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해군, 카리브해로 전력 이동 명령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미 해군의 최신형 핵 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Gerald R. Ford)’ 전단이 카리브해로 이동 명령을 받았다.
미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제럴드 R. 포드 항모단이 곧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향할 것”이라며 공식 발표했다. 이는 최근 베네수엘라 정권을 향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조치로 평가된다.
현재 포드 항모단은 크로아티아 인근 해역, 즉 카리브해로부터 약 8,00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이동에는 약 7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이를 “마약 소탕 작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 작전 지원을 위한 사전 배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마두로 정권 교체 시사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단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의 두목”으로 규정하며 “정권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의회에 작전 계획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마약 조직과 싸우는 데 선전포고는 필요하지 않다”며,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진행 중인 ‘특수작전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마약 단속이 아닌, 마두로 정권을 직접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군사적 신호로 해석된다.

미군, 대규모 병력 집결…B-1B 폭격기 전개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약 1만 명 규모의 병력을 베네수엘라 주변 해역과 카리브해 인근 기지에 배치했다. 미 해병대와 해군 특수부대(SEALs), 공군 전략폭격기가 연계된 작전 체계가 가동되고 있으며, 지상 진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2대가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약 80km까지 접근해 비행했다. 이 폭격기는 통상 ‘죽음의 백조’로 불리며, 핵무기와 초정밀 폭탄을 모두 운용할 수 있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B-52 폭격기 3대가 같은 지역 공해 상공을 비행하며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언제든 타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의 위력
2017년에 취역한 제럴드 R. 포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 추진 항공모함으로, 미 해군이 자랑하는 차세대 기함이다.
배수량만 10만 톤이 넘고, 승조원 5,000여 명, 항공기 약 75대(F-35C, F/A-18E/F 슈퍼호넷 등)를 운용할 수 있다. 전자식 사출기(EMALS)와 첨단 레이더 시스템이 적용되어 기존 니미츠급 항모보다 출격 효율이 25% 이상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항모단은 구축함 4척과 최소 1척의 핵잠수함을 거느리며, 독자적으로 항모전단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완전한 전력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이동은 단순한 과시용이 아닌, 필요 시 지상 공격과 공중 제압이 가능한 전략 배치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의 대응과 국제사회의 우려
이에 맞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자국 방공망을 강화하고 러시아산 이글라-S 휴대용 대공미사일 5,000기를 주요 거점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결사항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라틴아메리카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엔 관계자들은 “미국의 항모 전개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신호”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반면 미국 내 보수 진영은 “마약 카르텔과 인권 탄압 정권을 제압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트럼프의 강경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긴장 고조 속 ‘카리브해 위기’ 재현 우려
이번 사태는 냉전 시절의 ‘카리브해 위기(Cuban Missile Crisis)’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쿠바를 둘러싸고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것처럼, 현재의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은 러시아와 중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의 정치·군사적 지원을 받는 핵심 동맹으로, 만약 미국이 군사 작전에 나설 경우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제럴드 R. 포드 전단의 이동은 단순한 압박을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결심을 상징한다”며 “향후 일주일이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리브해를 향해 이동 중인 미국의 핵항모가 단순한 억제력 과시로 그칠지, 아니면 실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워싱턴과 카라카스 사이의 하늘에는 지금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