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그 정도 떨어져서야.. 이자 부담에 "사지도, 빌리지도 않아"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1. 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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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매수심리 줄줄이 역대 최저치 하락
매매·전세시장 매물 쌓여.. 월세 전환 등 영향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고.. "상환 부담 가중"
집값 하락 전망 여전.. 대책 실효성 더해야


결국 70선이 꺾였습니다.

서울은 역대 최저까지 매수심리가 곤두박질치면서 부동산 침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시장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듭되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따른 매수세 감소가 고착되는 분위기입니다.

더 떨어지면 혹 살아날까도 싶지만, 이를 감당할 수요 시장 환경이 열악하다는데서 한계가 점쳐집니다.

제주라고 예외는 아니라, 심리적인 마지노선 짐작이 어려울 만큼 하락세를 거듭하는 실정입니다. 매매나 전세나 이렇다 할 호재없이 내리막길이라, 규제 완화 정책도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하락 전망에 힘이 실리는데다 ‘지켜보자’는 관망세도 짙어, 정책과 대외 금융시장 향방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69.2.. 10년 3개월 만 최저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69.2로 지난주(70.7)보다 1.5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그나마 고수하던 지수 70선이 무너졌습니다. 2012년 8월 첫째주(67.5)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얼어붙은 거래시장 침체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이하이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조사기간은 특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한 지난 10일 이후 시점이 포함돼, 실질적으로 정부 정책이 시장 흐름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급매물까지 동원하고 나서도 웬만한 가격에는 나서질 않는다"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큰 탓에 매수심리가 살아나질 않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수도권 등 거래 침체 계속.. 전국 2주 연속 80 밑돌아

서울 외 수도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기는 지난주 74.1에서 이번 주 72.8로, 인천이 73.9에서 72.1로 하락하는 등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가 같은 기간 73.0에서 71.6으로 떨어졌습니다.

경기와 인천지역 대부분 지난주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곳이지만, 매수심리는 회복되지 않아 이곳들 역시 정책 규제 변화가 실효성을 띄지 못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지난주(78.5)보다 하락하면서 2주 연속 80선을 밑돌았습니다.

■ 제주 매매수급지수 2주째 70선.. 지방지수도 하락세

당초 비규제지역인 제주는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70선이 꺾인 서울이라면, 제주는 80선이 꺾였습니다. 이번주 매매수급지수는 74.7로 전주(79.9)보다 5.2p 하락폭을 더 키웠습니다. 전주는 그나마 80선에 근접하게 붙어있던게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없는 매물에,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매수자들이 발을 빼는 상황이 반복되는게 현실"이라며 "지난달은 그나마 첫째 주 79.2에서 출발하면서 80선 유지 가능성을 더했지만 계속되는 고금리와 집값 하락세가 이어져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5대 광역시(75.4)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지수도 81.7로 전주(83.5)보다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 전세시장 동반 침체.."수급지수 10년 4개월 만에 최저"

전세시장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80선이 무너졌습니다.

11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80.4에서 78.4로 떨어지며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74.3)보다 2p 하락한 72.3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서울은 70.6으로 2019년 3월 셋째 주(70.6)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보다 낮았던건 2019년 3월 첫째 주(70.1)와 둘째 주가 유일합니다.

이같은 하락세에 대해 업계에선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전세보다는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많은데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세 역시 세입자는 줄고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만 늘어나면서 매물만 계속 쌓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제주, 전세 90선 꺾여.. 상환 부담 가중·수요 감소

제주도 매매와 마찬가지로, 전세시장은 90선이 꺾였습니다.

전세수급지수는 87.7로, 전주(91.1) 그나마 90선을 유지했던게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거듭되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대출 이자 부담이 워낙 커지는 탓에 수요 감축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목돈으로 집을 빌리는 것보다 매달 내는 월세가 상대적으로 세입자 부담을 덜 것이란 생각이 작용했다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전세 수요가 줄자, 집주인들 역시 전세가를 낮추느니 차라리 월세 전환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앞으로 월세 시장의 수급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지 계속.."가계 부담 가중"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갖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업계는 0.25~0.5%p 수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라, 현 3% 금리가 적어도 3.25%에서 3.5% 범위내 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가 또 오른다면 바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가계 살림살이 부담은 더한층 팍팍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당장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규제 완화보다, 무섭게 오르는 대출 금리를 비롯해 위축된 매수심리를 어떻게 살릴지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 금리 인상 비롯 '연착륙 대책' 서둘러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인 부동산R114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7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5.4%(1,136명)가 주택 매매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답했습니다.

2008년 조사 이래 가장 하락 전망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4%에 불과했던 응답이 4배 수준 늘었습니다.

응답자 32%이상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이유로 꼽았고 대출 금리 인상(30%),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세 약화(12%), 매도 증가(11%)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정부 규제 변화가 가져온 현장 체감도가 낮고,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며 "'금리'가 계속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인상 기조를 어떻게든 마무리하겠다는 신호를 주는게 우선 과제다. 실효성있는 규제 완화와 함께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을 구현하는데 주력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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