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이 곤충 소동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최근 성수동에 ‘동양 하루살이’가 서울 밤거리에 떼를 지어 등장해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 사건이 있었죠.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이었는데요.
해가 지면 밝은 조명 근처로 몰려들어 특히 서울 강남·강동·광진 등 한강 수계 지역에서는 가로등 주변부터 상점 유리에도 떼로 나타나기까지 했습니다. 잠실 야구장에서는 조명을 향해 하루살이 무리가 들이닥쳐 선수들이 손으로 벌레를 쫓으며 경기를 해야 했죠.
집 무너뜨린다는 이 벌레가 강남에?
그런데 이번에는 목조 건축물을 갉아먹어 붕괴시킨다는 외래종 흰개미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의 곤충 갤러리에 “집에 알 수 없는 곤충이 수십마리 나왔다”는 글과 함께 흰 개미 사진이 게재되었는데요.
이를 본 네티즌들은 “가정집에 있으면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 없는 종”이라며 “환경부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정밀동정 결과 마른나무흰개미과 크립토털미스속에 속하는 흰개미로 확인되었고, 마른 나무까지 갉아먹는 위험성이 매우 큰 해충으로 분류된다고 전했습니다.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를 섭취하기 위해 안쪽부터 목재를 갉아먹어 '목조건축물 저승사자'라고도 불리는데요.

인체에는 해를 끼치지 않지만 미국에서 한해 흰개미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방제에 든 비용이 2010년 기준 약 53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끼치는 종이기 때문에 목조 건축물 및 문화재가 많은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내에 이미 주를 이루는 흰개미는 습기가 있는 목재만 갉아먹지만, 이번에 발견된 종은 수분이 없는 목재도 갉아먹어 집안 가구도 이 흰개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전문가 "이미 군집 이뤘을 것"
살충제 말고 즉시 신고해야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흰개미 사진에 날개가 달린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개체에 날개가 달린 것은 짝짓기를 위한 것”이라며 “흰개미가 안정적 군집을 이룬 뒤 짝짓기에 나서면서 서식지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흰개미는 군집을 이룬 뒤 5~10년 정도 지나 군집이 안정화돼야 짝짓기에 나서기 때문에, 이미 흰개미가 국내에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나 널리 퍼져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과학자들은 흰개미와 하루살이 같은 곤충 개체의 증감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 폭증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지목됩니다.
물속에서 사는 하루살이 유충이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성장이 빨라졌다는 분석인데요. 또한 국내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다가 최근 내린 비도 하루살이 개체 증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 외래 흰개미의 유입경로는 파악되지 않아 국립생물자원관과 경상대에서 유전자 분석을 진행중입니다.

정환진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외래 흰개미류 발견시 즉시 국립생태원에 신고하고,
살충제를 뿌리면 오히려 나머지 개체가 안전한 장소로 군락지를 옮겨 번성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동양 하루살이부터 혹파리, 외래 흰개미까지 한반도가 벌레의 습격을 당한 상황입니다. 이상고온으로 먹이사슬에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체에 해는 없어도 불편함을 주는 만큼 이들이 생활반경을 넓히기 이전에 방제 매뉴얼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위 콘텐츠는 매일경제 기사
<'목조문화재 킬러' 흰개미까지 … 벌레떼의 서울 공습>을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홍혜진·고재원·김정석 기자 / 박신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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