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월급 189만원 받는 25살 9급 공무원의 하루 일상

조회 73,9102025. 3. 4.

수원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여정 주무관이라고 합니다. 이틀 전에 8급 달았습니다. 승진했어요. 저는 99년생이고 만 25세입니다.

지금 수원시청에서는 홍보기획관에 근무 중이고 관 안에 영상홍보팀이라고 해서 시 외부로 나가는 영상 기획 업무랑 외부로 나가는 포스터 배부, 시 유튜브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원시를 알리고 수원시청을 알리는 거죠.

작년 초부터 해당 업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 일반 행정직들이 좋으면서도 안 좋다고 할 수 있는 게 어떤 업무든 할 수 있거든요. 모든 부서에 행정직들은 다 갈 수 있어요. 일하다가 언제든 업무가 바뀔 수 있는 거죠.

출근하면 컴퓨터를 켜고요. 공무원들은 보통 온나라 시스템으로 일을 다 하거든요. 시스템 접속을 가장 먼저 해야 돼요. 공문서 작성이나 회계 업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전부 다 온나라 행정 포털 프로그램 쓰고 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온라인 창에 결재할 문서들이 떠요. 저의 할 일, 할당량이라고 업무가 떨어진 거예요. 출근해서 한 9시 반까지는 온나라 문서들 배정받은 거 좀 열람해서 확인하고, 처리할 거 처리하고요. 9시 반부터 10시까지는 홍보 영상 기획 회의하고 오후에는 제가 아파트 홍보물도 뿌리는데, 잘 걸렸는지 나가면서 확인해요. 수원에 있는 주변 아파트, 관내에 374개소 정도 있거든요. 붙일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TV 같은 매체로 들어갈 수도 있어요.

보통 공무원을 하러 대학 졸업하고 오시니까 남자분들은 군대 갔다 오신다고 치면 한 28~29살이 적정이고, 여성분들은 빠르면 한 25~26살 정도에 오시죠.

제가 사실 꿈이 없었어요. 코로나 시국도 터지면서 뭐 먹고살지 고민하다가 저희 아버지는 광명시 공무원으로 지금 현직에 계셔요. 아빠가 '언니랑 너 둘 중에 한 명은 공무원 했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그때부터 학교 공부랑 병행을 하다가 완전 공시 준비를 하게 됐어요. 한 1년 반 이상은 걸렸던 것 같아요. 첫해 시험은 떨어지고 그다음 두 번째에 붙었어요. 저는 일반 행정직, 지방 일반 행정직이에요.

제가 이번에 승진했는데, 진급 시험을 따로 보진 않고 연수가 차서 올라간 거예요. 9급 때보다 급여가 3% 올랐다고 하는데, 원래 본봉이 189만 원인가 됐어요.

아버지가 공무원이신데, 직렬이 달라요. 직렬이 같으면 진짜 도움이 될 수도 있긴 한데요. 근데 아버지랑 한 30년 차이 나다 보니까 저희 아버지는 저처럼 9급, 8급 같은 하급 직원이 하는 일은 잊으셨겠죠. 대신 과장님한테 대하는 방법처럼 사회생활 같은 건 여쭤봐요.

이전에 알바 같은 것도 해봤어요. 공무원도 대학교를 다닐 수는 있는데 야간 대학 같은 식으로 다니거나 요즘은 평생교육원이 온라인으로도 되잖아요. 그런 걸로 졸업장을 받거나 그래야 되는데, 저는 큰 뜻이 없어요. 저는 대학교를 안 나온 상태죠.

일단 공무원 일은 정년까지 하는 게 목표예요. 보통 들어오시면 정년까지 하시려고 오는 분도 있고, 안 맞으면 새 삶을 찾아 떠나는 거죠. 퇴사하는 분들도 간간이 보이는 거 같아요.

보통 승진을 하면 저희는 내려가거든요. '시'에 있었으면 '구'로 내려가거나 '동'으로 내려가는 게 관례인데, 제가 자체 승진을 했어요. 해당 과에서 9급에서 8급으로 승진하는 걸 자체 승진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시청에 계속 머무르면서 일하고 있어요.

공무원으로서 개인적인 장점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소개팅할 때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를 처음에 봤을 때 '생각 없는 애'라고 생각하다가도 직업이 공무원이라고 하면 약간 달리 보이는 게 있나 보더라고요.

또 다른 장점은 제가 한 번 부동산 계약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제가 어리고 융자도 껴있는 집이었어서 세입자분이 계약을 하기 망설이시는 거예요. 그때 부동산 사장님도 퇴직하신 공무원이셨고 공무원끼리는 좀 유대감이 있으니까 제가 공무원이라고 소개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세입자 분이 생각하길 사기 칠 일은 없겠다 싶었나 보더라고요.

공무원 생활을 4년 정도 해봤는데, 이게 진짜 개인주의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진짜 안 맞을 것 같아요. 여기 와서 혼자 일하려고 하면 절대 안 되고요. 어느 정도 상대방이랑 좀 잘 지내고 융통성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사회성이 엄청 떨어지는 사람이었거든요. 학교에서도 말을 거의 안 하고 대학교에서 MT나 뭐 이런 것도 안 나갔었고 사회성이 진짜 떨어지는 사람이었는데, 일을 하려다 보니 필요하더라고요.

제가 공무원 생활이 이제 5년 차인데, 이렇게까지 버틸 줄은 저도 몰랐어요. 제 자신에 대해서 놀라워요. 근데 여기 오고 나서 공직 생활을 몇 년 안 하긴 했지만 진짜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근데 행정직은 일머리를 좀 배워야 된다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요.

홍보도 해봐야 되고 회계 업무도 해봐야 되고 정말 베이직한 공무원 업무를 해봐야 되는데, 저는 제일 낮은 레벨 업무만 하고 바로 홍보팀으로 와서 되게 두려움이 있거든요. 저도 언젠간 돌아가야 되는데 여기서 오랫동안 3~4년 있어버리면 나중에 7급이 돼서 기획도 쭉쭉 해나가야 할 때 아예 모르고 그냥 바보처럼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다시 일반 공무원들이 하는 업무로 돌아가면 잘할 수 있을지가 지금 제일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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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도 원래 꿈이 없던 사람이었고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는 뭐 놈팡이 같은 아이였어요. 그래도 저 같은 사람도 되는데 누구든 다 될 수 있다고 믿고요. 지금 공무원 시험 준비하신 분들은 정말 잘 되셨으면 좋겠고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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