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은 너무 심했네'...토트넘, '0순위' 슬롯 선임 불발 이유

김대식 기자 2023. 5. 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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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페예노르트는 아르네 슬롯 감독을 데려가는 조건으로 큰 액수를 원했다.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대체자 자리를 두고 슬롯 감독과의 협상을 진행했다. 초기 협상 때만 해도 상황은 좋아보였다. 슬롯 감독을 보내지 않겠다는 페예노르트의 의지는 매우 강했지만 슬롯 감독이 토트넘행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일단 슬롯 감독은 네덜란드 리그의 지배자로서 새로운 전술 천재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점유율을 중시하는 스타일의 감독으로 공격 축구를 추구한다. 2021-22시즌부터 페예노르트 지휘봉을 잡은 슬롯 감독은 AZ 알크마르에서 보여줬던 좋은 행보를 그대로 이어갔다. 첫 시즌 리그 3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준우승 등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를 2022-23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아약스와 PSV 아인트호번을 제압하고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기에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전 유럽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이미 네덜란드 안에서는 제2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텐 하흐 감독도 유럽 축구의 변방으로 밀려나던 아약스를 이끌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네덜란드를 넘어서 유럽대항전에서도 성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슬롯 감독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중이다.

슬롯 감독도 자신의 토트넘행 보도에 대해서 "내 다음 행선지가 네덜란드는 아닐 것이다. 난 항상 세계 최고의 리그는 프리미어리그라고 말해왔다"라고 밝히며 토트넘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자회견을 떠나면서는 "런던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농담까지 던지는 여유를 보여줬다.

그러나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에 남기로 결정했다. 슬롯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AD Sport'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클럽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사하지만 제 소망은 페예노르트에 머물면서 지난 두 시즌 동안 쌓아왔던 토대를 계속 쌓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도 없다. 논의는 연장 가능성에 관한 대화만 있었다. 페예노르트에서 새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하면서 페예노르트 잔류를 선언했다.

 

슬롯 감독이 이렇게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토트넘과 페예노르트 사이의 협상이 완전히 불발됐기 때문이다. 슬롯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선 페예노르트에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다.

애초애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에서 선수들처럼 바이아웃 조항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만 파운드(약 98억 원) 정도로 알려진 슬롯 감독의 바이아웃은 2024년 이후에야 발동이 가능한 조건이 있었다. 페예노르트는 슬롯 감독만 데려간다면 아직 발동 시기가 되지 않았지만 바이아웃 금액과 비슷한 액수 정도만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슬롯 감독이 자신의 밑에 있는 코치진까지 모두 데려가려고 하자 페예노르트는 가격을 올려버렸다. 슬롯 감독은 마리노 푸시치 코치와 스피케 홀쇼프 코치에 더해 루벤 피터스 코치까지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자 페예노르트는 위약금을 2.5배나 올려버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감독 타깃인 슬롯을 페예노르트에서 데려오기 위해 무려 1500만 파운드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액수는 슬롯의 에이전트인 라파엘라 피멘타가 페예노르트 수뇌부와 중요한 회담을 진행하는 동안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아직 빅클럽 경험도 없고, 감독으로서의 경력도 대단하지 않은 슬롯 감독에게 1500만 파운드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쓰기엔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어떤 이유든, 토트넘은 2달 동안 정식 감독을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토트넘행이 불발된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와 재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개인 SNS를 통해 "슬롯 감독은 곧 페예노르트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어제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고, 곧 발표될 것이다. 그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것이다. 페예노르트에 잔류할 것이며 토트넘으로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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