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유니버스 클럽’ 이후 G마켓과 SSG닷컴이 ‘적립형 멤버십’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통합 모델의 낮은 체감 혜택 한계를 확인한 뒤 각 플랫폼 특성에 맞는 적립 중심 구조로 재편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가 선점한 적립 생태계를 고려할 때, 경쟁은 신규 수요 창출보다 기존 고객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0일 G마켓에 따르면 내달 23일 신규 독자 멤버십 ‘꼭’을 정식 론칭한다. 월 이용료 2900원에 전 상품 구매 금액의 최대 5%를 현금성 포인트인 ‘스마일캐시’로 적립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월 최대 7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적립은 환금성 상품과 일부 카테고리를 제외한 G마켓 전반에 적용된다. G마켓이 독자 멤버십을 선보이는 것은 약 9년 만이다.
이번 멤버십의 가장 큰 승부수는 업계 최초로 도입된 ‘캐시보장제(차액보상)’다. 적립액이 월 이용료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익월에 스마일캐시로 보상해주고 구매가 전혀 없는 달에도 월 회비 전액을 캐시로 돌려준다. 유료 멤버십 가입 시 소비자가 느끼는 본전 심리를 완화하고 가입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한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쇼핑을 많이 할수록 실질 혜택이 커지는 구조로 G마켓을 애용하는 헤비유저를 정조준했다”며 “향후 외부 제휴 확대와 PLCC 카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잡한 통합 대신 ‘포인트 적립’
G마켓의 이번 행보는 과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전략의 한계를 반면교사로 삼은 결과로 풀이된다. 2023년 출범한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은 온·오프라인 6개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려 했으나, 실제 소비자 체감 혜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약 3년 만에 해체했다. 계열사별로 분산된 혜택 구조와 복잡한 이용 방식, 유료 회원만의 차별성 부족 등이 주요 한계로 지적됐다.
실제 SSG닷컴은 통합 멤버십 종료 이후 가장 먼저 독자 노선으로 전환해 적립형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 1월 출시한 ‘쓱세븐클럽’은 월 2900원의 회비로 쓱배송 상품에 대해 7% 적립을 제공하며 장보기 충성 고객을 타깃으로 내세웠다. 반면 G마켓의 꼭 멤버십은 오픈마켓의 강점을 기반으로 가전·의류·생필품 등 전 카테고리로 적립 범위를 확대하고 캐시보장제를 도입해 가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커머스 업계의 적립형 모델 전환 배경에는 쿠팡발 무료배송 경쟁으로 확대된 물류비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가 수반되는 배송 인프라 확장 대신 마케팅 효율이 검증된 적립 체계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과도한 출혈 경쟁을 완화하고 실질적인 수익 구조 개선을 모색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립형 모델은 물류 인프라와 같은 고정비 부담이 적고 매출 발생 시에만 비용이 집행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수익성 관리에 유리하다”며 “멤버십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는 불특정 다수보다 구매 빈도가 높은 고객을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선점… ‘제로섬 게임’ 속 성패는

다만 적립형 모델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보다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모델은 쇼핑 빈도가 높은 헤비 유저 확보가 수익성과 직결되는데, 이미 쿠팡과 네이버 등 주요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쟁은 기존 고객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선두주자인 네이버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단순 쇼핑 플랫폼을 넘어 검색 포털을 기반으로 ‘검색-비교-결제’로 이어지는 구매 여정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쇼핑 앱을 별도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한 데 이어 배달의민족·컬리 등 외부 플랫폼 연계와 넷플릭스 등 OTT 콘텐츠 혜택까지 결합하며 멤버십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630만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G마켓 관계자는 “이번 멤버십은 신규 유입 확대보다는 기존 G마켓 헤비 유저의 로열티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은 혜택 가짓수를 늘리는 경쟁보다는 사이트 내 쇼핑 경험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며 “조만간 선보일 PLCC 역시 외부 제휴보다 플랫폼 내 결제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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