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음식 담는데… 포장-주방용품 87% 안전성 검증 약하다

김소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6. 9. 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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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포장재, 주방용품 등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에 사용되는 1만5159종 화학물질의 안전성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약 87%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품 포장 포럼에서 관리하는 식품 접촉 화학물질(FCC·Food Contact Chemicals) 데이터베이스 2건을 통합해 총 1만5159종의 화학물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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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포장포럼재단 “화학물질 1만3000종 데이터 부족”
분자 구조 속 유사한 패턴 식별해… 식품 접촉 화학물질 리스트 분류
위해성에 따라 4등급으로 재구분… 우선관리 그룹에 속하는 4222종
“당장 활용할 그룹화 접근법 제안”
식품과 접촉하는 화학물질 가운데 87%는 안전성을 판단할 데이터가 부족해 아직 제대로 된 유해성을 알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식품 포장재, 주방용품 등 식품과 접촉하는 물질에 사용되는 1만5159종 화학물질의 안전성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약 87%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비영리 연구재단 ‘식품포장포럼재단(Food Packaging Forum Foundation)’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기술’에 공개했다.

식품과 접촉하는 화학물질 중에는 인체에 유해한 것들이 많다. 문제는 유해성을 하나하나 검증해 규제하기에는 식품에 접촉하는 화학물질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해한 화학물질을 빠르고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한 지침을 개발했다.

● 방대한 데이터로 유해한 화학물질 구분

연구팀은 식품 포장 포럼에서 관리하는 식품 접촉 화학물질(FCC·Food Contact Chemicals) 데이터베이스 2건을 통합해 총 1만5159종의 화학물질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각 화학물질이 얼마나 유해한지, 음식이 특정 화학물질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는지를 기준으로 위해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선정했다.

연구팀은 1만5159종 화학물질을 하나하나 조사하기 쉽지 않아 복잡한 화학물질의 분자 구조 속 유사한 패턴을 식별하는 ‘SMARTS’ 기법을 활용했다. FCC를 효율적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다. 규제 목록과 기능성 화학물질 목록에 따라 이미 정리된 화학물질의 작용을 SMARTS 기법에 결합하면 유사한 화학물질이 어떤 유사한 작용을 하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조가 유사한 서로 다른 이름의 화학물질 2개는 인체에서 유사한 기능을 한다. 이 중 하나는 유해성이 이미 입증됐지만 또 다른 하나는 아직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버젓이 사용되기도 한다. 연구팀이 활용한 방법을 이용하면 이렇게 유사한 화학물질도 빼놓지 않고 유해물질로 분류할 수 있다.

연구팀은 평가를 통해 선정된 1222종의 화학물질을 ‘FCC프리오 리스트’(이하 리스트)로 정리했다. 리스트에는 발암물질이거나 내분비 체계를 교란하거나 특정 장기에 독성을 갖는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다.

리스트에 포함된 화학물질들은 위해성에 따라 다시 4등급으로 구분된다. 가장 위해성이 높은 1등급에 속하는 화학물질 94종 중에는 납과 과불화옥탄산(PFOA),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DEHP) 등이 포함된다. 과불화옥탄산은 프라이팬 코팅이나 종이컵 등에 사용된다. 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물질로 의료용 튜브나 세제, 식품 포장재에서 사용된다.

● 4222종 화학물질 위험성 제기

연구팀은 이어 1만5159종 화학물질을 모양과 구조에 따라 그룹화하고 유해 화학물질의 비율이 유독 높은 그룹을 ‘우선관리 그룹’으로 재분류했다. 유해성을 지닌 화학물질이 많이 포함된 그룹에 속한 전체 화학물질을 유심히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총 38개의 우선관리 그룹이 도출됐다. 여기에는 과불화화합물(PFAS)처럼 잘 알려진 유해물질 그룹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1차 방향족 아민, 이소시아네이트 등도 포함됐다. 1차 방향족 아민은 폴리우레탄 소재에 널리 쓰이며, 이소시아네이트는 코팅제로 사용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우선관리 그룹에 속한 FCC는 4222종으로 분석됐다. 이 중 적절한 유해성 데이터가 부족한 화학물질은 70%에 달했다. 우선관리 그룹에 속하지 않는 FCC까지 포함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해 유해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FCC는 1만3211종까지 늘어났다.

연구에 참여한 제인 뭉케 식품포장포럼재단 연구원은 “현재 각각의 화학물질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유럽과 북미의 규제 방식은 비효율적이며 소비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는 적절한 시험법과 시험 데이터가 확보될 때까지 의사결정권자들이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그룹화 접근법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lec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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