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설화 가득한 김해지역 사찰 7곳 ‘2000년 전 상상 여행’

이수경 기자 2026. 5. 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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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 처남 장유화상 창건 사찰 많아
장유사 전경. /김해시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앞두고 김해시가 2000년 전 가야 설화가 서린 김해지역 사찰 7곳을 추천했다.

불교가 한국에 처음 전해진 공식 기록은 372년 고구려 시대다. 그러나 금관가야 시조인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왕후 서사를 보면 가야에 불교가 전해진 시기는 이보다 300년이나 앞선다.

가야 설화에 따르면 인도 아유타국 공주인 허황옥은 48년 오빠 장유화상(허보옥)과 함께 배를 타고 가락국에 들어와 왕후가 됐다. 김해 허씨 시조모로 거등왕을 비롯해 아들 10명을 낳았다. 수로왕 처남인 장유화상은 아유타국 태자이자 승려다. 그는 수로왕의 일곱 왕자를 데리고 가야산에서 수행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일곱 왕자를 성불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가야 설화는 금관가야가 태동한 김해지역 여러 사찰에도 서려 있다. 장유사, 은하사, 해은사, 영구암, 성조암, 모은암, 흥부암 등이다. 7개 사찰 모두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 말사다.
은하사 대웅전. /김해시

장유사는 장유 대청계곡 위 불모산에 있다. 가락국에 건너온 장유화상이 48년에 세웠다고 전한다. 절 뒤로 경남도 문화유산자료인 장유화상 사리탑이 있다. 가락국 제8대 질지왕이 세운 사리탑은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탑을 헐고 부장품을 훔쳐갔으며 이후 파손된 탑을 복원했다.

은하사는 삼방동 신어산 서쪽 자락에 있으며, 장유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경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은하사 대웅전 수미단에는 허황옥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쌍어 문양이 있다.
해은사. /김해시
해은사는 낙동강 하류 넓은 평야와 동김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분성산에 자리한다. 사찰 이름 해은(海恩)에서도 알 수 있듯 허왕후와 장유화상이 가락국에 건너올 때 무사히 항해하도록 풍랑을 막아준 용왕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창건한 사찰이다. 다른 사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왕전이라는 전각이 있고 전각 내부에 수로왕과 허왕후 영정을 봉안하고 있다.
영구암. /김해시

영구암은 신어산 자락에 있으며 장유화상이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한다. 영구암이란 이름은 풍수와 관련이 있다. 영구암 자리가 낙동강 하구에서 바라보면 마치 신어산에서 거북이 나아가는 형상이었기 때문이다. 영(靈)의 기운이 강한 구(龜)의 모습을 해 참선 수행하는 사람이 많이 찾아서 남방 제일선원으로 꼽히기도 했다고 한다.

성조암은 분성산성 내 타고봉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성조'는 성스러운 비조(鼻祖)라는 의미로 가락국 시조 수로왕을 가리킨다. 성조암은 수로왕 아들인 2대 거등왕이 부왕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재(齋)를 지내는 재실 혹은 재각으로 창건한 사찰이라고 전한다. 수로왕과 왕비 영정을 모셨던 성조각이 있다.
성조암. /김해시

모은암은 생림면 무척산에 있다. 수로왕비가 인도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해 창건했다는 설과 수로왕 아들 거등왕이 모후를 그리워해 은혜를 기리고자 지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일설에는 수로왕이 알에서 나왔기 때문에 부모가 계시지 않아 부모를 그리워하며 현재 밀양시 삼랑진읍 안태리 천태산에 있는 부은암과 무척산 모은암을 지었다고도 한다.

흥부암은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한 임호산에 위치한다. 흥부암 창건은 풍수설과 연관이 있다. 가락국 사람들이 도읍을 정할 때 임호산의 사나운 기운을 느끼자 장유화상이 절을 지어 나쁜 기운을 눌렀다는 설화가 있다. 1985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1989년 복원했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