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 모자에 옷깃 계급은 상사…길 잃은 육군 [무기로 읽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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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군사 전략가, 콜린 그레이(Colin S. Gray)는 정치적 목표와 군사적 수단을 연결하는 전략적 가교(Strategic Bridg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략적 가교가 끊어지면, 목표는 존재하나 수단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여 수단과 목표가 괴리된다.
2036년을 목표로 10개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육군본부는 예산 215억4,000만 원을 투입, 7개 시범 부대를 대상으로 외부 인테리어 전문 업체와 계약 후 공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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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군사 전략가, 콜린 그레이(Colin S. Gray)는 정치적 목표와 군사적 수단을 연결하는 전략적 가교(Strategic Bridg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략적 가교가 끊어지면, 목표는 존재하나 수단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여 수단과 목표가 괴리된다.
이 가교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책임은 군 지휘부에 있다. 그런데 현 육군의 주요 정책과 조직 운영 양상을 보면, 전략적 가교는커녕 오히려 붕괴에 가까워 보인다. 시시각각 전장 양상이 변하는 현대전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해도 모자란데, 참모총장의 첫 일성은 '공간력 혁신'이었다. 공간력은 감성 충만 휴식 공간 등 생활관 인테리어 개선을 가리킨다. 2036년을 목표로 10개년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육군본부는 예산 215억4,000만 원을 투입, 7개 시범 부대를 대상으로 외부 인테리어 전문 업체와 계약 후 공사를 진행했다. 향후 매년 30개 부대씩 총 797개 부대를 대상으로 국방중기계획에까지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215억4,000만 원. 우크라이나군이 운용 중인 FPV 드론을 약 5,700대에서 8,600대 장비할 수 있는 예산이다. 이를 환경미화에 쓰는 것이 전투준비태세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문제는 시범 부대로 선정되지 못한 부대들도 공간력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 훈련은 뒷전이 되었고 지휘 운영비와 중대 운영비가 예산 지침과 맞지 않게 사용되면서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자재를 구하는 실상이다. 모 특전여단에선 패널 공사 자재만 지급해주고 간부들이 직접 작업했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상·원사들이 동조하여 자신들의 인테리어 시공 능력을 과시하고 전투기술을 연구하는 후배들을 '밀덕, 밀리터리 덕후'라며 조롱했다고 한다. 심지어 공간력 토의 결과 휴게실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하면서 훈련 중인 중대급 부대의 훈련을 중단시키고 작업에 투입한 이후에 다시 훈련으로 복귀시킨 정황이 있는 단급 부대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일부 지휘관들은 공간력이란 단어를 사용치 말고 ‘작전 최적화’라고 용어 혼란 전술을 부하들 대상으로 사용 중인 현실이다.
장교 모집 정원 미달에 비상인 육군의 현실에서 학사장교 모집 포스터 역시 가관이다. 육군은 상사, 대위 계급장을 동시에 달고 있는 여군이 등장한 포스터를 내보냈다. 아무리 외부 업체에 의뢰해 제작하였다고 하나, 인사사령부에서 이를 거르지 못했다면 직무유기다.
미래는 더 처참하다. 차기 전차 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육군 기획관리참모부는 '제2차 인구절벽'에 대응한다며, '인공지능(AI) 기술을 반영한 전차에 2명(기존 3명)의 병력을 탑승시키고 전차 소대를 두 대의 전차(단차)로 구성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사업은 가야 되니까"였다. 승무원을 2명으로 줄이면 아군 전차가 공격을 받아 1명만 부상당해도 해당 전차는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차기 전차의 방어력(500m 이내 전면 장갑 14.5㎜, 측면 장갑 12.7㎜)도 장갑차 수준으로 낮췄다고 한다. 인구절벽인데 방어력은 낮추는 모순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위 사례들은 전략적 판단을 지탱해야 할 육군 지휘부의 전략적 가교가 붕괴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난맥상에서 대통령이 과연 전작권 전환만을 논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전략적 가교부터 복원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오직 전투위주 사고, 전투위주 행동에 있는 법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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