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김성철 "순박한 짝사랑남 넘어 보여드릴 모습 무궁무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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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해 어느덧 9년차 배우로 활약 중이다.
이후 뮤지컬 '베르테르', '스위니토드', '로미오와 줄리엣', '미스터 마우스', '빅 피쉬' 등을 선보이며 배우 조승우가 '나를 자극시키는 후배'로 꼽을 정도로 주목 받으며 뮤지컬 배우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고 올해 '데스노트' 엘(L)역으로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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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해 어느덧 9년차 배우로 활약 중이다. 이후 뮤지컬 '베르테르', '스위니토드', '로미오와 줄리엣', '미스터 마우스', '빅 피쉬' 등을 선보이며 배우 조승우가 '나를 자극시키는 후배'로 꼽을 정도로 주목 받으며 뮤지컬 배우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고 올해 '데스노트' 엘(L)역으로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을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KBS 2TV 단막극 '투 제니(TO. JENNY)를 통해 MZ세대의 사랑법을 선보이며 또래 팬층을 확보해 나갔다. '곽경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에서는 최민호와 함께 학도병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을 뜨겁게 적셨다.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2019)를 거쳐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2020), SBS '그 해 우리는'에서 연달아 이루어 지지 못한 사랑을 추구하는 바람에 짝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물이 끓어오르기 직전 기포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상태처럼 김성철을 향해 달아오르기 시작하던 팬심은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올빼미'로 인해 임계점을 넘어선 모양새다.
영화 '올빼미'는 맹인 침술사 경수(류준열)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 사투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인조실록에 기록된 '마치 약물에 중독돼 죽은 사람 같았다'라는 하나의 문장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서스펜스 스릴러의 형식으로 그려낸 웰메이드 팩션 사극이다. 요절한 비운의 왕세자, 조선왕가의 의문사라는 소재를 통해 단 하룻밤에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그렸다.
소현세자 역을 온몸으로 그려낸 김성철을 향해 안태진 감독과 인조 역의 유해진,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의 류준열은 각종 공식 행사 및 인터뷰를 통해 연기력을 극찬했고, 개봉 이후 이어진 무대 인사에서는 김성철을 보기 위해 출동한 팬들의 즐거운 환호성이 이어지고 있다.

- 소현세자를 표현할 때 가장 신경을 쓴 장면은.
▶ 경수와 대화 장면이 가장 중요했다. 영상 대감은 왕위에 오르라고 압박을 하고 아버지 인조는 소현세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또 병을 앓고 있는 몸 아닌가. 가족 상봉을 하게 돼 행복하지만 하루 빨리 개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앞뒤 꽉 막힌 상황에서 맹인 침술사가 내 마음을 이해해주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 아니었을까. 경수와 만남에서 '창문을 열어주게, 내 기침이 잦아지는 것 같구나'라고 대사를 하는데 그 장면에 많은 것이 설명돼 있다. 경수가 소현세자를 이해하고 소현세자가 그걸 느끼는 장면이 중요했다.
- 캐릭터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있나.
▶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체화되어야 한다. 내가 극에서 하고 있는 말이 거짓이 아닌 진실이라고 스스로 믿어야 한다. 제가 믿어야 관객분들도 믿을 수 있지 않나. 뮤지컬 '데스노트'의 L역을 연기하고 나서 목 디스크가 왔다. 실제 항상 쭈그리고 앉는 자세로 있는 것이 연기하기에는 힘들지만 L에게는 그 자세가 디폴트다. 10년 넘게 그 자세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제 몸에 체화시켜야 한다. 소현세자를 연기할 때도 제가 믿어야 하니 공부도 열심히 했고 무엇보다 제 속에서 계속 체화시키려 했다. 사실 국사 공부나 역사를 공부할 일이 별로 없지만 이번에 '올빼미'를 통해 1600년대의 시간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 SBS '그해 우리는'에서는 다큐멘터리 피디 역이었다.
▶ 작품마다 그 직업에 대해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 다큐멘터리 피디분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며 왜 다큐멘터리 피디가 됐는지 물어봤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첼리스트 역이었는데 첼리스트와 음악가들의 인터뷰도 했다. 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재미있다. 소현세자도 왕의 아들이라는 직업이니 공부를 해야했다.
- 작품을 고를 때 일관되게 유지하는 기준이 있나.
▶ 처음과 끝이 다른 캐릭터가 좋다.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그런 방식이 좋았다. 소현세자도 어질고 좋은 세자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하지 않나. 대본을 볼 때 한 번에 읽히는 작품이 좋다.
- 악역의 끝판왕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나.
▶ 평소 스릴러를 좋아한다. 보는 것도 좋고 출연도 하고 싶다. 하지만 악역은 좋아하지 않는다. 빌런은 좋아한다. 악역은 인간 자체가 나쁜 사람이고 빌런은 주인공의 상대역이라 생각한다. 나쁜 인격을 가진 캐릭터를 싫어한다. 체화가 잘 안된다. 평소 나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왜 저리 나쁜 생각을 할까 싶다. 연쇄살인마 역할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실존 인물은 싫다. 사이코패스에 대해 모든 배우가 욕망이 있겠지만 쉽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저는 공감을 중요시하는 사람인데 사이코패스는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아닌가.

- 인조 역에 도전은 어렵겠다.
▶ (극의 내용대로라면)아들을 죽이지 않았나. 아들을 죽인 아버지는 용서할 수 없지 않을까.
- 대부분의 연기자라면 어떤 역할에든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할 것 같은데 굉장히 솔직한 답변이 놀랍다.
▶ 제가 거짓말을 못하고 솔직하다. 그런 역할은 저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제가 충분히 공감을 못하고 체화를 못한다면 이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그동안 출연한 작품 중 대표작 세 편을 꼽는다면.
▶ 영화는 '올빼미', 뮤지컬은 '데스노트', 드라마는 '그해 우리는'을 꼽고 싶다. 예전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제가 실존하고 있는 시간에 최근 출연한 작품들을 꼽고 있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그것에 감사드린다.
- 팬들은 KBS 2TV 단막극 '투제니'를 항상 거론하던데.
▶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아직 제 주무기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을 보여드린 적이 없다. '투제니'에서 보인 순박함이나 순수함도 좋았지만 더 자신있는 부분들이 있다. 스릴러 장르에서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센 역할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투제니'의 착하고 순박한 이미지와 저는 좀 거리가 있다. 그런 사람이 아니다.(웃음) 제 본성 안에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부분들도 충분히 있으니 그런 것을 보여드릴 작품을 만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 배우로서 지키는 김성철만의 원칙이 있다면.
▶ 어떤 작품을 하든 정신적인 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작품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었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절대 빠져 있지 않다. 제 중심을 다잡으려 한다. 작품의 순간에 가질 수 있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가 끝나면 털어버리는 편이다. 그런 집중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체력을 항상 길러놓으려 한다. 제가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순수하고 솔직헸기에 필터링 없이 말하고 했다면 어느 순간 조심하자 싶더라. 요즘은 말을 많이 아끼는 편이다. 어느 순간 말을 하는 것이 두려운 시기가 오더라. 내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무서웠던 때가 있다. 그 당시 사람 만나는 것도 조심하고 연기에만 집중했었다. 지금은 좋은 길로 잘 가고 있다. 큰 사건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어느 날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내 의견만 말하고 있더라. 그 때 입을 다물어 버렸다.
- 살아오면서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나.
▶ 지금 이 순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제가 배우이기에 제 자신이 악기이고 제 자신을 연주해야 한다. 좋은 악기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계속 해서 연기를 개선시킬 수 있으니 연기라는 예술에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인간 김성철이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한다면 제 연기도 성장해 갈 것이다. 점덤 더 좋은 악기가 되어갈 거다. 이런 사실이 감사하다.
- '올빼미' 최고 히든카드라는 별명이 생겼다.
▶ 감개무량하지만 그런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보통 한 작품의 리딩이나 상견례 자리에 가면 '폐 끼치지 않도록 최선 다 하겠다'라는 인사들을 드리곤 한다.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기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이 항상 있다. 폐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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