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강 투어링 모터사이클..2025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

거대한 대륙인 미국에 할리데이비슨 투어러 모터사이클은 현재 얼마나 널리 퍼져 있을까. 중서부 대평원 도로에서 보이는 대형 오토바이 3대중 2대가 할리다. 2000년 이후 할리데이비슨은 200만대가 넘는 투어링 바이크를 미국에서 판매했다.

구체적으로 2024년 할리데이비슨 투어링 바이크의 미국 점유율은 74.5%를 기록했다. 경쟁사를 논의할 필요가 없는 압도적인 수치다. 지난해까지 할리의 최정상 투어링 대표 모델은 로드 글라이드 리미티드와 울트라 리미티드였다.

넓은 탑 케이스, 넉넉한 뒷좌석, 페어링 로워, 그리고 대형 윈드스크린을 갖춰 오랫동안 미국 투어링 오토바이의 정점을 찍은 모델이다. 할리는 2025년형 라인업에서 이들 모델을 제외했다. 그러면서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사진=사이클월드

사이클월드에서 2025년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를 타고 6일 동안 산악 및 고속도로 3200km를 주행했다. 가격은 3만749달러(약 450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존 울트라 리미티드보다 1750달러 저렴하다. 외장 컬러는 블루 버스트로 권장 소비자가에 1000달러를 추가해야 된다.

시승 코스는 밀워키에 있는 할리 데이비슨 박물관에서 시작해 미국 모터사이클 투어의 핵심인 스터지스 모터사이클 랠리(Sturgis Motorcycle Rally)까지 약 3200km를 달렸다. 사우스다코타 교통국은 85주년 스터지스 랠리 기념 행사에 53만7459명의 라이더가 참가한다고 전한다.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의 배트윙 페어링은 큰 투어용 탑 케이스를 장착해 차세대 미국 투어링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엔진은 퇴임한 로드 글라이드 리미티드와 울트라 리미티드에서 사용한 트윈 쿨드 밀워키-에잇 114를 대신해 105마력을 내는 밀워키-에잇 117을 사용한다.

새로운 페어링에는 높은 윈드스크린, 그리고 더 커진 포크와 에어 디플렉터를 갖췄다. 12.3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도 돋보인다. 새롭게 디자인된 페어링에는 200와트 앰프로 구동되는 5.25인치 스피커 두 개가 장착되어 있다.

할리 측은 2025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가 기존 울트라 리미티드보다 약 20kg 더 가볍다고 설명한다. 밀워키-에이트 117 엔진은 크롬 또는 블랙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가에 1350달러가 추가된다.

사진=사이클월드

사진=사이클월드

시동을 걸자 할리 라이더들이 가장 좋아하는 진동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밀워키-에잇 117의 평평한 토크 곡선 덕분에 가속과 동시에 최고 토크가 나온다. 약 1000rpm에서 공회전하고 레드라인은 5500rpm이다. 최고 토크는 중간 지점인 2850rpm이다. 2000rpm의 저속에서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그러나 높은 기어비로 인해 토크가 풍부한 파워밴드를 활용하려면 한두 단 낮춰야 한다. 기어비는 3000rpm에서 3000rpm일 때 속도계가 45마일을 표시한다. 장점은 최고 기어가 높지만 오버드라이브는 아니라는 점이다.

고속도로에서 130km/h 미만에서는 5단 기어로 충분하다. 사우스다코타 블랙힐스의 니들스 하이웨이는 아름다운 경치와 오토바이 주행에 최적인 곡선을 자랑한다. 최대 회전수 범위에서 가속할 때, 토크가 부드럽게 줄어들면서 5500rpm의 레드라인에 꽤 빨리 도달한다. 울트라는 다른 모델들이 가진 '킹 오브 더 백거스' 같은 허세는 보여주지 않는다. 아주 빠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빠르다.

20여년전 아버지는 할리에 대해 "엔진은 훌륭하지만 스로틀 케이블이 고무줄 같아"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아버지의 판단은 정확했다.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 스로틀(현재 라이드 바이 와이어)은 고무줄로 스로틀 바디에 연결된 것처럼 느껴진다. 스로틀을 처음 건드릴 때는 약간 갑작스럽다. 그 후에는 즉각성이 사라진다. 로드 및 레인 모드에서는 스로틀 반응이 부드러워져 느낌이 더욱 과장된다.

문제는 클러치와 기어박스와의 상호 작용으로 스로틀 느낌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울트라는 케이블 클러치다. 당기는 힘이 꽤 세고 마찰 영역을 지나는 경사가 심해 레버 조작감이 다소 부정확하다. 하지만 엔진의 풍부한 저속 토크와 높은 관성을 고려하면 클러치 느낌은 거의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어 변속도 약간 투박하면서 정확한 피드백이 부족하다.

가장 큰 매력은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다. 하루 종일 800km를 넘게 달리는 장거리를 주행해도 편안하다. 특히 시트는 지금까지 테스트한 양산 오토바이 가운데 가장 편안했다. 하지만 앞뒤로 크게 움직이지는 않아 체격이 큰 라이더에게는 불편할 수 있겠다.

오른쪽 바 스위치 큐브로 음악 컨트롤을 조작한다. 오른쪽 하단은 음성 인식 버튼이다.

왼쪽 핸들에는 열선 그립 버튼이 달려있다. 양쪽에 하나씩 있는 방향 지시등은 할리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이라 처음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사진=사이클월드

할리 데이비슨 엔지니어들은 유체 역학을 사용해 배트윙 페어링, 페어링 로워, 그리고 스트리트 글라이드보다 4인치 더 높은 투어링 윈드스크린을 설계했다. 회사 측은 2024년형 울트라 리미티드 모델에 비해 "헬멧 진동이 60%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헬멧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윈드스크린 아래 통풍구를 열어 공기가 통과할 수 있게 했다. 통풍구는 레버로 하부 차체로 흐르는 공기를 조절한다. 커다란 페어링은 여러 가지 장점이 돋보인다. 주행 후반에 마주친 비를 막아준 것은 정말 고마웠다. 하지만 극심한 더위에서는 오히려 약점이다.

다행히 할리는 페어링 하단부에 조절식 포크를 장착해 디플렉터와 통풍구를 통해 공기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훌륭한 기술을 선보였다. 신용카드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이지만 공기의 흐름을 상단으로 유도하는 데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은 매우 유용하다.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한 시트만큼 중요한 것은 내비게이션을 쉽게 이용하고, 집에 있는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고, 중서부 고속도로의 쭉 뻗은 도로에서 딴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오토바이 업계의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 통합 측면에서 여전히 시대에 뒤처져 있지만 할리는 이와 달리 최적의 기능을 제공한다. 12.3인치 TFT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을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도 지원한다.

터치스크린은 주행 중에도 조작할 수 있다. 라이더가 핸들에 손을 얹고 싶어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핸들바 스위치도 달려 있다. 디스플레이는 무선 카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지원하지 않는다.

여러 모터사이클 모델 가운데 무선 카플레이는 할리의 독보적인 편의 장비다. 별도 휴대폰 거치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카플레이 기능에서 유일한 단점은 트립미터,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 등이 가려진다는 점뿐이다.

할리데이비슨 CVO 스트리트 글라이드

요즘 고속도로에서 다른 사람까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크게 틀어놓는 것이 보통이다. 괜찮은 사운드 시스템은 미국 투어러에 필수다. 페어링에는 4채널 200와트 앰프로 구동되는 5.25인치 스피커 두 개가 달려있다.

오토바이에서 내리면 스피커 소리가 엄청나게 시끄럽지만 고속도로에서 달릴 때 풍부한 음량을 선사한다. 디스플레이 화면 아래 수납 공간에는 휴대폰용 USB-C 충전기가 장착돼있다. 문제는 충전코드 등이 안에 걸려 종종 열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는 스로틀 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토크 출력을 조절하는 네 가지 주행 모드(로드, 스포츠, 레인, 커스텀)를 제공한다. 추가로 라이더 보조 기능은 다음과 같다. 직선/코너링 전자식 연동 브레이크, 직선/코너링 ABS, 직선/코너링 트랙션 컨트롤, 직선/코너링 드래그 토크 슬립 제어, 차량 홀드 제어 등이다.

4천만원대 오토바이라면 이러한 운전자 보조 장치는 최소한의 필요 조건이다. 경쟁 모델인 인디언 로드마스터 파워플러스 에는 사각지대 감지, 테일게이트 경고 및 후방 충돌 경고를 지원하는 후방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다.

더구나 다유럽산 최신 스포츠 및 어드벤처 투어러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자식 조절 서스펜션까지탑재되어 있다. 페어링의 넓은 날개폭을 고려하면 앞으로 할리 엔지니어들이 레이더나 작은 블랙박스를 여기에 장착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트리드 글라이드 울트라 무게는 866파운드다. 기존 울트라 리미티드보다 49파운드, 2025년형 인디안 로드마스터 파워플러스보다 112보다 71파운드 가볍다. 이틀 동안 고속도로를 1600km나 편안하게 질주했다.

스터지스 남쪽의 구불구불한 포장도로는 미시시피 강 양쪽에서 최고의 라이딩 경험을 선사한다. 블랙 힐스 중심부에서 마주친 첫 코너에서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는 놀랍도록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줬다. 좌우로 전환할 때 핸들바에 아주 약간의 힘만 가해도 휙휙 움직였다.

코너에서 과감하게 옆으로 넘어뜨렸더니 31도 기울어진 각도에서 일부 부품이 도로에 긁히기도 했다. 기울어졌을 때도 균형과 안정성을 잘 유지한다. 코너 중간에서 라인을 조정하는 데 큰 힘이 필요하지 않았다.

포크에 장착된 페어링 조향 중량 때문에 앞쪽 부분이 나머지 부분과 분리된 듯한 느낌이 드는 바이크도 있지만 스트리트 글라이드는 전반적으로 그런 특징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가장 좋은 자세는 무거운  무게를 견뎌내 서스펜션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몸을 똑바로 세우고 바이크에서 거의 분리된 듯한 자세를 유지하며 핸들을 플랫 트랙 스타일로 내리면 덩치 큰 글라이드는 마치 저절로 코너를 질주하는 듯 움직였다.

글라이드에는 19인치(앞), 18인치(뒤) 휠이 장착되어 있다. 서스펜션은 두 단계로 프리로드를 조절할 수 있는 듀얼 쇼와 에멀전 쇼크를 장착했다. 새로운 리어 서스펜션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션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전 모델인 로드 글라이드나 울트라 리미티드보다 개선됐지만 코너 중간에서 요철을 만났을 때, 바이크가 바닥까지 심하게 쏠리면서 바닥판이 긁혔다. 트래블이 좁고 댐핑이 비교적 부드러워서 서스펜션이 제 성능을 넘어서면 거칠게 반응한다. 댐핑이 부드럽지만 긴 휠베이스 덕분에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포크 다이브가 최소화된다.

강한 브레이킹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프론트 브레이크는 축방향으로 장착된 듀얼 4피스톤 캘리퍼와 320mm 디스크지만 리어 브레이크는 싱글 4피스톤 캘리퍼와 300mm 디스크를 장착사용한다.

브레이크가 스펀지처럼 부드러워서 세게 밟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서스펜션과 브레이킹의 관계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프론트 브레이크가 더 강하면 프런트 엔드로 무게가 너무 많이 분산되어 포크 트래블이 빠르게 줄어든다.

넓은 트렁크 짐을 가득 넣어도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는 이런 무게를 잘 견뎌낸다. 주차장이던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 크기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평균적인 실력의 라이더라도 바이크의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코너링 시 트레일 브레이킹을 할 때는 스포츠 바이크처럼 사용 가능한 제동 성능의 일부만 사용한다. 대신 브레이크가 제공할 모든 힘을 최대한 활용했다. 세게 브레이크를 밟은 후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반동하도록 브레이크를 뒤로 빼는 방식이다.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는 핸들링이 정말 뛰어나다. 아울러 4천만원대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의 가치를 순전히 성능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할리 데이비슨은 미국에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간주한다. 3200km를 달려본 이후 더 나은 성능이 그리워지지 않았다. 디자인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고 장거리에서 너무 편안했다.

스펀지 같은 브레이크, 투박한 기어박스, 제한된 트래블의 서스펜션, 그리고 정확하지 않은 감각의 컨트롤 같은 단점도 애정으로 다가왔다. 빠르고 부드러운 기어 변속을 위해 오른쪽 손목, 왼쪽 두 손가락, 왼쪽 발가락을 과장되게 움직여야 했던 점도 즐거웠다. 크고 무겁고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정말 사랑스럽다,

어드벤처 바이크가 스포츠 바이크와 같을 필요는 없다. 각자가 고유한 개성을 지녔고, 다르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터사이클이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적어도 스트리트 글라이드는 미국 장거리 투어링에서 최고의 선택이다.

시트에서 발을 앞으로 내민 라이딩 자세와 공기 역학, 그리고 진동 없는 주행 특징을 갖춘 이 오토바이는 미국 도로 횡단 여행에 최고의 오토바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정리=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 2025년형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글라이드 울트라>

가격:    $30,749부터

엔진:    밀워키-에이트 117

배기량    1923cc 6단 수동 변속기

보어 x 스트로크:    103.5 x 114.3mm

압축 비율:    10.3:1

춫력 105마력@4600rpm , 130파운드-피트@3250rpm

클러치:    습식, 다중 플레이트 슬립 및 어시스트

후론트 서스펜션:    49mm 듀얼 벤딩 밸브; 4.6인치 이동

리어 서스펜션:    듀얼 아웃보드 에멀전 쇼크, 스프링 예압 조절 가능; 3.0인치 트래블

앞 브레이크: 4피스톤 캘리퍼, 코너링 ABS 및 연동 브레이킹 320mm 플로팅 디스크

리어 브레이크:4피스톤 캘리퍼, 코너링 ABS 및 연동 브레이킹 300mm 디스크

바퀴 앞뒤:    주조 알루미늄; 19인치/18인치

타이어, 앞/뒤:    던롭 HD 시리즈 바이어스 블랙월; 130/60B-19 / 180/55B-18

지상고:    5.3인치 좌석 높이: 28.5인치

연료 용량:    6.0갤런  건조중량:    866파운드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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