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던 현대자동차그룹과 구글이 손을 잡았다. 당초 중국의 지리자동차 고급 브랜드 '지커'와 협업을 고민하던 구글이 산업과 통상적인 이유로 현대차를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미국 대표 자율주행기업 '웨이모(Way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웨이모의 이번 결정이 미국 정부의 중국산 커넥티드카 제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차량연결시스템(VCS)이나 자율주행시스템(ADS)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특정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는 2027년식 모델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부터 적용한다.

이번 규정안은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의 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차량의 미국 판매가 늘어나 안보에 큰 위험이 되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일명 '스마트카'로,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대부분 이러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웨이모는 당초 중국 고급차 브랜드 지커의 로보택시 전용 다목적차량(MPV)인 'CM1e'를 기반으로 한 6세대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6세대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4개, 레이더 6개, 카메라 13개 등의 센서와 차량 주변 500m 떨어진 곳과 통신을 주고 받을 수 있는 'V2X' 기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미국 상무부의 조치로 지커와의 협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양사는 사람들의 이동 안전, 효율성,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아이오닉 5는 도로 안전 개선을 위한 웨이모의 혁신적 기술 구현에 있어 이상적인 차량으로, ‘웨이모 원’ 서비스의 확장에 맞춰 새로운 제조 시설인 HMGMA에서 적기에 상당 수의 차량을 생산하고,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은 "현대차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 판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SAE 기준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같은 사업의 첫 시작에 있어 업계 리더인 웨이모는 최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테케드라 마와카나(Tekedra Mawakana) 웨이모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사명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속가능성과 강력한 전기차 로드맵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더 많은 지역의 더 많은 이용자에게 완전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웨이모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