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도쿄에 다녀왔어요.
내용이 길 수 있습니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출 때, 스카이트리가 가장 먼저 나 여기있다고 손을 들어준다. 그럼 그 아래로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조금 더 크게 보이는 순간 난 도쿄에 들어왔다.
우설을 처음 먹은 건 꽤 오래전 친구랑 바이럴 당해 도톤보리에서 간 야키니꾸무한 가게였다.
분명히 퀄리티도 좋고 더 맛있는데 생각나는 건 싸구려 우설이었다. 그때의 감정이 맛있었겠지.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다들 여럿이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누구한테 부탁할까 하다가 앞에서 계속 눈이 마주쳤던 틱톡찍던 고등학생들에게 부탁했어요.
근데 여기서 수치사할뻔 ㅡㅡ
포즈 취할때마다 자기들끼리 꺅!!!!!!!!!!!카와이!!!!이러면서 주변 어그로 다끌고 이래라저래라 이런저런포즈 시키면서 웃는데 난 또 찐따같이 하란다고 그대로 하고;;;; 너무 부끄러웠어 ㅜ
핸드폰 주면서도 한국어로 계속 리액션해주고 칭찬해주어서 기쁘긴 정말 기쁜데 그거 알죠 옆에 있기만 해도 기빨리는거
제가 카와이해봤자 너희들과 고등학생 나이만큼 카와이할까요..라는 생각.
크리스마스라 그런지 광장에서 예수님 믿으라고 마이크들고 연설도 하시더라고요.
뒤쪽은 일루미네이션이 이뻤다.
체크인을 하고 야키토리를 먹었습니다. 여기 맛있습니다.
갤검에 ‘궁극의 야키토리’ 검색하시면 나와요. 가치도키역.
근데 서빙하는 안경직원은 좀 까칠해요. 일남미워 ㅜㅜ
카메라로는 원근감이 안잡히네요. 실물이 더 크고 꽉차게 보입니다.
황거에 갔습니다.
황거 외원의 날씨는 맑았어요.
이름은 구스노키 마사시게.
나이는 불멸.
과거에는 전장을 달렸겠지만 지금은 시간을 달리고 있다.
하늘이 맑습니다.
황거 산책을 하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달리는 사람도 많았어요.
오테마치를 지나 긴자로 갔습니다.
긴자에 온 이유 중 하나.
커피보다 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잘 아는 마리아쥬 프레르입니다.
프랑스 브랜드 답게 영어는 없고, 불어와 일어만이 존재하는 메뉴판.
걱정하지 마세요. 직원께서 매우 친절해 잘 도와줄 거예요.
이날은 사쿠라 녹차를 먹었습니다. 마치 하늘색 같은 조금 시원한 맛이 납니다.
차를 좋아하신다면, 특히 입문자라면 가보세요. 종류는 100가지가 넘고 티 마스터가 말아주는 거 마시면 기준도 세우기 좋아요.
가격은 1,600엔입니다.
동영상이 안 올라가 분위기를 못 보여드리네요 ㅠㅅㅠ
아 그리고 ㅅㅂ님들 이거 얼만지 알아요?
1,960엔입니다. 조각케이크가요ㅡㅡ 포크 보이시죠? 저 사이즈가 2천엔입니다 말이된다고생각하세요? 근데 금붕어처럼 먹고 개비싸다는 생각이 사라졌어요.
존아 맛있거든요……. 주로 느껴지는 맛은 말차와 유자 밤(몽블랑)인데요, 유자가 메인이에요. 나머지는 그저 유자의 시트러스함과 새콤함을 서포트해줄 뿐입니다. 근데 그 밸런스가 정말 좋아요. 추천합니다 ㅜㅜ
이름은 진열대 보고 골라서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맛있어서 2천엔이 아니라 2만엔이어도 사먹을거냐고 물어본다면
미쳤냐노?ㅋㅋㅋㅋ 2천엔도 손 달달떨리는데ㅋㅋㅋ
근데 강도가 칼들고 2만엔내고 먹을 거 고르라고 하면 이거 고름ㄹㅇ
아마 먹고나서 ‘이래서 칼들고 협박했구나’라고 생각하며 경찰 부를정도의 맛ㅇ입니다.
여자친구 있으면 데려가세요. 여자친구랑 여행에서 싸웠으면 데려가세요. 2천엔으로 기분 좋게 해주기에 이만한게 없어요.
도쿄에 온 목적이다.
전날 공연 보고 술을 거하게 마셔(사와2잔) 메론소다로 해장했습니다.
나카메구로의 아침을 담아보았어요.
매일 달력으로 날짜를 알려주는 집입니다.
앞에 모자 쓴 아저씨게 허락을 받고 찍었습니다.
시부야는 한창 재개발중.
2일차 공연도 너무 행복했다.
여운을 고이 들고 노미호다이에서 진탕 말아 마셨다.(콜라1잔, 사와2잔)
아키하바라에서부터 술좀 깰 겸 걷던 새벽, 아무도 없는 도쿄역 광장이다.
그거 아시나요? 도쿄타워가 에펠탑보다 높다는 사실. 자 이제 누가 짭이지?
(아시는분 사실여부 팩트체크 부탁드려요)
이 꽃의 다발을 그러모아 뽑아낸 진한 한 방울을 머금고 돌아가고 싶었다.
시부스야카이는 바람이 많이 분다.
끝없는 수평선의 대평원과 그 위로 솟은 건물.
보통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를 배경으로하여 사진을 남긴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서양에서 온 듯한 여성분이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한다. 눈이 크면 마음도 읽을 수 있나보다.
보통의 편견, 서양인들은 사진 못찍는다. 편견이었다.
이 분께선 지극정성으로 휴대폰을 돌려가며 오마카세로 찍어주었다. 나도 쪼무서엎무서 사격자세로 열심히 찍어주니 한국어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난 그저 몬자야끼 제조기일 뿐인데.
다찌에 앉아 몬자야끼를 만들고 있으니 철판 보며 제사지내던 옆 자리 커플이 와 저사람 진짜 잘만든다고 칭찬을 한다. 못들은척을 했다.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컸으나 아는 척을 하면 한국말로 말하고 들은 우리 셋이 부끄러울 것 같아서.
왜인지 보내기 아쉬운 밤이었다.
기린 귀여워+(^‿^)+
기린 사랑해
기린 멋있어
기린 혓바닥
기린 속눈썹
저 넓은 논밭을 달리는 사람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며 등 뒤로 보내고 돌아왔다.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