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 ‘순장’희생녀, 그림으로 환생

박동필 기자 2023. 2. 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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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의 한 갤러리에서 수 천년 전 '순장 풍습'으로 희생된 가야시대 소녀들의 넋이 한 지역 화가의 그림으로 환생했다.

나 작가는 "저는 그동안 2000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한 미술치료를 해오는 한편 가야시대 답사팀으로 활동해왔는데, 충격을 받은 것은 가야시대 '순장' 풍습이었다"며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가야시대 57분에서 나온 여성은 순장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자세가 오롯히 있어 이른바 '약'을 먹인 채로 묻은 것으로 추정돼 내내 마음이 아팠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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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란 작가,김해 남명갤러리에서 개인전...가야시대 희생녀 넋을 달래는 내용이 테마
다음 달 5일까지...구상과 추상작품으로 심금울려

경남 김해시의 한 갤러리에서 수 천년 전 ‘순장 풍습’으로 희생된 가야시대 소녀들의 넋이 한 지역 화가의 그림으로 환생했다.

나정란 (61)작가는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경남 김해시 남명갤러리에서 제8회 초대 개인전을 갖고 있다.

‘아트가야!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이 붙은 전시회에서 나 작가는 34점을 내놨다.

나정란 작가가 가야시대 순장 희생녀의 넋을 위로하는 작품앞에서 기획의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추상과 구상을 숨가쁘게 넘나드는 나 작가의 작품은 판화, 인물화, 풍경화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김해에서 미술학원 원장을 오래지냈고, 주촌면에서 혼을 담은 작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젊은시절 풍경화나 야외 스케치에 심취하기도 했으며 특히 인물화를 즐겨 그려온 작가로 꼽힌다.

그런 나 작가는 어느 때부터 특별한 콘셉트로 작품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쏟고 있어 새삼 주목을 받는다.

바로 1500~2000년 전 가야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인데, 특히 당시 풍습인 ‘순장’을 그림의 테마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다.

나 작가는 “저는 그동안 2000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한 미술치료를 해오는 한편 가야시대 답사팀으로 활동해왔는데, 충격을 받은 것은 가야시대 ‘순장’ 풍습이었다”며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가야시대 57분에서 나온 여성은 순장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자세가 오롯히 있어 이른바 ‘약’을 먹인 채로 묻은 것으로 추정돼 내내 마음이 아팠었다”고 전한다.

나 작가는 이런 희생된 순장녀의 넋을 달래는 한편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 작품활동에 임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 어린여성의 ‘성공적인 환상’을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그림은 판화, 인물화, 풍경화 등으로 다양한데 모두 보조품으로 가야시태 토기를 그려넣었다. 작품 가운데 붉은 바탕을 특정 작품은 가운데 시원하게 비단 꽃길이 뚫려있다. 그림 주변에는 크고 작은 토기가 그려져 있어 가야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임을 직감할 수 있다.

수 천년 전 일이지만 억울한 넋이 환생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담겨 있다.

나 작가는 “처음에는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보고 멋있다는 느낌이 들어 유명 화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순장녀의 현실에 눈뜨면서 제 그림도 길을 찾은 셈이다”며 “그녀들은 미천한 신분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희생됐겠지만 지금이라도 이들의 넋을 달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나 작가의 울림있는 ‘독백’은 무겁게 이어진다.

나정란 작가가 김해시 남명갤러리에서 이번 개인전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그녀는 “지금도 억울하게 희생되는 여성이 많다. 중동의 어느나라에서는 복장문제로 희생 당하기도 해 여전히 여성인권 신장은 현재 진행이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 자신은 여성인권운동가는 아니지만 더 이상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판단하에 동일 모티브를 주제로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신라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나 작가는 경남미협 임원이며, 김해미협 부지부장, 아트가야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목우미술대전,부산미술대전,경남도미술대전,김해비엔날레 최우수작가상 수상 등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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