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주 명문고 채용사기 벌인 전직 교사, 필리핀 도주 9년 만에 붙잡혀…1심서 징역 6년

강한 기자 2024. 10. 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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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사립고등학교에서 기간제 동료 교사와 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6억 원대 취업 사기 벌인 혐의를 받던 정규직 교사가 필리핀 도주 9년 만에 붙잡혀 중형을 선고 받았다.

A 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중 불법 도박사이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팔거나 공연 티켓 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도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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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에 “정교사로 채용되도록 도와주겠다”
법원 “신뢰관계와 간절한 마음 이용해 죄질 나쁘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명문 사립고등학교에서 기간제 동료 교사와 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6억 원대 취업 사기 벌인 혐의를 받던 정규직 교사가 필리핀 도주 9년 만에 붙잡혀 중형을 선고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사기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 A(49) 씨에게 최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00년 9월부터 광주 대동고에서 중국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2003년 9월부터 정교사로 전환됐다. 2013년 5월 같은 학교에서 수학 기간제 교사로 일하던 B 씨에게 정교사로 채용되도록 힘써주겠다고 속여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수개월 간 13명으로부터 총 6억7000만 원을 받는다. 또 자신이 가르친 제자에게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이고 돈을 받은 혐의, 졸업생·학부모에게 대기업 취업이나 대학교 추가합격 등을 약속하며 돈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이같은 행각이 발각될 조짐을 보이자 2014년 2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는 행방이 묘연해진 A 씨를 같은해 3월 파면 조치했다. A 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중 불법 도박사이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팔거나 공연 티켓 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해외도주 9년만인 2023년 7월 귀국했다가 붙잡혀 수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판사는 "편취금이 1억 원을 넘는 피해자들이 있고, 개별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설득·회유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9년 넘게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면서 피해 회복 노력을 외면한 채 추가 범행에까지 나아가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인적 신뢰관계가 있어서 자신을 쉽게 의심하기 어려운 주변 동료교사나 후배들에게 먼저 접근했다"며 "취업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이용했고, 자신의 제자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강조했다. 다만 "건강이 안 좋고 피해자들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임에도 반복적으로 돈을 지급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항소했다. 광주 대동고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가장 먼저 시위에 나섰다가 휴교령이 내려진 것으로 유명하다. 5·18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 학교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와 박균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치인을 다수 배출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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