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에서 나는 역한 냄새, 원인은 따로 있다
샤워 후 물기를 닦아낸 수건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다. 보송하게 마른 상태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다시 물에 적시거나 얼굴을 닦을 때 불쾌한 냄새가 올라온다. 세탁예술가 성선영 대표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수건에서 나는 악취의 핵심 원인을 ‘지방산’이라고 지적했다. 사람 피부에서 배출되는 피지와 땀이 수건에 그대로 흡착되면서 냄새를 유발하는 것이다. 지방산은 단순히 물로 씻겨 나가지 않으며,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남아 쌓여간다. 이런 지방산이 수건 속에 축적되면 섬유보다 더 많은 양이 달라붙을 수도 있다. 수건이 기름종이가 되는 것이다.

중성세제, 표백제? 냄새 제거엔 소용없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중성세제를 쓰거나 표백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성세제는 피지 제거 능력이 약하고, 표백제는 세제가 아니다. 표면만 하얗게 만들 뿐, 냄새의 근원인 지방산은 남아 있어 다시 냄새를 유발한다. 특히 과탄산소다는 지방산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한다.오히려 산화로 인해 옷감이 얇아지거나 구멍이 날 수 있다. 잘못된 순서로 세탁하면 세탁 효과는 반감되고, 섬유 손상만 남는다.
세탁의 기본은 ‘알칼리 세제 + 고온’이다
지방산은 상온에서 굳어 있는 성질이 있다. 이를 제거하려면 기름을 녹여낼 수 있는 ‘알칼리 세제’와 ‘60도 이상의 온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탁 시 알칼리 세제를 수건 무게에 맞춰 넉넉히 넣고, 온도는 60도로 설정한다. 수건은 면 섬유로, 알칼리에도 강하고 고온에도 잘 견딘다. 또한 탈수는 ‘강’으로 설정해 잔여 기름과 수분까지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을 두세 번 반복하면 냄새가 사라진다. 지방산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세탁의 순서, 그리고 표백의 위치
세탁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알칼리 세제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그다음에 색상 문제를 표백제로 보완한다. 과탄산이나 락스는 3~4단계 이후 보조적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표백부터 시작하면 지방산이 남은 채 섬유만 손상되고, 누런 얼룩은 계속 반복된다. 염색이 약한 옷은 표백 시 물 빠짐이나 구멍이 날 수도 있다. 세탁에서 표백제는 ‘마지막 단계’다. 이것이 기본이다.
호텔 수건처럼 만들고 싶다면, 건조기의 ‘텀블링’이 답이다
수건을 호텔처럼 뽀송뽀송하게 만들고 싶다면 건조기 사용이 필수다. 텀블링 방식의 건조는 섬유의 형태를 복원시키고, 촉감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자연 건조는 섬유를 딱딱하게 만들 뿐이며, 특유의 폭신한 촉감은 기대하기 어렵다. 햇빛에 오래 널어 말린 수건은 과자처럼 바삭해질 수 있지만, 이는 호텔 수건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다.

보풀의 범인은 수건이 아니다… 혼방섬유 주의
세탁 후 수건에 생긴 보풀은 수건 탓이 아니다.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등 합성섬유가 수건에 마찰되며 생긴 것이다. 이런 보풀은 동글동글 말려 수건에 달라붙는다. 따라서 수건은 반드시 수건끼리만 단독으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특히 브라우스, 속옷, 티셔츠 같은 하늘하늘한 옷은 세탁망에 따로 넣어 보호해야 한다.
세탁망은 약한 섬유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다. 강한 수건에 씌울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