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시장이 배터리 용량 확대와 충전 속도 경쟁에 집중하는 사이, 전혀 다른 해법을 앞세운 모델이 등장했다.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가 태양광 전기차의 첫 양산형 검증 차량 출고를 시작하며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019년 재창립 이후 약 6년 만에 조립 라인에서 실제 차량을 내보낸 것으로, 2026년 말 고객 인도를 목표로 개발과 생산 체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공기저항 최소화한 차체


앱테라의 가장 큰 특징은 한눈에 봐도 일반 승용차와 다른 차체 구조다. 전륜 2개, 후륜 1개의 3륜 레이아웃에 2인승 캡슐형 실루엣을 조합해 극단적인 공기역학 성능을 끌어냈다.
그 결과 항력계수는 0.13에 이르며, 이는 고효율 전기차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이런 설계는 단순히 형태적 차별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행 효율로 이어진다.
배터리 사양에 따라 400km부터 최대 1,609km까지 주행거리를 제시하는 배경에도 바로 이 공력 성능이 자리하고 있다.
차체 전체를 활용한 태양광 시스템

앱테라가 주목받는 이유는 태양광 패널 적용 방식에도 있다. 일반 차량처럼 지붕 일부에만 패널을 얹는 수준이 아니라, 보닛과 대시, 루프, 리어 해치까지 차체 곳곳을 태양광 발전 구조로 설계했다.
햇빛 조건이 좋을 경우 하루 최대 64km를 외부 충전 없이 태양광만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실제 도로 테스트에서도 약 480km를 달리는 동안 이동 중 태양광으로 32km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전소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성을 실제 수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2170 원통형 셀을 사용한다. 공급 계약은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4.4GWh 규모로, 약 10만 대 분량에 해당한다.
가격은 배터리 용량에 따라 2만5,900달러에서 4만4,900달러 사이로 책정됐다.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차체와 태양광 발전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주행거리 선택지를 고려하면 기존 전기차와는 전혀 다른 구매 기준을 제시하는 셈이다.
약 5만 건의 사전 예약이 쌓였다는 점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기존 솔라루프와 다른 접근

국내에서도 차량용 태양광 기술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현대차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일부 전기차에 솔라루프를 적용한 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기능에 머물렀다.
반면 앱테라는 태양광을 부가 장비가 아닌 차량 구조의 중심 요소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일반적인 솔라루프가 지붕 면적 한정으로 추가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수준이라면, 앱테라는 차체 대부분을 발전 면적으로 활용해 활용 폭을 크게 넓혔다.
아직 미국 시장 우선 출시 단계인 만큼 국내 도입 일정은 미정이지만, 예정대로 2026년 말 첫 고객 인도가 이뤄진다면 태양광 전기차의 상용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