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조선소협회, EU에 7대 제안…"한화오션·오넥스 협력이 재건 모델"

지난 13일 EU 집행위 특별대표단에 전달됐다. '프로젝트 트라이던트'를 모델로 내세웠다.

그리스 조선업계가 한화오션과 현지 조선그룹 오넥스(ONEX)의 협력을 토대로 유럽 해상 재무장에 대응할 함정 생산기반 재건을 추진한다. 19일 그리스 조선소협회(HSA)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특별대표단에 유럽 방위 조선산업 육성을 위한 7대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한국 기술·그리스 설비·미국 금융"

제안서는 파노스 크세노코스타스 협회장이 마련하고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협회는 한화오션과 오넥스의 전략적 협약을 서방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핵심 모델로 명시했다. 두 회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트라이던트'는 한국의 조선 기술, 그리스의 생산시설, 미국의 금융 지원을 결합한 3국 협력사업이다. 협회는 이 사업을 그리스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대하는 한편, 미국과 정부 간 '대서양 횡단 조선 협력 협정'을 체결해 방산·상선·에너지 분야 공동 생산라인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목표는 서방 점유율 33% 회복"

협회가 내건 숫자는 분명하다. 그리스·유럽·미국의 생산 협력을 확대해 서방의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을 33%까지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에 집중된 선박 건조 물량을 분산하고, 그리스에서 건조한 선박을 유럽산 제품으로 공급해 EU 자금을 활용한 수출도 늘린다는 계획이 뒤따른다. 조선업을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안보 기반 산업으로 규정한 접근이다.

"역외산 35% 제한이라는 관문"

한화오션에 실익이 큰 지점은 EU의 조달 규정이다. EU는 유럽안보행동계획(SAFE)을 통해 지원 대상 방산제품의 역외산 부품 비용 비중을 원칙적으로 3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유럽 방산 조달시장에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한화오션은 오넥스의 현지 생산시설과 유럽 내 기자재 공급망을 활용해 그리스 해군·해안경비대 사업뿐 아니라 주변국의 함정 발주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유럽은 재무장에 속도를 내면서도 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한국 기술을 유럽 설비로 구현한다'는 구도는 양쪽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몇 안 되는 해법이다. EU 집행위가 이 제안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한화오션의 유럽 진입 경로도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