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별한 음악감상법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신곡 ‘APT.’가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쓸면서 다시 한 번 K-팝의 영향력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중독성 있는 ‘훅’과 신나는 ‘비트’가 특징인 이 곡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유튜브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티켓 예매 전쟁이 일상인 요즘 MZ세대는 어떻게 음악을 즐기고 있을까요? MZ 맞춤형 경제 콘텐츠 뉴스레터 '어피티'가 머니레터 구독자 241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음악 감상 플랫폼, 선호하는 음악 장르,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는 K-팝 현상에 대한 의견 등을 물어보았습니다. MZ세대 생각을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방법?
1위는 ‘알고리즘 추천’

K-팝의 숙제?
‘팬 대상 상업화’
※ 11월 8~14일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음악 감상 플랫폼 1위는?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선호하는 음악 장르도 세분화되고 있어요. ‘K-팝(47.3%)’이 역시 인기가 가장 많았고 ‘팝(22.4%)’, ‘클래식과 재즈(9.5%)’, ‘힙합과 R&B(7.5%)’, ‘J-팝(4.2%)’이 그 뒤를 이었어요. 기타 장르도 9.1%를 차지해 음악 취향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줬어요.

음악 감상 플랫폼은 ‘유튜브’가 53.1%로 압도적이에요. ‘스포티파이(Spotify)’나 ‘애플뮤직(Apple Music)’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가 29.9%, ‘멜론’이나 ‘네이버’ 같은 국내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이 15.4%로 뒤를 이었죠. ‘CD나 바이닐’ 같은 실물 앨범은 0.8%에 그쳤어요.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강세인 이유는 음악 전문 크리에이터들이 장르나 가수, 분위기별로 엄선한 플레이리스트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요. ‘공부할 때 듣기 좋은 팝송’, ‘카페에서 듣는 재즈’ 같은 테마형 플레이리스트부터 뮤직비디오, 직캠, 커버영상까지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유튜브의 큰 장점이죠. 반면 국내 스트리밍 앱은 월정액 요금제라는 진입장벽이 있고 글로벌 트렌드가 다소 늦게 반영된다는 한계가 있어요. 또한 음악 감상에만 특화된 서비스라 유튜브처럼 다양한 부가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요.

유튜브의 영향력은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나요. ‘알고리즘 추천(190명)’이 가장 많았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신곡 발매(133명)’, ‘친구나 누리소통망(SNS) 추천(89명)’, ‘스트리밍 서비스 순위(58명)’가 뒤를 이었죠. ‘영화나 드라마 OST(53명)’를 통해 새 음악을 접하기도 해요. 반면 ‘라디오나 TV 방송(22명)’의 영향력은 많이 줄었어요.

음악 감상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멜로디와 사운드(68.9%)’였어요.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성(17.8%)’이 그 뒤를 이었고 ‘가사와 메시지(5.8%)’, ‘배경음악으로서의 편리함(5.4%)’, ‘아티스트의 퍼포먼스(2.1%)’ 순이었어요.

MZ세대에게 음악은 일상의 일부분이 된 것 같아요. 설문 결과를 보면 80.5%가 일하거나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다고 답했어요. 음악을 즐기는 방식을 크게 구분하면 ‘소비’와 ‘참여’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SNS를 통해 특정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챌린지나 쇼트폼 영상 문화에 대해 55.2%가 ‘보기만 한다’고 답했고 ‘관심 없다(18.7%)’와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13.7%)’는 응답도 적지 않았어요. ‘이미 참여했거나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은 1.6%에 그쳤죠.

오프라인에서 음악을 즐기는 방식은 참여 문화에 가까워요. 노래방을 이용하는지 묻는 질문에 63.9%가 ‘가끔 간다’고 답했고 ‘자주 간다’는 응답도 9.1%나 됐죠. 다만 ‘코로나19 이후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22.4%로 팬데믹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직접 찾아가야 하는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 참여도 활발해요. 지난 1년간 53.5%가 ‘1회 이상 방문했다’고 답했거든요. 구체적으로는 ‘1회 방문’이 24.5%, ‘2~3회 방문’이 19.9%, ‘4~5회’가 3.7%로 나타났고 ‘6회 이상’도 5.4%나 됐어요.

K-팝 산업의 그늘

K-팝이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매력으로 ‘강렬한 퍼포먼스와 비주얼(53.9%)’이 꼽혔어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17.4%)’, ‘다양한 콘텐츠와 팬과의 소통(12.5%)’이 그 뒤를 이었죠. ‘글로벌 팬덤과 커뮤니티(8.3%)’, ‘독창적이고 다양한 음악 스타일(5.4%)’도 K-팝의 강점으로 인식되고 있어요.

최근 K-팝이 글로벌·다국적화되면서 어디까지를 K-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요. 그룹 멤버 구성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은 경우도 있고 국내 연예기획사가 프로듀싱에 참여했지만 주 무대가 한국이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이에요. 이와 관련해 ‘제작과 프로듀싱을 한국에서 하면 K-팝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31.5%로 가장 많았고 ‘어느 정도는 K-팝에 해당한다’는 답이 19.9%, ‘주 활동 무대에 한국이 포함되느냐에 달렸다’는 응답이 24.9%를 차지했어요.

반면 ‘한국인 멤버가 없으면 K-팝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은 18.7%, ‘외국인 멤버 비중이 많으면 K-팝이 아닌 새로운 장르’라는 응답은 5.0%에 그쳤죠. 이처럼 K-팝으로 인정하는 범주는 예상 외로 넓었어요. K-팝이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K-팝 산업에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요. ‘팬 대상 지나친 상업화(20.8%)’와 ‘마른 체형 등 외모 강박 조장(20.3%)’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죠. ‘악성 댓글 및 사생으로부터의 아티스트 보호(17.8%)’, ‘미성년 연습생 보호 강화(17.0%)’도 중요한 문제로 꼽혔어요. ‘앨범 및 굿즈 제작 시 환경적 지속가능성 고려(11.2%)’와 ‘소속사의 투명한 운영(9.6%)’에 대한 요구도 있었어요.

Z세대 성민 님은 “10대들이 여자 아이돌과 자신을 비교하며 건강에 유해한 방법으로 마른 몸매를 만들려 하죠, 마른 체형과 완벽한 외모는 여자 아이돌에게 더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되는데 이걸 보고 자란 일반 여성에게까지 악영향을 줘요”라고 지적했죠.

연예기획사의 팬 대상 상업화 문제는 15년간 팬덤 활동을 해온 M세대 아토 님의 의견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요. “리허설에 불과한 ‘사운드 체크’를 관람하는 입장권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보며 팬들을 ‘돈줄’로만 여기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들었어요.”

Z세대 복실 님도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앨범을 사지만 같은 앨범의 여러 버전과 수십 종의 포토카드를 모으려면 큰 부담이에요. 특히 영상통화 이벤트를 위한 앨범 사재기 현상은 결국 필요없는 똑같은 앨범을 수십 장 사고 버리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으로 이어지죠”라고 지적했어요. 연예기획사들은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기보다 팬덤 문화와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운영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K-팝이 계속 사랑받기 위해서는 팬들의 순수한 관심과 애정을 아껴줘야 해요. 좋은 음악이 주는 감동과 즐거움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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