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에 초콜렛 선물하기 시작한 '의외의' 이유

밸런타인데이의유래

매년 2월 14일에 찾아오는 ‘밸런타인데이’는 국경일이나 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떤 날보다도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날이다. 연인들끼리, 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비롯한 다양한 선물을 증정하는 날로 밸런타인데이는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게임사, 유통 업체 등에서는 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즐기는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부터 각 국가별 풍경을 모아서 정리하고자 한다.



밸런타인데이의 시작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기독교 신부 발렌티노를 기리는 날이라는 설이다. 밸런타인데이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법을 어기고 몰래 결혼을 성사시켜 주다가 발각돼 사형을 당한 발렌티노 신부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기념일이라는 것이다. 유래가 불분명한 밸런타인데이는 현대에 들어서는 누군가를 기리는 것보다는 이성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풍요로운 날이 됐다.



초콜릿 선물을 하게 된 계기

현대에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비롯한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생겨난 것은 1861년이 최초로 이야기된다. 영국의 초콜릿 제조 회사인 캐드버리가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선물하는 광고를 기획해 선보인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풍습은 없었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이 아시아로 넘어와 오역을 거쳐 전파되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굳어지게 됐다.



영국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처음으로 주고받기 시작한 곳은 영국이다. 요즈음의 영국에서의 밸런타인데이는 물론 연인들을 위한 날이지만, 그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호응을 받는 날이기도 하다. 밸런타인데이에 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니면 달콤한 초콜릿과 캔디를 곳곳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밸런타인데이는 공휴일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밸런타인데이 이브닝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

미국에서 밸런타인데이는 하이틴들을 위한 날로 여겨지고 있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프롬’이라는 댄스파티가 주로 이 시기에 열린다.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하는 풍습은 없으며, 연인이나 친한 이들끼리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형태로 밸런타인데이를 즐긴다. 밸런타인데이 시즌에는 모든 마트의 통로 한 곳이 빨간색을 테마로 뒤덮이기도 하며, 초콜릿을 주로 선물하지만 쿠키나 케이크 등을 나눠서 먹기도 한다.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밸런타인데이가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거리의 꽃집들이 꽃다발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밸런타인데이 당일이 되면 연인들은 서로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밸런타인데이 당일의 꽃 판매는 프랑스의 연간 꽃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1999년부터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패션디자이너들이 이 우표를 제작하고 있다.



덴마크

덴마크에서도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연인들이 서로에게 선물을 준다. 다만 이곳은 초콜릿이 아니라 프랑스처럼 꽃을 주로 주고받는다. 꽃은 아네모네의 일종인 하얀색 설강화(스노드롭 꽃)를 납작하게 만들어 선물한다. 설강화는 순수함, 순결을 상징하며, 초봄에 피는 꽃이기에 희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남성이 익명으로 여성에게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받은 여성이 편지를 보낸 이를 맞히면 부활절에 남성이 여성에게 부활절 달걀을 선물하는 관습도 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에 해외의 풍습을 소개하며 밸런타인데이를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 들어 대형 제과점에서 일제히 초콜릿을 판매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대중들이 주로 소비하던 일본의 서브컬처물을 통해 밸런타인데이 관습이 정착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마음을 고백하는 형태로 연인들이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고 있다.



일본

일본에서 밸런타인데이 관련 마케팅을 처음 전개한 것은 모로조프 제과점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일본의 경제적 부흥이 시작되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지내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풍습이 정착돼 있으며, ‘의리 초콜릿’이라는 이름으로 연심을 가지지 않은 이들에게도 선물을 해야 한다는 문화가 사회인들의 스트레스 요인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스라엘

이스라엘에서는 기독교의 문화인 밸런타인데이를 다소 껄끄럽게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밸런타인데이가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서구권처럼 밸런타인데이에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경우가 잦다. 다만 기성세대들을 중심으로, 근처의 국가들처럼 기독교의 풍습인 밸런타인데이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최근 들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터부시되는 국가

밸런타인데이를 터부시하는 국가들도 많다. 말레이시아는 무슬림에 한해 금지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교도의 축일이라는 이유로 터부시된다. 이란도 2011년부터 밸런타인데이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밸런타인데이를 많이 즐기자, 법적으로 이날을 기념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발안되고 통과된 바 있다. 그리고 이는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슬람 법률에 의거해 밸런타인데이를 금지한다는 선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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