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탈락 바로 다음날··· NC 강인권 감독 전격 경질, 선수단 줄부상 속 성적 부진, 감독 중도 해임으로 끝났다

심진용 기자 2024. 9. 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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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인권 감독. NC 다이노스 제공



NC가 강인권 감독을 20일 전격 경질했다. 전날 한화전 패배로 5강 진출이 좌절되고 바로 이튿날 사령탑을 해임했다. 강 감독은 2022년 5월11일 NC 감독대행으로 부임했고, 2022시즌 종료 후 3년 계약을 맺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 1년이 남았지만 NC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었다. 이날 예정인 창원 롯데전부터 남은 시즌은 공필성 C팀(2군) 감독이 감독 대행을 맡는다.

NC 구단은 이날 “강인권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면서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 쇄신을 위해 5강 탈락이 확정됨과 함께 강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지속가능한 강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이나 리더십의 계속성, 연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현장을 꾸준히 믿고 지원했으나 5강 탈락이 확정됨에 따라 분위기 쇄신을 통해 2025시즌 준비에 중점을 둘 시기라고 판단해 강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양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사령탑의 변화를 시작으로 조직 전체를 점검해 팬들에게 다시 설렘과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야구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C는 전날 패배 직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감독 경질을 논의했고, 오후 1시 창원NC파크 감독실에서 이진만 대표이사와 임선남 단장이 강 감독에게 계약해지를 알렸다.

강 감독은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 선수단 내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정규시즌 4위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가을 무대에서도 8연승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타선의 핵심인 손아섭, 박건우가 차례로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다. 투수조 최고참이자 주전 마무리인 이용찬도 시즌 내내 위태로운 피칭을 했고, 후반기 들어서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부상으로 시즌 중도 1군에 올라왔던 불펜 필승조 김영규가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고, 또 다른 필승조 류진욱 역시 예년보다 훨씬 못한 피칭을 했다.

투타 중추들이 부상 혹은 부진으로 제 역할을 못 했고 빈자리를 메워야 할 젊은 선수들은 성장이 더뎠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이번 시즌 공수에서 NC의 새로운 기둥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격수 김주원과 포수 김형준의 부진은 뼈아팠다. 8월 NC는 창단 이래 최악의 11연패를 기록했고,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9월 들어 사실상 5강 희망은 물거품이 됐고 전날 한화전 패배로 산술적 5강 가능성까지 지워졌다.

구단 측은 성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 왔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은 불운한 일이지만 그에 대비한 ‘플랜 B’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고 1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했지 않으냐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김주원과 김형준 등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젊은 선수들 경우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줬어야 했던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NC의 부진을 사령탑에게 전적으로 물을 수 있느냐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는 드물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에도 그런 시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문가 대부분이 NC를 5강 외로 꼽았다. 지난해 성적을 하나의 ‘기적’으로 보는 시각이 그만큼 많았다. 모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FA 시장에서 추가 전력을 수급하는 데도 실패했다.

애초에 전력 자체가 5강을 자신할 수준이 아닌데 손아섭, 박건우 등 핵심 자원들이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런 상황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계약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은 사령탑을 중도 경질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냐는 의문 또한 제기된다.

가진 자원을 운용하는 것이 현장의 몫이라면, 그 자원을 구성하는 것은 프런트의 몫이다. ‘6+1’년 132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겼던 구창모가 지난해 부상이 재발하며 결국 상무로 입대했다. 얇은 선수층에 국내 에이스의 이탈은 타격이 컸다. 이용찬, 류진욱, 김영규 등 다년간 검증된 불펜들이 줄지은 부진 혹은 부상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 시즌 중 이를 메울 수 있는 구단은 리그를 통틀어도 많지 않다.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향후 몇 년 뒤를 바라볼 재목으로 뽑았던 근래 신인들은 아직 1군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강 감독은 감독 대행 기간을 포함해 NC에서 401경기를 지휘하며 197승 7무 197패 승률 0.500을 기록했다. NC는 전임 이동욱 감독에 이어 2차례 연속 감독 임기 중 경질을 단행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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