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해외 식당 예약도 척척'갤S24…궁금할 땐 '화면에 동그라미 그리면' 검색 OK

삼성전자 갤럭시 S24 울트라 티타늄블랙.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핵심 기능은 AI를 활용한 13개국어의 통역·번역 지원이다. 실제 사용해본 갤럭시 S24는 잘 만들어진 AI폰으로 한 번쯤 사용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실용성 측면에서는 장기간의 사용을 통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의 제품별 세부 설명 및 시연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개최하고 자사의 첫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갤럭시 S24 울트라 정면 이미지. (사진=김수민 기자)

이날 만나본 갤럭시 S24 시리즈는 S24, S24+, 울트라 등 3종이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울트라 172.5mm(6.8형), S24+ 169.1mm(6.7형), S24 156.4mm(6.2형)이다. 가장 큰 울트라 모델의 무게는 232g이다. 갤럭시 Z 플립5의 무게가 187g, 갤럭시 Z 폴드5가 253g임을 고려하면,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다소 무거운 편이다. 전반적으로 과거 갤럭시 노트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생김새다. 특히 울트라 모델은 최초로 티타늄 소재를 프레임에 적용해 보다 내구성을 높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핵시 기능은 AI를 활용한 실시간 통역·번역 기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AI를 활용해 통역사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라며 “상대방의 스마트폰 종류와는 관계없이 양방향 통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한다.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며 인터넷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통역·번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온디바이스 AI이기 때문에 보안성도 높다. 언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AI 통역·번역 기능은 무엇보다 실용성이 중요하다. AI가 발화자의 언어를 통역한다고 해도 지연 시간이 길거나 오류가 많다면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간 해외에서 여타 플랫폼 기업들의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혹스런 경험이 많은 터라, 갤럭시 S24 시리즈의 AI 통역·번역 기능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갤럭시 S24 시리즈 통역 기능을 활용해 해외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모습. (사진=김수민 기자) 

현장에선 갤럭시 S24를 활용해 해외의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예약자는 한국어로, 식당에선 영어로 대화가 이뤄졌다. 발화가 진행된 후 통역까지는 체감상 0.5초 수준의 지연이 있었다. 상대방과 대화하기에 조금의 불편함은 있지만 무리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시연상 조성된 환경이기 때문에 실사용에선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일지는 장기간의 체험이 필요할 듯 했다.

통역의 품질 자체는 훌륭했다. 발화자의 음성 인식률도 뛰어났으며 문법 체계도 잘 갖춰서 전달해 이해하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 정식 출시 시점에는 현재보다 더 성능이 좋아질 것”이라며 “갤럭시 S24만 있으면 해외에서 레스토랑이나 우버 등을 사용할 때 불편한 점들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로 제공하는 통역 기능 외에도 실시간 대화에서도 통역을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갤럭시 S24에는 인터필터라는 기능이 있는데, 스크린을 상하 두 개로 나눠서 두 개의 언어를 동시에 통역해주는 기능이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번역 앱 파파고는 한 번에 한 개의 언어를 통역해주는데, 이보다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번역 기능은 메시지에도 사용 가능하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기본 문자 앱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 앱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 키보드에 AI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카카오톡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지원 언어 수는 실시간 통역과 동일하게 13개 언어다. 오타나 잘못된 표현도 손쉽게 수정할 수 있으며, 인터넷 기사나 외국어로 된 파일도 바로 번역이 가능하다.

상대나 상황에 따라 문구의 톤을 적절하게 제안하는 기능도 새롭게 소개됐다. 전문적, 편안한, 소셜(SNS), 공손한, 이모지 등 총 다섯가지 스타일을 제공한다. 외국어로도 지원이 가능하다. 같은 문구라도 공손한 느낌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경우, 소셜 미디어에 댓글을 달아야는 경우 등 사용자는 문장을 상황이나 상대방에 맞게 적절한 표현으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다. 디지털상의 대화에서 감정의 맥락을 정확하기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추가된 ‘서클 투 서치’ 기능도 눈여겨볼만 하다. 웹 서핑,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사용할 때 궁금한 점이 생기면 디스플레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SNS에서 궁금한 랜드마크를 발견해 이미지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하단의 창에 명칭, 장소, 역사 등을 종합한 정보 개요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추가 질문을 통해 상세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다. 특히 이 기능은 카메라상에서도 지원하는데, 길거리를 걷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사용하는 방식으로 활용성이 높을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를 맞아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예약 고객의 개통은 26일부터이며 글로벌 공식 출시는 31일이다. 가격은 △갤럭시 S24 115만5000~129만8000원 △갤럭시 S24+ 135만3000~149만6000원 △갤럭시 S24 울트라 169만8400~212만7400원 등이다.

김수민 기자