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사는 국내 사업 부진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과징금 부과 등에 따른 부담에도 북미 시장을 겨냥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이사회를 열고 슈완스 창업자 가문이 보유한 슈완스컴퍼니 지분 24.5%를 추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슈완스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가 된다. 다만 CJ제일제당은 17일 공시에서 '올해 안에 거래가 마무리될 계획은 없으며, 향후 계약 내용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경우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초 슈완스컴퍼니 지분 70%를 약 1조8400억원에 매입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재무적투자자(FI)와의 지분구조 조정을 거쳐 현재 지분율을 75.5%까지 높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슈완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해 이번 잔여 지분 인수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슈완스는 미국 전역에 걸쳐 유통망과 냉동식품 생산역량을 갖춘 CJ제일제당의 북미 중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 이후 현지 생산,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비비고 만두와 냉동 가공식품 판매를 빠르게 확대해왔다. 특히 비비고 만두는 미국 대형마트와 창고형할인점, 식자재채널 등 주요 유통망에 안착하며 북미 시장 내 K푸드 확장의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완전자회사화는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북미 사업의 일체감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해외 투자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국내 사업의 수익성 둔화가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 41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간기준 순손실을 낸 것은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이다.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 일부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실적 부담이 커진 가운데 최근 설탕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가 부과한 1506억원의 과징금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도 CJ제일제당은 북미 생산기지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약 7000억원을 투입해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축구장 80개 규모(약 57만5000㎡)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만두, 에그롤 등 냉동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전략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시장 둔화를 해외에서의 성장으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체질개선 작업에도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래혁신사무국’을 신설하고 비핵심자산 효율화와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글로벌 식품과 바이오 등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슈완스 완전자회사화는 단순한 지분정리가 아니라 북미 사업을 CJ제일제당의 핵심 성장 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신호”라며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가 실적 반등의 해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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