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FA 시즌에 찾아온 시련

이보다 더 안타까운 타이밍이 있을까? KBO 최고의 거포 유망주로 손꼽히는 강백호가 바로 FA 시장 진출을 앞둔 시즌, 전반기 시즌 아웃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바람에 당분간 그라운드에서 그의 방망이는 볼 수 없게 됐다.
사실 시즌 초반 강백호의 컨디션은 다소 아쉬웠다. 타율이 2할 초반까지 떨어지며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답게 서서히 반등하더니, 어느새 타율 0.255까지 올리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었다. 3할 진입도 머지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찰나, 갑작스러운 부상이 그를 쓰러뜨렸다.
기아 타이거즈와 강백호의 운명적 연결고리

강백호는 이미 예전부터 기아 타이거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과거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팀이 어디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기아 타이거즈"를 외쳤고, 그 이유로는 어머니가 기아 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팬들은 이 장면을 보며 "이건 운명이다"라고 확신했다.
올 시즌 기아 타이거즈의 상황을 보면, 강백호의 입단은 더욱 현실적으로 보인다. 중심타자 최형우가 41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꾸준히 장타를 때려주기엔 부담이 크다.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확실한 장타자가 필요한 지금, 강백호만큼 딱 들어맞는 카드도 없을 것. 팀도, 선수도 서로를 원한다. 문제는 그의 부상뿐이다.
100억 FA는 이제 어렵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있다

원래 강백호의 FA 몸값은 100억 원대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전반기 아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팀들은 선수의 미래 가치뿐 아니라 현재 몸 상태, 회복 가능성까지 포함해 계약을 고려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낮은 금액 제안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부상이 오히려 강백호의 진심과 절실함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만약 후반기에 컴백하여 예전 모습을 되찾는다면, 오히려 이 시련이 강백호의 스토리를 더 극적으로 만들어줄 테니까. 팬들도 그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의 바람은 단 하나, 강백호의 건강한 복귀

부상이란 게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이후다. 어떤 마음으로 재활을 시작하고, 지금의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선수의 커리어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강백호는 아직 젊고,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가 보여준 경기력, 팀을 향한 애정, 그리고 팬들과의 교감은 말 그대로 '괴물 타자'의 그것이다. 비록 현재는 아쉬운 공백이 생겼지만, 후반기에 기적처럼 돌아와 다시 한 번 팬들의 심장을 두드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