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세 딸 재산증식 지렛대 옛 세아아인스 정체
세자매 소유 옛 세아아인스 2014년 알짜 변신
4년간 매출 2000억대, 영업이익 한 해 130억
내부거래 한 몫…인디에프 임대료도 따박따박
1310억원. 글로벌세아그룹 창업주 김웅기(73) 회장의 세 딸이 2018년 6월 간판 계열사인 세아상역으로 갈아타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한 개인회사 세아아인스(SAE-A EINS)의 당시 몸값이다. 주당가치가 65만6000원으로 액면가(5000원)의 130배를 웃돌았다.
세아상역의 유일 주주였던 지주사 글로벌세아㈜ 지분은 61.94%로 축소된 반면 김세연(42) 제이디링크(JD Link) 대표(12.94%), 김진아(40) 글로벌세아㈜ 사장(12.56%), 김세라(33) 세아상역 부사장(12.56%)이 현재 도합 38.06%나 가지게 된 주된 이유다.
반면 가업 세습을 위한 일련의 기반 조성작업을 마냥 곱게 볼 수만은 없다. 다분히 2세라는 이유로 세자매가 계열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개인재산을 불린 정황이 엿보여서다.
인디에프에 ‘테이트’ 넘기자 완전잠식 해소
2004년 12월 아인스트랜드로 설립된 세아아인스는 세아상역과 마찬가지도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사업을 하던 업체다. 세아상역이 DKNY, 애버크롬비앤피치(A&F) 등 미국 바이어 중심이었다면 세아아인스는 자라(ZARA), 망고(MANGO), 유니클로(Uniqlo) 등 유럽 및 일본 브랜드를 담당했다.
초창기에는 벌이가 썩 신통치 않았다. 2007년 말 결손금 52억원에 부채(210억원)가 자산(168억원) 보다 42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었다. 그간 순익적자가 적잖이 쌓여왔다는 의미다.
2007년 4월 패션업체 ㈜나산(현 인디에프)이 그룹사로 편입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내수패션은 인디에프, 수출은 세아상역이 각각 전담하는 이원화 전략에 따라 세아아인스가 앞서 2007년 2월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테이트(TATE)’를 이듬해 2월 인디에프에 넘기게 되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2014년을 기점으로는 180도 딴판으로 탈바꿈했다. 김 창업주의 세 딸이 주식교환을 통해 세아상역으로 갈아타기 직전인 2017년까지 재무실적을 보면, 세아아인스는 2010~2011년 300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4년간 2040억~221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또한 한 해 평균 133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알짜로 변신했다.
비결은 딴 게 아니다. 우선 업황 개선과 맞물려 내부거래가 한 몫 했다. 즉, 세아아인스는 주로 그룹의 인도네시아 원단공장 ‘윈텍스타일(PT. WIN TEXTILE)’로부터 원단을 매입해 스타피아(PT. STARPIA), 아인스(PT. EINS TREND) 등 해외 공장을 통해 생산한 뒤 이를 매입해 수출하는 사업구조를 가졌다.
세아아인스 건물 인수하자 인디에프 입주
게다가 인디에프 임대수입이 적잖았다. 현 인디에프 사옥에 비밀이 감춰져 있다. 대지면적 2097.4㎡(634평), 연면적 1만3955.67㎡(4222평)에 지하 4층~지상 9층짜리 건물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에 위치한다.
원래 주인이 세아아인스다. 2010년 4월 옛 코래드(KORAD)빌딩을 420억원에 사들였다. 자금은 문제되지 않았다. 글로벌세아㈜(당시 모태사 세아상역)가 뒤를 봐줬기 때문이다. 외환(현 하나)·신한·우리 등 3개 시중은행으로부터 400억원을 차입하는 데 494억원 지급보증을 서줬다.
이어 세아아인스가 건물주가 되고 나서는 인디에프가 입주했다. 이를 위해 인디에프는 본사를 두 번이나 옮기기도 했다. 글로벌세아그룹 편입 이후 2008년 9월 기존 대치동 사옥(현 디마크빌딩)을 매각한 뒤 이듬해 4월 인근의 현 세아빌딩으로 옮겼다가 다시 2010년 9월 세아아인스빌딩으로 이전했다.
세아아인스가 2011~2017년 인디에프로부터 한 해 적게는 14억원, 많게는 26억원 등 7년간 총 137억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렸던 이유다. 또한 세아상역에게서도 41억원을 챙겼다.
2018년 6월 세아상역이 세아아인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2022년 4월 흡수합병한 뒤로 지금은 인디에프빌딩이 세아상역 소유가 됐다. 글로벌세아㈜ 소유의 에스-타워(S-TOWER) 및 세아빌딩과 더불어 그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개 사옥 중 하나다.
세아아인스 빌딩 인수자금 차입땐 세아상역 보증
뿐만 아니다. 2011년 9월 세아아인스는 의료염색제조업체 글로비아를 인수해 재미를 봤다. 34억원가량을 출자해 지분 100%를 소유했다. 이 자회사에도 세아상역과 인디에프와의 내부 ‘딜’이 존재했다.
세아아인스 계열로 편입될 무렵 글로비아가 인디에프의 경기도 화성물류센터(현 동탄물류센터)를 651억원에 사들였다. 글로비아 또한 인디에프로부터 임대수입을 올렸다는 의미다. 또한 물류창고 매입을 위해 3개 시중은행으로부터 542억원을 차입하는 과정에서도 세아상역이 530억원을 연대보증을 해줬다.
세아아인스는 글로비아를 통해 짭짤한 투자수익을 챙겼다. 2013년 12월 글로벌세아㈜가 글로비아를 흡수합병한 데 기인한다. 이를 계기로 세아아인스는 글로벌세아㈜ 1.66%를 소유하게 됐다. 이어 2017년에 가서는 글로벌세아㈜에 자기주식으로 76억원에 매각했다. 세아아인스로서는 32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현재 글로벌세아㈜가 1대주주인 김 회장 84.8%, 부인 김수남(66) 세아재단 이사장 12.36%, 장녀와 차녀 각각 0.59% 등 일가 지분 외에 1.66%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런 연유로 생긴 것이다.
김 창업주의 세 딸이 소유주로 있던 세아아인스가 알짜 기업으로 성장하기 까지 결과적으로 세아상역과 인디에프, 해외법인 등 그룹사의 다각적인 지원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 [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⑥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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