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단독] “카카오톡으로 보낸 메시지, 계약 변경 법적 구속력 있다”

한민아 기자 2026. 5.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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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카카오톡으로 특정일까지 성공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기존 성공보수 약정을 변경하는 새로운 약정이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송승환 판사는 4월 24일 A 법무법인이 의뢰인 B 씨를 상대로 낸 성공보수금 청구 소송(2025가단2166)에서 "피고 B 씨는 원고 A 법무법인에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실관계]
피고 B 씨는 원고 A 법무법인에 2019년 12월경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수행을, 2020년 7월경 손해배상 청구 소송 수행을 위임하며 위임약정서를 작성했다. 이때 "성공보수는 의뢰인 B 씨가 소송에서 승소한 부동산을 매각하여 그 매각 대금으로 자신의 빚을 모두 변제하고 난 잔액의 10%로 한다"고 약정했다.

소송에서 의뢰인 B 씨가 승소했고, 2022년 1월 5일 판결이 확정됐다. 이후 의뢰인 B 씨는 2024년 6월 7일 담당 변호사 C 씨에게 "2025년 6월 30일까지 5,000만 원을 원고 A 법무법인에 입금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원고 A 법무법인은 "성공보수 약정에 따라 피고 의뢰인 B 씨는 성공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 B 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5,000만 원의 성공보수금을 2025년 6월 30일까지 지급하기로 변경 약정했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 B 씨는 "위임계약서의 조항에 따르면 성공보수는 '피고 B 씨가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매각하여 그 매각 대금으로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 그런데 해당 부동산은 현재 법원에서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매각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성공보수 지급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며 성공보수 지급을 거부했다.

[법원 판단]
재판부는 의뢰인 B 씨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기존 위임계약에서 정한 성공보수 약정을 변경하는 약정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지급 상대방(A 법무법인) △지급 금액(5,000만 원) △지급 기한(2025년 6월 30일까지)이 모두 명확히 특정되어 있고 별다른 조건이 붙어 있지 않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피고 B 씨가 자신의 의사로 직접 작성해 전송한 것이다. 담당 변호사 C 씨가 피고 B 씨에게 특정 문구를 카카오톡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그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문자를 보낼 이유가 없다.

-피고 B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담당 변호사 C 씨가 형식상 보내라고 하여 보냈다"며 민법 제108조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통정허위표시가 성립하려면 피고 B 씨와 담당 변호사 C 씨가 서로 통정하여 진실된 의사와는 다른 허위의 의사 표시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담당 변호사 C 씨의 진실된 의사가 메시지 내용과 다르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 B 씨는 담당 변호사의 성공보수금 지급 독촉 문자에 대해 "준비가 안 돼요. 올해 안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경매가로 내놓아서 빚 정리도 다 못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이는 성공보수 지급 의무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사정으로 이행이 어렵다는 취지로 보인다.

[대리인 의견]
원고 측 대리인은 "이 사건은 피고 B 씨가 약속한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무효라고 주장한 사건"이라며 "성공보수 지급일이 판결 확정 이후 3년이나 지난 점, 처음 약정한 성공보수보다 크게 감액된 점 등도 판단 과정에서 고려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