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차를 구입할 때 대부분 소비자는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좋은 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행거리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차라고 단정할 수 없다. 중고차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오히려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이 예산에 맞고 실용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 관리 상태가 핵심
주행거리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 이력’이다. 같은 모델이라도 정기적인 점검과 정비가 이뤄진 차량은 단순히 주행거리가 적은 차량보다 훨씬 신뢰할 만하다.
정비 영수증이나 보험 이력조회 등을 통해 사고 및 정비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엔진오일의 색, 벨트 균열, 냉각수의 상태 등도 점검 포인트다. 이런 세부 관리 차이는 향후 고장 빈도와 유지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 ‘거의 새 차’ 같은 저주행 차량,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주행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차량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주차장에 방치된 차량은 오히려 고무류 부품과 개스킷이 경화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0년 이상 된 차량 중 3만 km 이하 주행 차량은 장기간 미운행으로 인한 누유나 각종 부품 고장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
# 과다 주행 차량의 한계
반대로 주행거리가 지나치게 많은 차량은 주요 부품의 수명이 이미 많이 소모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도심의 연평균 주행거리는 약 15,000~20,000km이며, 이를 초과한 차량은 향후 타이밍벨트, 냉각장치, 브레이크 등 대규모 정비가 필요할 확률이 높다.
# 연식과 주행거리의 상관관계
차량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8~10년 또는 주행거리 16만~19만 km를 넘긴 차량은 각종 고장이 빈번히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10년 이상, 주행거리 16만 km 초과’ 차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관리 상태가 우수하고 사고 이력이 없는 차량이라면 예외도 존재한다.

# 고속도로 주행 vs 도심 주행
주행거리가 같더라도 환경에 따라 차량 상태는 크게 달라진다. 고속도로 주행은 일정한 속도로 주행해 차량에 부담이 적은 반면, 도심 주행은 잦은 가감속과 정차로 인해 부품 마모가 빠르다.
이 때문에 중고차 광고에서 “고속도로 주행거리(highway miles)”를 강조하는 것이다.
# 결론 – 숫자보다 ‘이력’
결국, 중고차 구매에서 주행거리는 참고 기준일 뿐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꾸준한 점검과 정비가 이뤄지고, 사고 이력이 없으며, 장기 방치되지 않은 차량이 ‘좋은 중고차’의 조건이다.
조금 더 주행거리가 많더라도 관리가 잘 된 차량이라면, 단순히 숫자가 적은 차량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