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is]① 통합 후 계열사 실적 급성장

서울 상일동에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  /사진 제공=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그룹에서 지주사 위상을 가진다. 삼성그룹은 2015년 3세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단행했으며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 등으로 이어졌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했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고 배경에는 내부거래가 있다. 삼성물산의 내부거래는 합병 이전에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계열사의 지원으로 성장한 제일모직의 내부거래가 통합 이후에도 이어진 결과다. 지배력의 요체에 걸맞은 몸집을 키우는데 내부거래가 도움이 된 셈이다.

이재용 회장, 삼성물산 '지렛대' 그룹 지배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63%에 불과하나 삼성물산 지배력을 지렛대 삼아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간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한다. 이 회장은 1분기 말 기준 삼성물산의 지분율 19.76%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사인 셈으로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5.0%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43.1%), 삼성SDS (17.1%), 삼성E&A(7.0%), 삼성중공업(0.1%) 등을 갖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가 2017년 4월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의 지배구조가 유지될 것이 유력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시 가공

삼성물산은 통합 이후 실적이 급성장하며 지주사에 걸맞은 외형을 갖췄다.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2014년 말 5조2853억원에서 합병 이후인 2015년 말 18조3139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말 37조2585억원을 기록했다.

급성장의 배경에는 내부거래라는 계열의 지원이 존재한다.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전 내부거래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합병 이후인 2015년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제일모직의 매출(별도기준)은 3조7억원이며 이 중 46.38%에 해당하는 1조3918억원이 내부거래다. 이듬해인 2013년의 내부거래액은 1조2995억원을 기록했고 합병을 앞둔 2014년에는 7769억원으로 감소했다.

합병 첫해인 2015년의 내부거래액은 1조4874억원(연간 매출액 대비 16.7%)으로 회복한 뒤 2016년 2조9859(14.93%), 2019년 5조992억원(25.52%), 2023년 7조1644억원(29.27%) 등으로 증가했다. 연간 매출의 10~30%에 달하는 금액을 내부거래로 채우며 성장가도를 달려온 셈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그룹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 3위로 명시하기도 했다.

계열사 투자 건설부문 '수혜'

삼성물산은 크게 건설과 상사, 패션, 리조트 등 4개 부문으로 나뉘며 급식·식자재유통과 바이오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비중은 건설 44.3%, 상사 30.9%, 패션 4.8%, 리조트 1.8%, 급식·식자재유통 7.4%, 바이오 10.8% 등이다.

내부거래 수혜가 가장 큰 부문은 건설이다. 삼성전자가 주는 하이테크 공장 일감 등 든든한 캡티브 수주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발주한 '평택 P4 Ph2(하층동편)'의 기본도급액은 2조3259억원이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발주한 '기흥 SDR 신축'은 1조2330억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 수주액만 약 8조원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경쟁사들이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공사당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일감을 계열사로부터 수주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하고 있다. 건설부문은 연간 연결 실적으로 2023년 매출 1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340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2024년에는 매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 올 1분기는 매출 5조5840억원, 영업이익 337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가 주는 하이테크 공사는 수익성도 높아 건설부문 이익의 핵심이다. 원가 상승과 관련한 공사비 협상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공사계약 변경에 따른 수익은 반영할 원가보다 1조1970억원 많아 회사의 이익을 견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중 8837억원은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고 나머지 3133억원은 미래에 이익을 시현할 전망이다. 실례로 2023년 2월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P3 Ph4(상부동편) FAB동/복합동 마감공사'의 도급액은 1조2650억원이었으나 수 차례 변경해 지난해 말 2조1822억원으로 증액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 부진으로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만큼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개발 수주, 에너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열고 있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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