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선수 경기 덴마크 직관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저만 따라오세요!

조규성(미트윌란) 선수가 덴마크로 향했다. 축구 팬들이 축구 여행을 할 때 가야할 장소가 하나 더 늘었다. 

그런데 미트윌란. 생소하다.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본격적인 유럽 현지 취재 생활 9년차인 기자에게도 쉽지 않은 곳이었다. 축구 취재를 위해 웬만한 곳은 다 가본 기자였지만 미트위란은 아예 처음이었다. 구글 맵스에서 미트윌란의 홈구장인 MCH 아레나를 찍었을 때, 주변에 펼쳐진 휑한 모습. 나름 여행 어드밴스드라고 자부하는 기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발품을 팔기로 했다. 미트윌란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번 회차에서 공개한다. 조규성 선수을 직접 응원하고자 미트윌란으로 갈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미트윌란은 무슨 뜻?

사진 출처=나무위키

일단 뜻부터 알아보자. 미트윌란은 '윌란 반도의 중앙 지역'이라는 뜻이다. 독일 북쪽에 이어진 유틀란드 반도를 덴마크어로 윌란 반도라고 한다. 덴마크는 윌란 반도와 셀란 섬을 포함한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은 셀란 섬에 있다. 

윌란 반도에는 두 팀이 있었다. 이카스트 FS 그리고 헤르닝 프레마드였다.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두 팀을 합병해 강팀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라이벌 두 팀을 합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10년의 논의 끝에 1999년 두 팀은 합병했다. 윌란 반도 중앙 지역의 팀이라는 뜻으로 FC미트윌란이라고 이름지었다. 홈구장은 헤르닝에 두고, 훈련장은 이카스트에 뒀다. 두 구단의 합병으로 탄생한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헤르닝과 MCH 아레나는 어떻게 갈까

미트윌란의 홈구장이 있는 헤르닝으로는 어떻게 갈까. 일단 한국에서 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헤르닝에는 공항 자체가 없다. 전체 인구 5만명이 있는 도시에 공항이 있기는 쉽지 않다. 

우선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으로 가자. 아쉽게도 한국에서 코펜하겐으로 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어디선가 경유해야 한다. 코펜하겐에서 내려서 육로(기차나 자동차)로 가는 방법이 있다. 플릭스 버스라고 불리는 장거리 버스가 편하다. 코펜하겐과 헤르닝을 이어주는 직행 버스가 있다. 기차를 타고 가면 중간에 내려서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시간도 더욱 오래 걸린다. 코펜하겐에서는 무조건 육로를 이용하자. 

유럽 다른 도시에서 가는 방법은 어떨까. 축구 여행을 가려고 할 때 런던이나 파리, 뮌헨 등에서 이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펜하겐을 갔다가 버스를 타야 할까. 그것도 방법이다. 

빌룬드 공항 도착장

그러나 다른 유럽 도시라면 헤르닝 인근 공항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빌룬드에 공항이 있다. 빌룬드 자체는 작은 도시다. 7000명 정도만 산다. 그러나 덴마크 내에서 두번째로 큰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빌룬드에 세계적인 블록 완구 기업인 레고 본사와 레고 랜드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 각지에서 레고 랜드를 가기 위해 비행기로 날아온다. 

바일레 역
기베역은 작은 간이역 느낌이다

빌룬드에서 헤르닝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것도 대중교통으로, 버스를 탄 후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기자의 경우에는 버스를 타고 바일레(Vejle)로 간 후 헤르닝행 기차로 갈아탔다. 아니면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기베(Give) 역으로 간 후 기차로 갈아탈 수도 있다. 

헤르닝역의 모습

헤르닝 역에서 MCH 아레나까지는 기차로 한 정거장을 타고 가간 후 걸어가거나, 버스로 간 후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아예 걸어가도 된다. 3.3km다. 한 4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걷는 일이 많다. 운동삼아 걸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단. 이 지점에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 차량을 렌트할 수 있으면 렌트를 하라.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서든, 빌룬드 공항에 도착해서든 렌트를 하는 것이 좋다. 

경제적으로 저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 빅맥 세트의 가격이 80 덴마크 크로네. 우리 돈은 1만 5000원이다. 한국 빅맥 세트 가격이 8400원(2023년 7월 현재)이다. 거의 두 배에 가깝다. 

대중교통도 비싸다. 기자의 경우 빌룬드 공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바일레로 향했다. 버스비는 우리 돈 2만원 정도였다. 바일레에서 내려서 헤르닝행 기차를 탔다. 편도 3만원이었다. 빌룬드에서 헤르닝까지 가는데 버스비와 기차비가 편도 5만원이었다. 

MCH 아레나에서 경기가 끝나고, 돌아올 차편이 없을 때, 너무 늦어서 걷기가 힘들거나 무섭다면 택시를 불러야 한다. 헤르닝역 인근 숙소에서 MCH아레나까지 차로는 6분 남짓 걸린다. 이 구간 택시 요금은 우리 돈으로 약 7만원이다. 

기자의 지인은 빌룬드 공항에서 렌트를 했다. 2박 3일 빌리는데 15만원 정도 들었다고 했다. 두 세명이 돈을 나눠서 차를 빌린다면 경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숙소 앞, 경기장 앞까지 왔다갔다 할 수 있다. 헤르닝의 경우 외곽으로 빠질 수록 숙소 값도 싸다. 때문에 차가 있다면 더욱 싼 가격에 숙소도 이용할 수 있다. 

미트윌란 훈련장은 이카스트에 있다. 헤르닝 역에서 이카스트 역으로 가는 기차를 탄다. 이카스트 역에서 내리면 200미터 남짓 거리에 있다. 미트윌란 훈련장은 팬들에게 친화적이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훈련 모습을 공개할 때도 많다. 조규성 선수를 눈앞에서 만날 수도 있다. 

다만 역시 렌트를 추천한다. 헤르닝에서 이카스트 훈련장까지는 차로 15분 남짓 걸린다. 바로 앞에 주차도 공짜다. 

#미트윌란 훈련장, 학교와 함께 운영!

22일 기자는 미트윌란 훈련장을 방문했다. 조규성 선수와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인터뷰는 바로 앞 포스팅에 올라와있다. 

조규성 선수를 만나기 전 미트윌란 훈련장 투어를 했다. 미트윌란의 스포르팅 다이렉터인 스벤이 직접 나섰다. 미트윌란 훈련장은 새로 오픈한 지 1개월밖에 안됐다. 지상 4층 규모의 큰 건물과 15면의 피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독특한 것은 유스팀 숙소와 일반 학교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일단 건물은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었다. 구단 관련 건물과 일반 학교 건물이었다. 

구단 관련 건물 1층은 웨이트트레이닝장, 세탁실 등 키트맨 룸, 비디오 분석 등이 행해지는 시청각실 등이 있었다. 

2층은 1군팀과 유스팀 코칭스태프들의 사무실, 구단 사무실 그리고 리셉션룸과 식당이 있었다. 식당은 유스팀부터 1군팀까지 모두 사용했다. 

3층으로 올라갔다. 17세 이하팀의 숙소가 있다. 방 2개, 화장실 1개로 구성된 숙소에는 4명의 선수가 배정되어 생활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회의실들이 있다. 4층은 19세 팀의 숙소다. 1인 1실을 기본으로 한다.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

구단 관련 건물 바로 옆 구역은 일반 초등학교가 있다. 두 구역은 서로 붙어있다. 미트윌란은 초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 공헌의 일환이었다.  4개층에는 각각마다 목적이 있는 교실과 체육실, 암벽등반실 등이 있었다. 스벤 다이렉터는 "우리의 비젼 중 하나는 미트윌란 지역의 학생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을 가진 어린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일반 학교를 함께 운영하는 구단은 처음 보는 듯 하다. 미트윌란이 최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벤 다이렉터도 "아마도 그럴 것이다. 지역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우리의 비젼이자 목표"라며 뿌듯해하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