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이 수천억을 잡았다"…美 무인수상정의 반란

대당 15억원짜리 소모품이 수천억원짜리 잠수함을 격침했다. 무인수상정이 해상전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

미국 해군이 최근 무인수상정(USV)의 실전 위력을 잇따라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던 이란 잠수함이 폭발했는데, 이를 공격한 것은 폭약을 실은 미군의 자폭형 무인수상정이었다. 무인수상정 3척이 시속 약 60㎞로 잠수함에 잇따라 돌진해 자폭하면서 잠수함을 격침시켰다. 대당 15억원 수준의 '소모품'이 척당 수천억~수조원에 달하는 군함과 잠수함을 무력화한 순간이다.

"조종사 구조까지 해낸 다재다능"

무인수상정의 활약은 공격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가 이란 자폭드론의 공격을 받고 추락했을 때, 정찰형 무인수상정이 헬기 승무원을 구조해 주목을 받았다. 수백억원을 투입해 육성한 조종사를 15억원짜리 무인정이 구해낸 것이다. 정찰과 감시, 수색·구조, 전자전까지 아우르는 다재다능함이 강점이다.

"7.3m 고속정 '코르세어'"

두 작전에 활용된 무인수상정은 미 방산업체 사로닉(Saronic)이 만든 USV '코르세어'로 동일 기종이다. 코르세어는 7.3m 길이의 고속정 형태로 제작돼 대당 가격이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항속거리는 1000해리(약 1852㎞), 탑재중량은 약 453㎏에 달한다. 자율수상정(ASV)으로도 불리며 정찰부터 공격까지 폭넓은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 해군을 겨냥한 포석"

미 해군은 무인수상정을 '해상 공격 수단'으로 정식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렴한 소모품을 대량으로 운용해 다수의 함정을 보유한 중국 해군과의 충돌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값비싼 유인 함정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도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이점이다.

저렴한 무인 소모품이 값비싼 유인 전력을 무력화하는 '비대칭 해전'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무인수상정이 앞으로 해군 전력 구성과 전술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각국 해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 출처=미 해군·다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