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안에 드는 삼성의 이재용 회장이 ''인생을 그만두고 싶었었다고 고백한'' 일화

병상 곁에서 시작된 고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과거 한 공개 석상에서 “그 시절엔 인생을 그만두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는 발언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감을 동시에 안겼다. 그의 고백은 기업인의 이미지를 넘어, 한 아들이자 경영자의 인간적 고뇌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당시 아버지 이건희 회장은 병상에서 오랜 기간 의식 없이 지내고 있었고, 이재용 회장은 거의 매일 병원을 찾아 아버지의 곁을 지켰다. 그는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며 “그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병실을 나와 곧바로 회의실로 향하던 그의 일상은 회사의 미래와 개인의 상실감이 교차하는 극한의 균형이었다.

혼자서 짊어진 ‘삼성의 무게’

그 시기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었다. 반도체 투자 확대, 스마트폰 기술 경쟁, 그리고 미래산업 방향 결정이 동시에 요구됐다. 하지만 경영의 중심이었던 이건희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모든 결정을 젊은 후계자가 단독으로 내려야 했다. 이재용 회장은 “그 시절 가장 외로웠던 점은 회사를 믿고 맡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그룹 내외의 긴장을 조율하고, 아버지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은 그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였다. 당시 삼성의 글로벌 임원진조차 “한국 본사의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슬퍼할 틈조차 없었다’는 단 한 문장

이재용 회장은 법정 진술 과정에서 개인적 심정을 기록한 종이를 직접 꺼내 들었다. 그는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순간에도 슬픔보다 책임이 먼저였다”고 적었다. 이 한 문장은 그가 감당해야 했던 무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경영자라는 위치는 사적 감정을 절제해야만 하는 자리였고,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슬픔조차 감출 수밖에 없었다. 삼성의 각 사업이 결정적 전환기를 맞던 그 시기, 글로벌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세대교체와 리더십 공백이 동시에 닥치자 일부에서는 그룹의 위기설까지 거론됐지만, 이재용 회장은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표현했다. 그의 침묵은 공개적인 발언보다 더 강한 메시지로 남았다.

위기 속에서 드러난 책임의 철학

그의 고백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리더십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회장이 병상에 머물던 기간 동안 실제 경영 공백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직접 주요 투자 결정을 승인하고, 반도체·바이오·디스플레이 등 미래산업 중심의 전략기조를 다졌다. 그 결과 삼성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내부 임원들은 “그가 슬픔을 감추고 회사를 지켜낸 시절이 삼성이 다시 도약할 수 있었던 기반”이라고 회고했다. 고통을 책임으로 바꿔낸 그의 경영 철학은 이후 삼성의 기술개발 구조와 조직문화 전반에 그대로 반영됐다.

인간적 고뇌가 남긴 울림

많은 국민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장의 진솔한 발언에서 ‘대기업 총수’의 이면을 처음 보았다고 평가했다. 한동안 법적 논란과 경영 리스크로 언론의 타깃이 되었던 시절에도, 그는 직접적인 해명보다는 조용한 실행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 회장은 청년 연구인력 채용 확대, AI 반도체 개발 인프라 투자, 사회적 기여 확대 등 구체적인 행보를 이어가며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했다. 그에게 경영은 생존의 문제이자 사명으로 변모했다.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기업을 향한 의무감이 교차하면서, 그의 리더십은 점차 인간적인 면모와 냉정한 판단력을 동시에 겸비한 형태로 발전했다.

고통을 이겨낸 리더십으로 미래로 나아가자

이재용 회장의 고백은 단순히 개인의 아픔이 아닌, 위기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책임감의 상징으로 남았다. 그는 슬픔의 시간을 이유 없는 고통으로 남기지 않고, 새로운 시스템과 기술, 그리고 인재 중심의 조직으로 바꾸어 냈다. 고통을 통해 겸손을 배우고, 책임 속에서 방향을 찾은 리더의 이야기는 오늘날 한국 산업계 전체에 함의를 던진다. 리더십의 본질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는 의지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