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사설 구급차 사고…‘비응급’ 사이렌·신호위반 처벌 강화 필요
응급 상황 아닐경우 긴급특례 제외
신호위반 면제 적용안돼 벌금 부과
‘시민 불신’ 관리 감독 강화 목소리

응급환자 이송이 아닌데도 사설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거나 신호위반을 했을 경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오전 11시55분께 인천 서구 청라동 한 교차로에서 사설 구급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설 구급차로 이송 중이던 90대 여성 환자가 숨졌고, 보호자 등 3명과 SUV 차량에 탑승 중인 3명도 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사설 구급차는 환자를 요양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이송 중이었다. 사설 구급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빨간불에 교차로를 지나다가 정상 신호를 받고 주행하던 SUV와 충돌했다.
경찰은 사설 구급차를 몬 20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설 구급차가 요양원으로 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해 사고 당시 응급상황에 해당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응급상황이 아니었다면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에 대한 특례’에 해당하지 않아 신호위반 면제 적용이 안 된다.
응급의료법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구급차 이송이 가능하지만, 응급상황이 아니면 사이렌은 사용할 수 없다. 비응급 상황에서 사이렌을 가동하면 20만원 이하 벌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응급상황 외에 사이렌을 키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설 구급차 사례에 대해 관리·감독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12월 전국 147개 민간이송업체의 사설 구급차를 전수조사한 결과 80개 업체가 운행기록을 누락하거나 출동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등 서류를 부적절하게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설 구급차가 법령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 운행이 됐는지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응급상황이 아닐 때 사이렌을 울리고 신호위반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사설 구급차에 대한 시민 불신이 커져 정작 필요한 순간 구급차가 도로에서 양보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 거동 불편 환자를 구급차가 이송할 때는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과 위반 시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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