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바이오 전문 투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직원들은 과거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당시 임 대표의 측근들로 구성됐다.
복수의 핵심 관계자는 이 회사의 지분 대다수를 임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경영컨설팅 회사를 차린 데 이어 바이오 투자 사업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미 떠난 임종훈 측근들 다 모였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 파마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3월21일 자본금 4억원으로 세워진 이 회사의 라이선스는 금융감독원 소관인 사모펀드(PEF)로 등재됐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을 지냈던 박준석 대표이사가 같은 해 7월31일에 취임한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투자활동은 이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파마앤파트너스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공식 멤버는 박 대표이사(CEO), 류동수 최고투자책임자(CIO), 박승현 파트너 등 3인으로 이들이 한미그룹 재직 당시 임 대표의 측근이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류 CIO는 한미사이언스 CFO였으며 박 파트너는 한미헬스케어 이사로 재직했다. 이들은 경영권 분쟁 이후 모두 회사를 떠나 현재 임 대표와 함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파마앤파트너스는 <블로터>의 취재가 시작된 후 홈페이지에 기재된 박 대표의 이름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현재는 파마앤파트너스 소속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등기부등본에는 회사 대표이사가 여전히 박준석으로 등재돼 있다. 이에 대해 류 CIO는 “임 사장이 대주주인지 여부는 대표에게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박 대표를 의미하는지, 임 대표를 지칭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 대표직 변동이 있었고 아직 직접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바이오 투자를 위해 설립한 회사"라며 "임 사장의 지분율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파마앤파트너스의 실질적인 운영을 임 대표가 맡고 있다고 예상한다. 또 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90% 안팎으로 추정된다. 임 대표 역시 "파마앤파트너스의 대주주가 맞다"며 사모펀드 설립 사실과 실소유자라는 점을 인정했다. IB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임 대표가 파마앤파트너스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실소유자로 알고 있다"며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인 점을 활용해 투자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동 WM1에서 만난 임종훈 대표
이들이 새로운 투자회사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임 대표는 지난해 3월7일 자본금 10억원으로 서울 삼성동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 ‘바이오·의료기기 전문 경영 컨설팅 및 투자사’인 WM1을 차렸다. 류 CIO는 임 대표와 함께 한미오너투자기업의 경영관리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는 임 대표이며 류 CIO는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WM1은 기존 경영컨설팅, 자문 등 투자사 성격에 지난해 7월 의료기기 유통, 판매, 수입 및 수출업, 의료기기 중개업 등의 사업 항목이 추가됐다. 임 대표는 지난해 7월 WM1에서 <블로터>와 만나 당시 한미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이날 기준 5.09%다. 이는 한미사이언스 종가 기준(3만7100원)으로 약 1291억원에 해당한다. 이에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가 여러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투자수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까지 토모큐브(4.82%), 바이오앱(4.94%), Noom, Inc(0.12%) 등 주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의료기업 등 바이오 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다른 상위 제약사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한미도 지속적으로 지분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임종훈 대표의 투자회사 존재에 대해 인지한 적 없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이 임 대표 회사의 존재 여부 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임 대표의 동종업 겸직에 대한 이사회 동의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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