn) 메뉴가 표시된다.

세부 메뉴는 a6700, FX30과 마찬가지로 최신 풀프레임 알파 시리즈 모델에 탑재된 메뉴 구조를 지원한다. 논리적 레이아웃을 통해 중요한 촬영 옵션에 더 효율적으로 액세스 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빠르게 접근 가능하도록 사용자 지정 키를 할당하거나 마이 메뉴 항목을 편집하고 카메라의 현재 설정을 한 눈에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위 모델과의 메뉴 구조 통일로 여러 카메라와 함께 사용할 때 작업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ZV-E10 II에서는 카메라를 세로로 돌렸을 때 모니터에 표시되는 촬영 정보 레이아웃을 수직으로 바꿔주는 세로 포맷을 지원하므로 쇼츠 영상과 같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포맷에 맞춰 세로 영상을 찍을 때 카메라 촬영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이 생각보다 편리해서 터치 아이콘을 지원하는 기존 알파 시리즈도 가능하다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해줬으면 한다.

ZV-E10 II 사진 및 영상 촬영 테스트

ZV-E10 II와 신형 E PZ 16-50mm F3.5-5.6 OSS II 번들 렌즈를 기존 ZV-E10 및 구형 16-50mm 번들 렌즈와 비교해보았다. ZV-E10은 4K 30p 모드에서 1.2배 크롭 화면으로 동작하고 8bit 컬러를 지원했으나, ZV-E10 II은 4K 30p에서는 크롭이 없고 4K 60p 모드에서도 ZV-E10보다 적은 1.1배 크롭으로 동작하며 10bit 컬러를 사용할 수 있다.

저조도 ISO 테스트에서는 ZV-E10 II 센서가 동일 감도에서 약간 더 밝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ISO를 올리면 노출 오버가 먼저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저조도 노이즈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이는 ZV-E10 II과 같은 센서를 사용한 FX30 리뷰에서 이미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ZV-E10 II은 Flexible ISO 지원으로 HLG2나 S-Log3에서 ISO 감도 설정이 좀더 편해졌으며, ZV-E10에 들어간 S-Log2는 빠졌으나 그 대신 PP(Picture Profile)에서 요즘에 많이 쓰이는 S-Cinetone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시네마틱 브이로그 촬영을 위해 S-Cinetone처럼 피부 톤을 강조하는 룩(Look)에 특정 색상을 강조하는 무드(Mood)를 따로 조합할 수도 있다.

바디 손떨림 보정 기능은 없으나 광학 손떨림 보정(OSS) 기능을 가진 렌즈를 쓰거나 센서 영역 일부를 크롭하는 전자식 손떨림 보정을 통해 망원에서도 흔들림이 적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번에는 동일한 이미지 센서가 들어가고 바디 내 손떨림 보정(IBIS) 기능을 탑재한 FX30과 동영상 촬영시 흔들림을 얼마나 잡아줄 수 있을지 비교해보았다. 테스트에 사용한 탐론 50-300mm F4.5-6.3 Di III VC VXD 망원 렌즈나 소니 E 35mm F1.8 OSS 렌즈는 따로 OIS 기능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없어 카메라 메뉴에서 스테디샷 설정을 바꾸는 방법을 썼다.

ZV-E10 II는 IBIS 기능이 없으므로 스테디샷을 끄면 바디-렌즈 손떨림 보정 기능이 다 꺼지고 표준(Standard)에서는 렌즈 손떨림 보정, 액티브(Active)는 센서의 전자식 손떨림 보정까지 함께 동작하는데, 양쪽 다 4K 60p에서는 약간의 크롭이 발생하지만 차이가 적었지만 액티브 모드에서 크롭되는 화면 비율에 차이가 크게 보여진다.

다만 카메라를 들고 걸으면서 찍는 핸드헬드 워킹 테스트에서는 IBIS가 있든 없는 흔들림이 컸기 때문에 짐벌 같은 별도의 액세서리가 필요해 보인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 렌즈와 액티브 모드의 화면 크롭을 활용할 수 있다면 IBIS 기능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렌즈 교환식 브이로그 카메라에 걸맞게 ZV-E10 II에 E PZ 16-50mm F3.5-5.6 OSS II 번들 렌즈 뿐만 아니라 망원 렌즈, 단초점 렌즈, 아나모픽 렌즈 같은 다양한 E 마운트 지원 서드 파티를 사용하여 4K 60p 모드와 10bit 컬러, S&Q 효과 등을 더해 다양한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미 E 마운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따로 크롭용 렌즈를 사지 않고도 풀프레임 카메라에 쓰던 렌즈(FE)를 그대로 장착해도 된다. 물론 풀프레임 기종을 쓸 사람이 아니라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APS-C 크롭용 E 마운트 렌즈를 구입할 수 있다.

ZV-E10 II는 크리에이티브 룩 기능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위한 다양한 컬러 옵션을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다. 카메라에서 제공되는 10개의 프리셋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PP(Picture Profile)과 마찬가지로 사용자 지정으로 세부 항목을 편집하여 자신만의 컬러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전자식 뷰파인더가 빠진 브이로그 기종이나 시네마틱 기종의 단점인 밝은 야외 환경에서 모니터 화면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계식 셔터가 빠지면서 실내에서 사진 촬영 시 플리커 현상에 좀더 취약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ZV-E10 후속이라 하기에는 큰 가격 차이

소니 ZV-E10 II는 브이로그용 카메라 VLOGCAM 라인업에 풀프레임 ZV-E1 외에 본격적인 10bit 컬러와 크리에이티브룩 촬영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논크롭 4K 30p 촬영과 4K 60p에서 1.1배 크롭 5.6K 오버샘플링 촬영이 가능하고, S-Cinetone 컬러와 더욱 강력해진 AF 기능을 탑재했다.

단순히 ZV-E10 디자인에 동영상 관련 스펙만 높인 것이 아니라 상위 기종 ZV-E1에서 외부 디자인, 배터리, 카메라 메뉴 등 필요한 부분을 가져오고 추가로 시네마틱 브이로그 컬러 조합, 터치 아이콘 메뉴, 세로 메뉴 UI 자동 전환 등 새로운 기능도 넣었다.

그러나 기계식 셔터가 빠지면서 실내 사진 촬영 시 플리커 현상에 주의해야 하며, 같은 센서를 쓴 상위 기종 a6700과 비교해 전자식 뷰파인더, 바디 손떨림 보정, AI 처리 유닛과 4K 120p 영상 촬영 등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모델 사이에 가격만큼 등급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또한 제품 스펙이 올라간만큼 가격도 ZV-E10보다 300달러 비싸졌고 환율 인상까지 고려된 국내 출시 가격은 50만원 정도 올라갔다. ZV-E10 II와 함께 나온 신형 번들 렌즈도 비싸졌는데 소니가 그 동안 100달러 차이였던 바디킷과 렌즈킷의 국내 가격 책정을 10만원으로 고정했다가 ZV-E10 II 렌즈킷에서 15만원으로 50%를 인상했다. 해외에서는 여전히 100달러 차이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인 측면에서 사진과 영상 모두를 위한 메인 APS-C 카메라를 고려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A6700이 1순위 추천 모델이며, ZV-E10 II는 영상 촬영 목적으로 FX30 또는 A6700을 고려하던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브이로그 촬영자의 메인 바디가 될 수 있고 같은 10bit 컬러를 공유하는 상위 모델의 B캠으로 가장 저렴한 선택지다.

물론 ZV-E10보다 많이 비싸지 않았거나 최소 A6400 출시 기준 가격이었더라면 더 많은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었겠지만, 그것은 이제 소니의 마음보다 경쟁사의 선전에 기대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제목 : ZV-E10 후속이 아니라 상위 모델인가, SONY ZV-E10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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