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허경영의 ‘허무맹랑·파격’ 공약… 이번엔 잠잠한 이유는
한국 정치에서 허무맹랑할 정도의 큰 지원금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며 눈길을 끌었던 최초의 후보는 허경영씨였다. 그는 무려 18년 전인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결혼수당 1억원 지급’을 내걸며 “황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주요 정당에서도 앞다퉈 복지 경쟁에 팔을 걷어붙인 탓에 이제는 당시만큼 허무맹랑한 느낌은 줄어들었다.

허씨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2034년 4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그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출마해 TV 방송 연설에서 “나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관이었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황당무계 공약, 기성 정치권이 모방
허씨가 처음 대선에 출마한 건 28년 전이었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 기호 5번 공화당 후보로 나와 0.15%를 얻었고, 10년 뒤인 2007년 17대 대선에선 경제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0.4%를 득표했다.

그가 1997년 대선 때 공약한 ‘주5일 근무제’(토요 휴무제 도입)는 2004년 노무현정부 때 시행됐고, 2007년 대선 때 내건 ‘노인수당’은 박근혜정부에서 현실화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난으로 받아들였던 결혼수당 1억원은 아직 도입되진 않았지만, ‘모든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 1억원 대출’, ‘이래저래 지원금 다 끌어모으면 출생아 1명당 어쨌든 총 1억원 지원’ 등 변형된 형태로 이야기가 나왔다.

허씨는 1991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선거에 나섰다. 1950년생, 올해 만 75세로 피선거권을 회복하는 2034년에는 85세가 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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