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내고 도망쳐도 "처벌 없어".. 운전자들 모두가 분노한 상황, 대체 왜?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사람 차량을 긁거나 찌그러뜨리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달아나는 주차 뺑소니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해자가 자수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수리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현실이 반복되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사고 발생 시 운전자는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반드시 전달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떠나도 고작 6~13만 원 수준의 범칙금만 부과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사고 후 도주가 만연해졌고 경찰은 CCTV를 돌려보며 가해자를 추적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 출처 = '뽐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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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우습게 보는 현실
사실상 무법지대와 같아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주정차 차량에 사고를 낸 뒤 연락처나 인적 사항을 남기지 않고 떠나는 경우에는 차량 크기에 따라 최대 13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수준의 처벌로 사실상 말하지 않고 달아나는 게 이득인 구조를 만든다. 잡히지 않으면 그대로 넘어가고 운 좋게 잡혀도 수리비와 소액 범칙금만 부담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주차 뺑소니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대응을 위해 일부 지역에 주차 사고전담팀까지 신설했지만 5~6명 남짓한 팀원이 하루 수십 건의 사건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범죄가 아닌 행정 위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사권도 제한적이다 보니 대부분의 사건은 CCTV 확보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주차사고전담팀 관계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건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설령 영상이 있어도 며칠 치를 돌려보며 차량 번호와 가해자를 특정해야 하는데 시간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실태를 전했다. 주차장을 떠나는 수백 대의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는 수고가 경찰의 어깨에 고스란히 얹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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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도 뺑소니인데 처벌 없어
피해자 울리는 이중잣대 문제

더 큰 문제는 피해 경중에 따라 사건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문콕, 흠집 등 경미한 손상은 경찰이 주차 뺑소니로 접수조차 하지 않는 일이 많다. 법 해석의 유연성이 피해자의 억울함으로 전가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량 수리비만 수십만 원이 나와도 경미하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현실이 비판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문콕 피해를 입은 한 차량 소유주는 “차량 도어에 꽤 깊은 스크래치가 나 수리비가 40만 원이 넘었다”라며 “CCTV를 확인했지만 경찰은 경미하다고 판단해 사건으로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라고도 호소했다. 피해가 눈에 보이는데도 가해자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사라질 수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범칙금 인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박현배 교수는 “벌점을 병행하고 교육 이수까지 의무화해야 실질적인 억제 효과가 있다”라며 “주차 뺑소니도 엄연한 교통 범죄로 간주해 보다 무거운 법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보호의 관점에서 법 적용 기준을 강화하라는 조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