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훈풍…서버 ODM 재고 우려 씻었다
TSMC는 고공행진, 스마트폰 부품사는 실적 부진

[이포커스]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가 대만 IT 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5월 대만 IT 기업들의 실적은 AI 서버 관련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과 전통적인 스마트폰·PC 부품사들의 부진으로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엔비디아 효과'가 대만달러 강세라는 악재마저 뚫고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IT 업계의 5월 합산 매출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기반 서버(GB200)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공급망을 중심으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시장의 우려를 샀던 서버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의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콴타(Quanta)와 위스트론(Wistron)의 5월 출하량은 전월 대비 각각 4.0%, 55.9% 급증하며 재고 부담으로 하반기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각국 정부가 뛰어들고 있는 '소버린 AI' 투자 확대 추세와 맞물려 하반기 엔비디아발(發) 공급망 전체의 실적 강화 기대감이 한층 커지는 대목이다.

'큰형님' TSMC의 질주도 계속됐다. 5월 매출은 높은 기저와 환율 영향으로 전월 대비 8.3%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36.1% 급증하며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4~5월 합산 실적을 고려하면 2분기 매출 가이던스(284억~292억 달러)를 무난히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스마트폰 부품사들은 혹독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자 미디어텍(MediaTek)은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의 핵심 공급사인 라간(Largan)과 GESO 역시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7.1%, 19.6% 감소하며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라간은 하반기 성수기 효과조차 낙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AI 열풍은 엔비디아 외에 맞춤형 반도체(ASIC)와 소재·부품 업계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 AI 훈련용 인쇄회로기판(PCB)을 공급하는 GCE와 FHT는 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0%, 89.9% 폭증했다.
AI 데이터센터의 고속 통신에 필수적인 동박적층판(CCL) 제조업체 EMC, TUC 등도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AI 반도체 기판의 핵심 소재인 저유전율 유리섬유는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며 관련 업체인 풀테크(Fulltech)와 바오텍(Baotek)의 실적이 각각 24.8%, 21.6% 급증하는 등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메리츠증권 양승수 연구원은 "이번 대만 5월 실적은 AI가 IT 산업의 '게임 체인저'임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엔비디아를 축으로 한 AI 공급망과 기존 스마트폰·래거시(구형) 산업 간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포커스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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