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실에 갇힌 여성들" 개봉 12일 만에 100만 넘긴 그 흑백 영화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좁은 감방 한 칸에서 흘러갑니다. 화면은 거의 전부 흑백이고, 화려한 장면도 큰 전투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개봉 1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2019년 2월 개봉한 항거: 유관순 이야기입니다.

서대문형무소 8호실이라는 무대

영화는 1919년 3월 이후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수감된 여성들의 1년을 따라갑니다. 역사 교과서가 다루지 않는 그 시간, 좁은 방에 갇힌 사람들이 어떻게 버텼는지를 보여 줍니다. 잠을 자기 위해 번갈아 서 있어야 할 만큼 비좁은 공간이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위인의 영웅담 대신 한 사람의 흔들림과 두려움까지 담아낸 점이 특징입니다. 영웅을 그리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개봉 12일 만에 100만 3696명

이 작품은 2019년 2월 27일 개봉했습니다. 3월 10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100만 369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개봉 12일 만의 기록이었습니다. 흑백 화면에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적이었습니다. 제작진은 100만 돌파를 기념해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찍은 인증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이름을 지우고 읽은 시나리오

주연을 맡은 배우는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무게감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을 때 주인공의 이름을 지우고 한 사람의 이야기로 먼저 읽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에서는 너무 늦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함께 8호실을 채운 배우들의 연기도 고르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정 인물 한 명에게 기대지 않는 구성이 작품의 힘이었습니다.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흑백을 선택한 이유

이 영화는 과거 장면을 흑백으로, 일부 장면만 색을 넣어 표현합니다. 자료 사진처럼 보이게 만들어 관객이 기록을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을 주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색이 빠진 화면은 인물의 표정과 목소리에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았던 만큼 미술과 연출로 밀도를 채운 셈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만의 분명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지금 다시 볼 만한 이유

항거는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대규모 전투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 인물의 대화로 끌고 가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역사물이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권할 만합니다. 3·1운동 이후의 시간을 다룬 상업영화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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