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밸류체인 줌인]범한퓨얼셀, '잠수함 연료전지' 국산화 수혜 본게임

/사진=범한퓨얼셀

범한퓨얼셀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잠수함 건조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보조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를 제조하는데 국내 업체 중에선 관련 레퍼런스를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조선업 내 수소연료전지 적용은 잠수함용 중심으로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친환경 규제 강화 시 일반 선박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여지도 크다.

지멘스 다음은 범한퓨얼셀…높은 진입장벽

범한퓨얼셀의 전신은 GS칼텍스의 잠수함용 연료전지 사업이다. 범한산업은 수소 경제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GS그룹으로부터 해당 사업부를 인수했으며 2019년 법인화했다.

피어그룹(두산퓨얼셀·에스퓨얼셀)이 발전용, 건물용 연료전지에 특화된 반면 범한퓨얼셀의 연료전지는 대체로 잠수함에 탑재된다.

잠수함용 연료전지는 메인 추진 동력과는 별개로 잠수함이 물속에서 장시간 저소음 작전이 가능하도록 돕는 보조 동력 체계다. 특히 산소 농도 100% 환경에서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MEA(막전극접합체) 및 분리판 기술이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한 곳이 독일의 지멘스이며 다음으로 범한퓨얼셀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전세계에서 두 업체만 기술을 보유한 만큼 연료전지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범한퓨얼셀의 전체 매출에서 연료전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반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다소 낮아진 상태다. 이는 또 다른 수익원인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 매출 비중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료전지 부문의 캐시카우 역할이 약화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 전체 매출 내 비중은 낮아졌지만 연료전지 매출 규모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연료전지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22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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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교체 사이클 수혜 기대

범한퓨얼셀의 제품이 잠수함에 적용된 건 2018년부터다. 방사청과 직접 계약을 맺고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잠수함을 건조하는 조선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방사청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다. 다만 이를 단순한 하청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잠수함용 연료전지는 독일 지멘스와 범한퓨얼셀 정도만 상용화 레퍼런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멘스 제품을 쓰면 부품을 독일에서 들여와야 하고 기술 정보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해군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는 범한퓨얼셀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하청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독점 공급자에 가까운 셈이다.

실제로 향후 교체 시장이 열릴 경우 범한퓨얼셀로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장보고-II급 연료전지 잠수함의 노후장비를 최신 국산화 장비로 교체하는 성능개량 사업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초 장보고-II는 지멘스의 연료전지가 총 9척의 잠수함에 탑재됐다. 통상 잠수함 1척 당 4개의 연료전지가 적용되는 구조여서 순차적으로 교체 주기가 도래할 때마다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장보고-II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됐다. 통상 군수용 연료전지모듈의 교체수요가 7~8년임을 감안하면 2028년까지 교체용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장보고-III급 잠수함 관련해서도 후속 매출이 발생할 여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수출 분기점

시장은 현재 범한퓨얼셀이 국내 해군향 공급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적용 범위가 더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수출용 잠수함에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사업이 꼽힌다.

실제로 범한퓨얼셀은 2024년부터 현재 대형 잠수함에 탑재되고 있는 잠수함용 연료전지모듈을 수출형 플랫폼에 적합한 규모로 소형화하는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한국 조선사들이 숏리스트에 오른 캐나다 해군의 3000톤급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은 범한퓨얼셀의 해외 시장 진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으로 나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범한퓨얼셀의 잠수함용 연료전지도 함께 공급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범한퓨얼셀은 한국의 수주가 확정될 경우 2024년 해양·육상 수소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경남 창원 공장을 수출용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계열사가 임대해 사용 중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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