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카피캣 킬러>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을 원작으로 한다.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 OTT 시리즈에 특화된 측면에서 범죄 스릴러의 장점을 잘 구현한다. 시대 배경인 1990년대를 잘 살려낸 미술과 대만 사회의 검찰,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는 일련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형 스릴러와 비슷하다.
그 와중 돋보이는 건 사라진 여성들에 대한 드라마의 관점이다. 현실에서처럼 드라마에도 실종되거나 살해당한 여성들의 사생활을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대도시 쑹옌에 위치한 클럽 ‘킹크’에 출입한 여성들이 연쇄적으로 실종된 사실이 방송으로 보도되면서, ‘문란한’ 여성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이런 말들은 피해자의 가족에게도 들린다. 경찰 린상융은 짙은 화장을 하고 클럽에 다니는 딸을 단속하고 통제하려 했던 과거를 후회한다. 그의 딸 위퉁이 실종된 상황에서는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드라마는 아주 정확하게 일련의 사건들이 여성 대상 범죄임을 짚는다. 특히 드라마 초반, 검사 궈샤오치에게 “묻지마 범죄인가요?”라고 물었던 기자들의 질문은 드라마 속 방송국에서 <도시에서 사라진 여성들> 특집방송을 송출하면서 그 의미가 변화한다. “여자는 유기견이랑 똑같아. 어디에나 있지.” 살인범의 말처럼 여자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게 희롱이나 실종, 살인을 위해서가 아님을 분명히 확인해주는 가상의 특집이다.
“매년 수만 명이 고향에서 쑹옌시로 이주하는데, 그중 43%가 여성입니다. 자신의 꿈과 더 좋은 일자리 기회를 잡기 위해 용감하게 도시를 찾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들 중 일부가 실종되고 심지어 살해까지 당했습니다.” 연쇄실종, 살인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범인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도시에서,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사람들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는다. 그것이 임상심리 상담가와 앵커, 기자인 여성들의 결정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사라진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그들의 행동이 잘 만들어진 범죄 스릴러 드라마의 또 다른 장점이 되어준다. 2022년 하반 방영한 일본 드라마 <엘피스>를 본 이들이라면 푹 빠져들어 볼 수 있을 작품.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글. 황소연 | 사진. 넷플릭스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